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2020 올림픽
진심을 가지고 고마워한다거나 배려를 하게 되면
일본인들은 먼저 의심을 하다가 무시하는 쪽으로 마음을 움직이는데
상대가 약해서 굽힌다고 시작해서 자신이 강하니까 이런 태도를 한다며
마음은 벌써 무시와 경멸이 가득해도 얼굴과 말투는 친절함을 유지한다.
이것이 우리가 자꾸 당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는데
우리는 무시를 하면서 싱글거리는 얼굴로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없으며
그렇게 해 보자고 애를 써도 고맙다는 말에도 얼굴은 굳어지게 되는데
이들 일본인들은 유치원 때부터 받은 교육이 있어서 아무런 부담이 없이
자연스럽게 마음과는 달리 부드러운 말투에 친절한 태도가 가능하다.
이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데
일본에 살면서 내 딸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며 변해가는 모습에서 알았다.
그 교육이 얼마나 철저한지 딸아이는 그래야 한다고 언제나 싱글거리며
마음과 행동의 일치를 거부하기 시작했었다.
지금 2020 올림픽으로 일본의 말과 태도가 다른 것에 나는 매일이 불편하다.
일본이 잘 살던 1990년 그때에도 난 속이 부글거려 살기 힘들었는데
일본이 힘들어진 지금은 마지막 남은 발악처럼 치졸하기 짝이 없어
이해를 해 주려고 내 맘이 편해 보자고 애를 써도 해 줄 수 있는 구석이 없다.
내 걱정은 이러다가 일본이 어느 순간 우리가 정말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땐 이때까지의 오만과 멸시와 무시했던 태도를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살랑거리면서 아부를 하면서 존경한다고 확 태도를 바꾸게 될 텐데
그럼 우리나라의 정 많은 사람들은 얼른 불쌍하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강한 자에게는 엎드려 뭔가 얻어내는 것이 당연한 순리라고 믿는다.
이들이 약한 자에게는 억압하면서 빼앗는 것은 약한 너희들 탓이라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치는 것에 아무런 자책도 미안함도 없듯이
강한 자에게 엎드려야 하는 것도 거리낌이 없는 만큼 그것뿐이다.
일본인들은 도움을 받으면서도 고마워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사태가 역전이 되어 우리가 도움이 필요할 때엔 이들은 계산을 할 건데
일본은 자신들의 이익이 조금이라도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다.
일본은 도움을 준 것은 너희들이 우월하다는 생각으로 한 것이고
지금은 우리가 우월하니까 우리의 마음대로라는 생각일 거다.
이런 일본이 달라지는 날은 올까...
절대로 없을 거라고 지금의 나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일본인들도 사람 나름이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교육을 받아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는데 어떤 계기에 달라질 수 있겠는가 한다.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을 자신들의 생각 구조에 같이 끼워서 판단한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행동들도 뭔가 꼼수가 있어서 그렇다고 하며
이익이 없는데도 인간이 배려라는 것을 할 수가 없을 거라며
일본인들의 인간성을 그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간성으로 생각한다.
이래서 우리가 볼 때 말도 안 통하고 이해하기도 힘이 드는데...
우리도 심하게 많은 착각을 하는 것이 있다.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같은 인간성을 가졌다고 생각하면서
그 형식적인 친절함에 진심으로 고마워하면서 칭찬을 한다는 것이다.
나도 일본에 가서 살기 전까지는 이렇게 독한 여자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일본에서 거의 20년을 살다 보니 치이고 치여서 손해를 안 보려고 악을 썼더니
이젠 일본인의 친절에 나도 뻣뻣하게 말로만 고맙다고 하게 되었다.
많이 당한 나도 이 일본인은 왜 나에게 친절할까를 우선 의심을 하며
먼저 진정으로 고마워하면 내가 무시를 당하게 된다고 조심하곤 했었다.
나는 그동안 왜 일본에서 사는 것이 힘들었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이렇게 헛헛한 기분으로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가능하다니
막연히 답답하고 질리게 하는 뭔가 작은 틀속에 갇혀있는 것 같았다.
예의를 지켜라가 급해서 사람의 마음까지 억제하도록 만들었는지
그래서 생각 없이 그저 매뉴얼대로 행동하게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일본 물건이라면 무조건 칭찬을 하는 사람이나
일본인이 쓴 책을 인생 교과서처럼 읽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왜 일본에서 나오려고 하냐고 일본인데 하면 가장 짜증이 나는데
아직도 일본의 실체를 모르는지 헛소리하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이다.
힘의 논리로 진심이라는 것이 생기기도 없어지기도 하는 일본에서 산다면
난 인간적인 인간이 되는 것은 아예 포기를 해야 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