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보내려 합니다.
브런치와 첫 대면을 하고 5년 5개월이 지나갑니다.
2015년 이제 내가 나만 걱정하면 되겠다며 들떠서 브런치를 만났는데
벌써 5년이 흘러 2020년이 지나가려 합니다.
그저 여기저기에 써 두었던 글이 한 곳에 모이면 좋겠다고 선택했는데
내가 나에게 쓰는 글과 조금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되었고
덕분에 나를 조금은 다른 방향에서 볼 수 있게 되어 몰랐던 나를 찾고
그래서 세상에 내가 유일한 나란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년을 무사히 보내고 나니 내가 대견해서 나 자신을 위해 글도 쓰고
그렇게 열심히 썼더니 100번째의 글을 쓰게 되었다고 자랑하면서
어떤 모습에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뿌듯해하는지 나를 써 두었습니다.
그때의 기분으로는 2년이 지났다고 3년이 지났다며 쓸 것 같았는데
2016년 가을부터 2018년 여름까지 나를 떠나서 살게 되니
브런치와도 많이 뜸해져 처음 1년간처럼 살뜰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브런치는 내가 나를 글로 써 두는 장소가 되었는데
누군가에게 읽힌다는 것에서 글이 너무 어두워지면 안 될 것 같아
이전에 썼던 글들에는 없었던 밝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을 하며
지나간 내 글들에 있던 나는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5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일들을 전부 기록할 수는 없었지만 나를 잃어버리게는 하지 않아
아직도 내가 찾아 놓은 나를 브런치에서 알뜰하게 챙기고 있습니다.
약간 엉뚱한 엄마여서 아이들에게 여유와 웃음을 주지 않았나 하고
많이 덜떨어졌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래서 특이한 내가 되었다고
브런치에 당당하게 나를 내가 쓰고 있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올 한 해는 내가 나로서만 살아가는 세상이 되나 했더니
나의 일생에도 이런 시련이 있는 거구나 하는 코로나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한해도 차분하게 나를 놔두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생각지도 못한 일들에 마음을 고쳐먹고 적응을 하자고 애를 쓰면
또 다른 일이 찾아 오지만 그래도 나로서 살아가는 세상에 꿈을 꿉니다.
나는 뭔가에 인연을 맺으면 길게 가는 것 같습니다.
2020년 난생처음으로 브런치 책이라는 것을 만들어 보고 얼마나 뿌듯한지
책 표지에 여러 사진을 놓고 고민을 하고 글의 순서에 며칠을 갈등했는데
그래서인지 엄청 마음에 들어 한 번씩 열어 보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5년을 잘 보낸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