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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May 29. 2022

한국의 안경점

중년이 느낀 한국의 위력

일본에서 사귄 35년 지기 친구가 연락을 해 왔다.


이 친구가 운전을 하면서 쓰던 안경을 새것으로 하면서

내가 한국에서 해 준 안경을 잘 썼다며 고맙다고 전한 것이다.

코로나 덕분에 일본에 가지 않은지 2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간혹 라인으로 전화를 하거나 카드를 보냈었다.


정말 오래전 일로 13년에 내가 그동안의 고마움을 갚자고

한국으로 초대를 하고 며칠 동안 같이 여행을 했었다.

일본인이지만 성격은 한국인 같은 그런 가식이 없는 사람으로

3살이 나보다 많아서 언니처럼 일본 생활에 적응하는 것도

아이를 키우는 것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었다.

내가 보기에는 너무 사람을 잘 믿어 저러다가 당하면 어쩌나 하니

당한 줄 알았는데도 그냥 넘긴다고 하던 그런 사람이었다.


내가 일본에서 집을 사려고 상담을 했던 사람은 이 친구의 남편으로

이 남편의 퇴근을 목 빠지게 기다려서 저녁을 먹는데 끼어 앉아

집을 사면서 가진 의문점을 이 친구의 남편을 통해서 해결했었다.

주변에 사심 없이 나에게 충고를 해 줄 만한 사람이 없었는데

나와 같이 살던 사람은 자신의 월급이 얼마인지도 관심이 없어서

집은 귀찮게 왜 사냐고 하던 사람이었던 것을 친구도 알고 있었다.


이 친구와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20년간을 같이 했다.

내가 미국에서 혼자 돌아와 내 집을 마련했다고 하니 당장 보러 왔는데

이 친구는 혼자 지내는 나에게 정기적으로 전화를 해서 말을 하게 했고

혼자 먹는 끼니를 걱정하면서 젓가락도 물컵도 토마토도 미역도 보냈다.

친구가 사는 지역 특산물 이라며 보냈지만 잊지 않고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이 친구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언젠가는 꼭 갚자고 했었다.


한국에 드나들면서 내가 한국에도 모아 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바로 생각한 것이 이 친구에게 고마움을 갚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비행기 요금만 빼고 모두 내가 해결하겠다고 부산에 오라고 졸라

직장인인 이 친구는 겨우 3박 4일 시간을 만들어 부산에 왔었다.


같이 호텔에서 지내면서 정말 누구의 방해 없이 이야기를 했는데

운전 이야기가 나오고 노안으로 길의 표시판의 글씨가 확실하지 않다고 하니

친구도 그래서 힘들다며 날이 저물면 가능한 운전을 안 한다고 했었다.

그래서 내가 안경으로 해결했던 것을 이 친구에게도 해 주자고

안경점으로 데리고 가서 내 것처럼 운전하는 용도로 만들어 달라고 

약 20분도 안 되는 시간으로 검사를 하고 한 30분을 기다리라고 해서

해변가의 멋진 카페에서 엄청 수다를 떨다가 잊었던 안경을 찾으러 갔었다.


내가 주는 선물이라고 하면서 안경테도 한국 것이라고 알려 줬다.

그렇게 일본으로 간 이 친구가 몇 주 지나서 전하는 말이

내가 해 준 안경을 안과에 가서 확인을 했는데 의사가 써도 된다고 했다며

너무 쉽게 간단하게 뚝딱 하나의 기계로 시력 검사도 해 버리고

몇 시간도 아니고 30분에 만들어 내어서 믿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사실 나도 처음 한국의 안경점에서 받은 느낌은 그랬었다.

미국 LA에서는 커다란 유명한 한인 안경점에 다녔는데

안경을 하려면 안과 의사의 진료를 꼭 받아야 하는 규정이 있어

그 안경점에는 안과 의사가 있었고 거금의 진료를 바로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시력 검사라는 것도 얼마나 기계가 다양한지 거창했는데

여러 가지 검사를 하는데만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었다.

그런데 한국에 와 보니 달랑 기계 하나로 모든 것이 된다고 해서

의심 반에 그래도 비용이 절반도 안되는데 하면서 퉁쳤는데

그런 안경을 미국에서 보더니 바로 한국에서 했다는 것을 알고

믿어도 된다며 그 기계가 엄청 똑똑한 첨단 기계라고 했었다.


이 친구는 운전하면서 쓰는 안경이라는 개념이 이상하다고 하더니

그동안 잘 썼다며 덕분에 운전이 편안했다고 고마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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