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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Feb 05. 2024

김치찜과 김치찌개

김치 욕심이 과해서 

맛있는 김치에 푹 빠져 지내다가 김치찜 맛이 생각나

삼겹살을 살짝 초벌구이를 해서 그 위를 김치로 덮어서 끓였다.

타지 말라고 물을 조금 넣은 것 말고는 아무것도 넣지 않았는데

그 맛은 언젠가 맛있게 먹어서 계속 떠오르게 하는 그 맛으로

삼겹살의 기름에 배여서 묵직해진 김치를 쭉 찢어서 먹으니

찢어 먹는 손맛도 추가해서 배가 부른데도 멈출 수가 없었다.


딸아이가 식당을 차려도 되겠다고 극찬을 했다.

그랬던 김치찜을 딸은 딱 한 번만 먹고 내가 다 먹어 치웠는데

언제 다 그렇게 먹었는지 난 그렇게 열심히 먹은 기억도 없는데

내가 안 먹는 삼겹살만 가득 남아 내가 먹은 것을 증명했다.


집에 있는 김치를 모두 찜으로 하기에는 아까워서 남겼었는데

그걸 다 할 걸 그랬다고 후회를 해 가면서 다음엔 듬뿍 하자고

삼겹살에 김치만 넣어서 그냥 끓였더니 이런 맛이 나오는데 

이 간단한 것을 넉넉하게 만들어 푸짐하게 먹어 보자고 했다.


김치 3통에 한통을 더 살까 하니 딸아이가 말렸다.

일주일에 한 번 오는 K타운의 한인마트에서 3번은 만들 수 있게

삼겹살과 김치를 사고 이번에는 냉동김밥과 싸만코도 듬뿍 샀다.

맛있는 냉동김밥은 내가 혼자서 끼니를 해결할 때 편해서 사고

싸만코 아이스는 딸아이가 이번에 처음 먹어 보고는 좋아했다.


40분 이상 운전을 해야 갈 수 있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는

거의 한 시간 걸려서 집에 와 차에서 김치를 집으로 운반했는데

김치를 너무 많이 샀는지 냉장고가 빵빵해져서 줄이자는 생각에

피곤하다는 기분에도 당장 김치찜을 만들기로 했다.


이제는 김치가 넘치도록 많으니까 아끼지 말자고 기분 좋게

삼겹살에 붙은 허연 부분은 잘라내고 살짝 구우면서 기름을 빼내

저번과 같은 방식으로 삼겹살 위에 김치를 듬뿍 올려 끓였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려고 하는데 김치가 너무 많은 지 오래 걸려

이러다가 타겠다고 물을 조금 더 넣고 기다렸다가 불을 줄여 놓고

딸과 같이 앉아 사온 한국 과자를 먹으며 드라마에 흥분을 하다가

김치찜 냄새가 진동해서 놀래 일어나 불을 꺼두었다.


보던 드라마를 끝까지 다 보고는 일어나 김치찜의 뚜껑을 열어보니

엄청 맛있었던 저번 김치찜과 달라 보였는데 맛도 조금 달랐다.

같은 곳에서 산 삼겹살에 김치도 같은 상표의 것인데 하면서 보니

냄비에는 국물이 저번 것 보다 많아 맛을 보니 김치찌개 맛이 났다.


한심하게 그저 김치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한 욕심이 화근이었다.

맛있는 김치찜의 김치가 많아지기를 바라며 듬뿍 넣고는

양이 많다고 걱정이 되어 물을 정말 조금 더 넣었는데

찜도 아니고 찌개도 아닌 그런 중간의 맛이 된 것이다.


많이 반성을 하면서 맛있게 먹고는 있는데

이 간단한 일에도 나는 중간을 잘 지키지 못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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