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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Dec 09. 2022

억대의 단위가 국민적인지...

아파트의 가격을 운운하면서...

대체로 서울 아파트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내가 아는 서울은 70년대 후반에 4년 살았던 것이 전부여서 

대치동의 친구가 하는 말을 알아듣자고 지도 위를 종횡무진한 것으로는

왜 그렇게 서울에 살고 싶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아파트들이 내 기억으로는 올 초까지도 엄청나게 비쌌던 것 같은데

그때의 나는 서울이라는 곳은 아예 쳐다볼 필요가 없는 곳이구나 하면서

내가 가진 전부를 다 끌어 모아도 20평대의 아파트 반쪽도 힘들구나 했다.


물건을 살 때에는 더군다나 엄청난 아파트라는 것을 살 때에는

그저 가격이 오른다는 단 하나의 꿈같은 것만 볼게 아니고

만약에 다니던 직장이 망하게 된다면

만약에 내가 몸이 아프게 된다면

만약에 아파트 가격이 내려가게 된다면 하는 생각들도 해 봤어야 한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할 건지 대처 방안을 마련해 두어야 하는데

아파트의 가격이 내려간다고 은행 금리가 올라간다고 하니 뉴스가 요란하다.


아파트 가격이 올라간다고 많이 정말 엄청나게 야단을 했던 때가 있었다.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니 서민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 흐름을 더욱더 부추겨서 어리숙한 2,30대가 영끌하게 만들더니

지금 가격이 내려가고 있으니 서민이 꿈을 꿀 수 있게 되는 것 같은데

영끌을 하던 돈이 많아 샀던 최고 가격으로 상투 잡은 이들이 힘든다고

가격이 너무 내려가 팔려고 내놔도 살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올라도 내려도 나쁜 일들만 자꾸 일어나고 있는 사회인 것이다.

반드시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인데

아파트 값이 올라서 투기가 아닌 오래된 집주인이 활짝 웃었을 거라는

아파트 값이 내려서... 내렸다고 해도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지만

그래서 이제는 살 수는 없어도 그렇게 멀리 있는 꿈은 아닌 것 같다고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밝은 기운을 줄 수도 있을 텐데 그렇지 않다.


뉴스를 쓰는 사람들은 계속 신나서 글을 쓸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뉴스거리가 계속해서 연결되어 나오는 구조가 되도록 만들어 놓았는데

이자에 대해 겁이 없고 먼 미래까지 생각하기를 꺼리는 젊은이들이

이런 뉴스에 휘둘리면서 조바심을 내고 덤벼들게 되었는데

이제는 반성이라는 것을 스스로 해 봐야 하는 것까지 막으려고 하고 있다.


영끌을 하지 않은 젊은이들도 있다는 뉴스는 별로 없다.

이들은 왜 그러지 않았는지 영끌한 젊은이들에게 알려줘야 하는데

영끌한 젊은이들이 뭘 잘못한 건지 알기도 전에 처방을 해 주려 한다.


그런데 더 기가 찬 것은 2,30대가 영끌로 사들인 집이 억대라는 것이다.

억대가 재벌도 아닌데 2,30대가 가질 수 있는 액수였던가 하는 게

난 60살이 되어서도 아직은 낯설은 액수인 것을 뉴스에서는 보통이 되었다.


몇억이 올랐다고 해서 몇십만 원 버는 것을 우습게 만들어 버리더니

몇억이 내렸다면서 인생이 끝난 것처럼 뉴스는 전한다.

이렇게 억을 일상에서 보게 되고 화젯거리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해봤다.


내가 나이 든 세대여서 그런가... 지금 세대는 억대가 보통의 단위인가...


나도 이 상태가 된 것을 뉴스 탓으로 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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