거의 10년 된 주식을 팔았다.

아줌마가 하는 주식

by seungmom

이번엔 주식의 흐름을 내가 미리 파악하고 움직이자고

중년 아줌마의 눈으로 조건을 따지면서 때를 노렸었다.


아이들에게 우리도 소니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꼴랑 10주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하긴 그래서 입을 다물었는데

그걸 만회하자고 미국을 떠나 10년 만에 일본에 와 바로 한 일이

아이들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소니 주식을 사는 것이었다.

일본은 주식을 100주나 1000주 단위로 팔아 두 번에 걸쳐 샀는데

그때가 2011년 말에서 2012년 말로 일본에 뭔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소니 주식은 거의 바닥이어서 10주를 샀던 가격보다 쌌었다.


그 주식을 사고 나서 난 그저 배당금이 은행이자만큼은 되고

아이들에게 가지고 있다고 떳떳하게 말을 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서

그냥 쭉 가지고 있으면서 있다는 것을 즐기며 배당금에 좋아했는데

주식은 사고팔면서 이익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다.


그래도 10년이나 되니 아이들에게 가지고 있다는 자랑도 의미가 없어지고

가지고 있다는 뿌듯함도 배당금을 받아 가면서 즐겼던 재미도 덤덤해지니

조금이라도 변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019년부터 신경을 썼다.


살 때도 그저 사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왜 싸지고 있는지는 관심이 없었는데

10년의 시간이 조금은 나에게도 주식이라는 흐름을 읽도록 만들었는지

계속 오르고 있던 금액이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되어 겁이 났는데

10년의 시간 동안 조금씩 오르긴 했었지만 최근 너무 심하게 뛰어올랐다.

이렇게 비 정상적으로 오르면 갑자기 비 정상적으로 떨어지더라는 기억으로

슬슬 팔아 볼까 하는 생각에 주식의 흐름을 열심히 들여다본 탓도 있겠지만

이렇게 급하게 오르면 얼마나 급하게 떨어질까 하는 걱정에 더 신경을 썼다.


난 올라서 이익을 보는 것보단 떨어져서 손해를 보는 것이 더 무섭다.

이익이 나서 내 손에 돈이 들어와도 딱히 뭘 하고 싶은 것이 없어 그저 그런데

손해가 되면 원금에서 줄어든다는 것으로 그건 견디기가 힘들어질 것 같다.

그래서 이익이 되는 시점보단 손해가 되는 시점이 나에게는 더 중요해

이익이 되어가는 더 큰 이익이 되는 그런 때를 난 잘 놓쳤다.


이번엔 그런 실수는 하지 말자고 거의 일 년을 비비적거리면서

금액을 너무 올려 설정해 두어 팔리지 않았을 땐 다행이라며 안심했는데

이러다 정말 팔지 못하면 안 될 것 같은 일본의 여러 가지 상황이 나를 몰아서

이 정도의 이익이라면 팔고 나서 더 올라도 후회는 하지 않을 거라고

그래도 저번처럼 한 번에 파는 것은 피하자고 두 번에 다른 금액으로 해 두었는데

그게 하루 만에 엄청나게 오르더니 하루에 다 팔리고 말았다.


나름 주식에 발을 들여 놓은지 10년이 넘었는데 이번에도 또 헛발질을 했다.


그때의 허무함은 지금도 생생한데 가지고 있는 주식들 중에 가장 빛났던 주식으로

그 주식이 빠져나가니 이제까지 전체가 이익이었던 것이 손해로 변해 버렸다.

주식이 팔리고 난 후에도 몇 주간 계속 올라 왜 하루에 다 판다고 올렸을까 했는데

단 하나 위로는 파는 일에 이젠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난 나의 재력을 잘 파악하고 있어서 한주에 1000엔이 넘는 것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렇게 산 주식들이 10년이나 되니 몇 배가 되어 있는 것도 있어 이렇게 이익이 되었는데

난 이번에 판 금액을 주가가 다시 떨어져 바닥을 칠 때 사는 자금으로 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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