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뉴욕에 와 있는데 아이가 아프니 어쩔 수 없이 내가 나가서 약이랑 먹을 것을 사러 갔다.
어제만 해도 아들과 같이 걷는데도 거리가 낯설어 위축이 되었는데 오늘은 나 혼자다.
엄마는 용감한 건지 절대로 혼자서 다니고 싶지 않은 낙서 투성이의 거리를
열을 내고 있는 아이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냄새나는 거리를 바쁘게 걸었다.
그저 막연하게 정했던 호텔이 이런 곳에 있다는 것에서 첫날부터 힘들었다.
고급은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도 아니었고 해서 안전할 거라고 믿었는데
한 발짝 걸을 때마다 마리화나를 피우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피할 수가 없었다.
Whole Foods 상점이 가까이에 있으면 안전한 장소라고 했다는데
난 음식을 사러 가까이에 있는 Whole Foods로 가는데 길이 이렇게 험난했다.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나를 포함한 다양한 인종들이 지나다니는데
그 사이를 바쁘게 걸어서 목적지에 와 따뜻한 음식을 사려니 걸리는 것이 많았다.
아들이 사다 달라던 수프를 용기에 담고 나도 먹자고 따뜻한 음식을 담았는데
오랜만에 본 음식 중에 잘 먹었던 것들을 골라서 조금씩 담았더니 괘나 무거웠다.
이걸 셀프계산대에 서서 헤매다가 직원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어제 경험하면서 알았던 수프 용기에 바코드가 있다는 것을 나는 그 사이에 잊었다.
내가 영어를 잘했다면 수프 용기의 바코드를 잊지 않았을까 하니 그것도 아니어서
이건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지역에 내가 뛰어든 것이니 당연히 모르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영어에 대한 주눅을 가질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해열제가 필요해서 CVS에 들려서 잘 아는 타이레놀을 골라서 사고
오늘 새벽까지 이마에 차가운 수건을 올려 두느라고 고생한 것을 생각해서
열을 흡수하는 패드가 있을 거라고 아들에게 찾으라고 한 사진을 보여줘서 샀다.
마실 물과 내가 좋아하던 쵸코렛까지 알뜰하게 사 들고 호텔방에 왔는데
타이레놀은 내가 사고 싶다고 잠겨진 진열장을 열어 달라고 해서 살 수 있었고
열을 흡수하는 패드는 구석에 있어서 내가 찾아낼 수가 없었다.
전부 직원의 도움을 받았는데 내 서툰 영어를 알아듣지 못해서 애를 먹거나
영어를 못하는 직원도 있어서 서로 얼굴을 보면서 웃었다.
난 영어가 아니고도 도움을 받는다는 것에서 왠지 영어가 상관없이 되어 버렸다.
영어를 잘했다고 해도 직원의 도움은 필요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이 뉴욕에서 지내는 시간 동안에는 영어로 움추려들지는 않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