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엄마의 유학길
아이들을 데리고 시작한 유학생활은 그저 시작했으니 하루하루 이어갔던 것 같은데
그래서 대학까지 들어가 무사히 졸업장을 받으니 아이들은 나와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었다.
매일 같은 집에서 일어나 김치와 밥을 먹으니 난 나와 같을 거라고 막연하게 믿었는지
취직을 하면서 은근슬쩍 독립을 하게 되어버린 아이가 내 아이 같지 않았다.
나와 같이 앉아 먹는 음식은 한국식이지만 다른 모든 것은 미국식에 가까워
연구실에서 생긴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너무 구식이어서 지금 이 시대를 이해 못하는 것인지 한국인 같지가 않은데
이런 아이들이 졸업하고 직장을 가지게 되어 자리를 잡고 경제적으로도 홀로 서게 되니
이젠 내가 없어도 된다는 것으로 나를 찾지 않는 아이들에 대해 무척 서운했었다.
그 섭섭함과 허전함이 뒤섞여 한동안 여러 명의 나와 다투면서 타협을 했는데
곁에 끼고 있으면 아이들을 망칠 것이라고 내가 먼저 죽을 텐데 자립을 해야 한다고
아이들이 스스로 떨어져 멀어지는 것에 고마워해야 한다고 마음을 힘들게 잡아 두었다.
계속 같이 지내면서 곁에서 아이들을 보고 있었는데도 이 변화가 갑자기 온 것 같은데
아이만 유학을 시켰던 친구는 아이가 전에 느꼈던 그 아이가 아닌 것 같다고 하면서
대학을 졸업하면 취직을 하고 경험을 쌓아 그 경력으로 한국에 돌아올 줄 알았다는 말에
나만 멍청해서 생각이 모자랐나 했더니 나 같은 엄마가 있다는 것에 서로 위로를 했다.
난 처음부터 타국 일본에서 살다가 그 일본을 피해서 떠났던 유학이라서 그런지
일본은 아니니 다행이라고 어차피 처음부터 타국 생활이었으니 하고 마음을 잡았지만
한국에서 아이들을 타국으로 유학 보낸 엄마들은 받아들이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그것은 고국과 타국이어서 타국에서 타국으로 간 나와는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국이 아닌 타국에서 살았기에 타국으로 가는 것에 별 부담이 없었는지
그저 일본만 떠나면 된다는 것으로 그저 떠나는 준비만 열심히 했었던 것 같다.
그러니 미국이라는 나라에 오면서 아이들에게 영어에 대한 준비도 하지 않았으며
어떤 고생이 기다리고 있을지 상관없이 일본에서 하는 마음고생보단 나을 거라고 했더니
웬만한 일들은 가슴에 콕콕 박히지 않았는지 심각하게 생각을 해야 나쁜 일이 떠오른다.
이런 시작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 건지는 별로 생각도 걱정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간절히 바랬던 일본을 떠나는 일에 성공을 하고 나니 다른 성공이란 것이 필요 없었는지
이 시작은 자동적으로 아이들과 떨어져 살아가게 될 거라는 미래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어떤 마음의 준비도 하지 않았던 엄마인 나는 왜 유학을 시작했는지 그때를 떠올린다.
이제 아이들은 미국에서 살아온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간혹 자신이 외국인이란 걸 잊는데
그럴 때마다 왜 데리고 이 나라에 왔을까 하며 유학에 끝이 있다고 생각했었나 하니
이렇게 복잡하게 살아가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나라는 것에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이 유학이라는 것은 일생이 걸린 경우도 있다는 것을 나도 어딘가에서 들었었다면
처음 시작점에서 더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