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ungmom Dec 26. 2023

23년 12월 LAX 공항 입국 심사

한국인 입국심사원

LAX  공항에 입국 수속을 밟는데 전에 했던 방식이 아니었다.


전에는 ESTA로 입국하는 사람들의 줄이 따로 있었는데

그 ESTA 줄이 없고 딱 미국인인지 아닌지의 두 구분으로

의문을 가지면서도 미국인이 아니니까 외국인의 줄로 갔다.


그 긴 줄에서 한참을 빙빙 돌면서 차례를 기다렸는데

저 앞줄까지 가면 다시 구분을 해 주는 건지 하는 생각도 하며

이렇게 오랫동안 걷게 만드는 것은 오래 앉았으니 운동하라고

배려의 행진인 것 같다며 살짝 비꼬는 누군가의 말에 끄덕이며

비행기가 착륙을 하고 한 시간이 지나간다고 하는 말도 들렸다.


무슨 공포의 기다림처럼 다들 편안한 표정은 아니었는데

나는 매번 하듯이 입국하지 못한다면 돌아가면 된다고

배짱을 부리면서 이번에도 그럭저럭 되어 가겠지 했었다.

오래전에 나를 심사했던 사람 중에 한국인 남자가 있었는데

중국인으로 보이는 가족 4명이 한참을 그 사람 앞에 서 있더니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보고는 저기는 가지 않았으면 했다.


다행히 스페인계의 사람이 있는 창구로 가게 되었는데

질문도 없이 사진부터 찍은 것은 처음이어서 당황을 했다.

언제까지 있을 거냐고 묻고 돈은 얼마나 들고 왔냐고 묻더니

딸의 집인지 아들의 집인지 물어 대답을 하니 가라고 했다.


go라고 하면서 계속 내 여권을 쳐다보고만 있다가 주는데

가라고 해서 가야겠는데 여권에 왜 도장을 찍어 주지 않는지

여권을 열어 보려다 여행가방이 넘어졌는데 마음이 바빠서

여권만 뒤지고 있으니 왜 가방을 쓰러트리고 그러냐고 하는

듣기 좋은 한국말이 들려와 보니 입국 심사 유니폼을 입은

40대의 아저씨가 웃는 얼굴로 뭐가 그렇게 바쁘냐고 했다.


이참에 물어보자고 여권에 왜 도장을 찍어 주지 않는지 

그럼 내가 언제까지 있어야 하는지 잘 모르지 않냐고 하니

뭘 그렇게 있고 싶어 하냐며 도장은 안 찍어 주기로 했다며

90일간 있을 수 있으니 89일 전에는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90일 꽉 채워서 나가면 다음에 들어오기 힘든다며

왜 왔냐고 하기에 딸에게 왔다고 하니 결혼한 딸이냐고 해서

아직이라고 하니 그럼 데리고 나가세요 하는데...


한국은 내가 한국인이어서 그런지 엄청 우호적인데

일본은 내가 한국인이어서 더 그런지 엄청 깔보고 무시한다.

그래도 미국은 그 중간이라고 일본보다는 나은 것 같다고 

근본적인 차별은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또 한국인 입국 심사원에게서 상처를 받았다.


아주 오래전에 심사원으로 만났던 한국인 심사원은

처음부터 내리누르는 식으로 우월감으로 가득했었는데

한참을 질문에 버벅거리는 내 영어로 대답을 했었다.

내 한심한 영어 탓인지 갑자기 한국말로 남편은 뭐 하냐고

돈이 많냐고 하면서 혼자 자주 오냐고 물었다.

어느 것도 내가 답을 해야 하는 질문은 아닌 것 같아서

멀뚱 거리다가 언제까지 나가면 되냐고 내가 질문을 하니

일이 끝나면 빨리 나가라고 하면서 자주 오지 말라고 했었다.


미국은 관광객이 필요 없어서 그러는지 불친절이 보통인데

내가 한국인이니까 하면서 기대한 것이 너무 지나쳤는지

불친절을 한국인 입국심사원에게서도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8월 뉴욕으로 입국 했을 때엔 도장이 있었는데 이젠 없다고

아들에게 전하니 I-94라는 것을 찾아 나가는 날짜를 알아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 드라마에서 선전을 하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