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이 지나 300번째 글을 쓴다.

seungmom의 자축

by seungmom

스스로 자축한다고 케이크이라도 사다 놓고 요란을 떨면서 쓰려고 하니

쓰고 싶다는 마음이 있을 때엔 케이크 준비가 안되어 있고

거창하게 케이크를 사다 놓고 판을 벌리니 마음이 차분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시간이 가는데

써 두고 싶다는 글감이 생겨도 이런 글을 300번째로 올리기는 싫다고

미루고 관두다 보니 그냥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케이크에 자축이라던 300번째의 글은 이제는 도로의 방지 턱같이 되어

어떻게 해서든지 300번째의 글이라는 것을 완성해야 다음 글이 있으니

억지로라도 완성해서 넘어가야 한다는 숙제처럼 되어 버렸다.


2015년 7월 1일 처음 여기에 글을 쓰게 되었는데

이제 2021년 8월 18일 6년 하고 1개월이 지났다.

나는 열심히 멋지게 훌륭하게 뭔가를 해 내지는 못하지만

길게 꾸준하게 하는 것에는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6년간 300개의 글을 썼는데 1년에 50개로 한 달에 약 4개꼴인데

지금은 그것도 힘든 일인지 3개는 쓰자고 마음을 먹고 이것만은 지키자고

월말이 다가오면 가장 큰 부담으로 내가 나를 들볶아서 해 낸다.

대단한 seungmom!


나를 알려고 쓰는 글이 나에게 힘이 되어 나를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6년이라는 시간에 겪었던 일들이 하나씩 글이 되어 나를 보여줬는데

내가 겪은 충격이나 상심보다는 글은 다른 면으로 온화하게 쓰도록 했더니

글이 보여주는 나는 조금은 더 느긋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되어있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가졌던 날카롭던 신경들이 줄어들고 점점 편안해졌는데

억지로 라도 쓰면서 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이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계속 쓰지 않을까 한다.


이 정도로 꾸준하게 한다면 10년의 자축은 당연히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때가 오면 자식들도 불러서 같이 요란을 떨자고 스스로 흐뭇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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