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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Oct 28. 2022

브런치의 기분 좋은 알림

포근한 감시

게으름을 피우거나 마음이 복잡해지면 브런치를 잊는다.

매일 쓰는 일기에는 뒤엉킨 속 마음을 읽어 내자고 붙들고 앉았지만

브런치는 읽히는 글이어서 두서없이 내 감정만을 쓰지는 못한다.

그래서인지 내가 편안하다고 느낄 때만 브런치가 눈에 들어오는데

그럴 때도 내가 귀찮으면 브런치의 글들을 읽는 것으로 충분하다.


나와 다른 인생에 이렇게 대처를 하면서 살아가는구나 하면서

다른 느낌으로 표현한 것에 놀래며 새롭다는 것을 배우는데

내가 원하는 글만 뽑아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커다란 책방에서 그 많은 책들을 쌓아 놓고 막 골라 읽는다는 기분

이게 사치로구나 하면서 읽을 수 있는 것으로 쓰는 것을 대신했다.


이러면서 시간을 보내며 2주일이 지나가려고 하면

언제부터였는지 글을 쓰세요 하는 긴 문장의 알림이 왔다.


처음엔 어떻게 내가 안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 하고 신기해했는데

몇 번 반복이 되니 이게 2주일쯤에서 자동으로 뜬다는 것을 알았다.

그냥 기계적으로 2주일의 조건이 되면 알림이 되도록 한 것 같은데

그걸 알게 되었으면서도 한 달에 3번은 써야지 하고 나와한 약속으로

쓰긴 써야 하는데 하는 압박을 받고 있을 때 이 알람이 뜨면 반가웠다.

누군가가 나를 보면서 내가 기다리니까 글을 써 달라고 하는 듯한

이 엄청난 착각으로 나는 글을 쓰자고 게으른 마음을 이겨냈다.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을 땐 나도 작가 초보자라고

정말 작가가 되지는 못해도 작가 흉내는 낼 수 있다고 좋아했는데

게으르다는 것을 내가 느끼면서도 나이 탓인지 환경 탓인지 

쓰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 쓰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뭐든 쉬운 일은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잘 이해하고 있다.

이 나이에 뭘 그렇게 억지로 하려고 하냐고 합리화를 시키는데

이 알림이 나를 현실로 나의 미래를 위해 지긋하게 타이르는 것 같았다.

이대로 이렇게 게으르게 살게 되면 더 나이가 들어서는 힘들어진다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도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정말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은 장문의 일기와는 전혀 다르다.

일기는 내 주변의 일들이 나열되니까 새로운 단어도 표현도 드문데

브런치의 글은 매번 다른 내용의 글이 되니까 모든 게 새로워

머리를 쥐어짜게 되며 사전을 찾아보면서 확인을 하게 된다.


아마도 이러면서 나를 치매에서 멀리멀리 떨어지게 만들 것 같은데

알면서도 글을 쓰는 것보단 글을 읽는 것이 훨씬 편하고 좋아

늘어지고 피하는 나에게 알림은 포근한 감시자가 되어 알린다.


작가님의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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