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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Sep 20. 2021

남의 나라에서 산다면 적어도...

뉴스를 읽다가

중국에서 미국 유학 비자 발급이 취소가 되었다고 소송을 건다고 한다.

한국에 있는 무슬림 유학생이 주민들과 맞서면서 소송을 한다고 들었다.


처음 외국 생활이 일본이어서 그랬는지 내가 외국에서 권리를 주장하는 일은

그게 일본이어서 더욱더 어떤 불이익에서도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다.


처음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사는 외국 생활은 살벌하게 팍팍했는데

재일교포 3세로 살아왔던 같이 살던 사람은 뭐든 조용히 지내라고 하니

상황 파악이 안 된 나는 그저 그래야 하는가 보다 했었다.

그러면서 몇 년 지나고 보니 조용히 지내야 하는 것에 익숙해졌는지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더욱더 문제를 만들지 말자는 식으로 피하면서

두루두루 둥글게 지내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그래도 성깔상 법무부에서 항의를 하거나 구청에서 따지기는 했지만

난 이 나라에서는 외국인이니 어느 정도는 따라가야 한다고 참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에 가서 살면서 일본에서 느낀 감정이 뭔지 알았다.

일본에서 받았던 한국인에 대한 무시하는 시선이 미국에서는 없었는데

그건 그저 타인에 별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거지 나를 배려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일본에서 한국인이 받아야 했던 말없는 차별이 없어 살만했는지

그 덕분에 아이들은 자신이 외국에 와서 살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쭉 살아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대학에 진학을 하면서 외국인이란 것을 확실하게 깨닭게 되었는데

외국인이어서 당하는 불이익이 있다는 것에 많이 충격을 받으면서

차츰 외국인이어서 누릴 수 없는 것들에 이해를 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한국인은 공부를 잘하면 거의 변호사나 의사가 된다는데

공무원도 선생님도 될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적을 일본으로 바꿔도 선생님을 하는 것은 힘들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는 전 한국인이란 것을 알면 학부모들이 다들 야단이어서

학교나 유치원 등에서 꺼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뭐든 가능하지만 외국인은 서열에서 밀린다고 하는데

그래도 자신만 똑똑하다면 그 서열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이제 아이들도 자신들이 가지고 싶은 조건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외국인이어서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 찾아보고 잘 피해 가려고 하는데

그런 것들과 잘 타협을 하면서 살 줄 알게 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외국에서 살려면 그 나라의 흐름에 같이 흘러가야 하는데

외국인이면서 그 나라의 정책이나 풍습이 나와 맞지 않는다며

그 나라에 그 국민에 바꿔달라는 이런 일들은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


남의 나라에 와서 내 종교를 존중하라는 말은...

소송까지 하면서 그 나라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말이...


미국에 살면서 나도 서로 이해가 안되는 일들을 많이 겪었었다.

무슬림 아이와 아들이 공놀이를 하는데 멀리 달아난 공을 주으러 가지 않아

매번 달려서 주워 왔던 아들이 화가 나서 자신의 공을 들고 집에 왔더니

그 무슬림 아이가 나에게 와서 아들을 혼내주라며 같이 놀아주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그 태도에 확 질려 버려 무슬림을 조심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들도 당당하기는 무슬림과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었고

필리핀 사람들도 베트남 사람들도 배려나 양보 같은 한국인의 정서는 없었다.


무조건 당당하게 권리를 따지는 이들에게 큰소리로 나의 권리도 따졌는데

내 목소리가 컸는지 조목조목 따지고 들면 그 당당함이 없어지고 수긍을 했었다.

그 당당함이 그저 내가 그렇게 보고 느낀 것이었는지 언제나 태도가 그랬던 건지

아무튼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데 나도 빳빳하게 고개를 쳐들고 떠들면서 

그들과 같이 무조건 내 권리가 먼저라고 하면서 살아 손해 보는 일은 없었다.


그래도 난 적어도 나라를 상대로 그 주변의 주민들을 상대로 큰소리로 떠들지도

그런 베짱이나 용기도 없었는데 이런 사람들이어서 소송이 가능한 것이었는지

미국이라는 나라도 한국이란 나라도 너무 인권을 보장해 주어서 그런지

외국인으로 남의 나라에 살면서 어떻게 저런 주장을 당당히 하는지 

나도 외국 생활을 거의 40년 했지만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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