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이나 한다.
코로나 때를 빼고는 매년 딸의 LA 아파트에서 같이 모여
아들이 찾아서 켜 놓은 새해의 카운트다운을 했었다.
이번 크리스마스와 새해에는 같이 지낼 수 없다고 하니
딸아이가 세 명이 같이 영상통화를 하자고 했다.
가장 먼저 오는 동짓날 먹을 팥죽을 사 두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이렇게 형식을 갖추면서 한 번씩 해 본다면
그저 내가 차려서 먹으라고 했던 것보다 기억에 남겠다고
이번 기회가 다른 면으로는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동짓날에 각자 팥죽을 먹는다고 사진을 찍어 올리고
크리스마스 날이 되어서 작은 케이크는 샀냐며 기분을 냈는데
내가 먼저 잘 실행을 해야 아이들도 따라 한다는 생각에
작은 케이크를 샀다고 보여줬더니 좋다고 했다.
이렇게 하나하나의 일정이 무사히 잘 지나가고
내가 새벽에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혼자서 축하한다고
아이들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아이들이 축하를 보냈다.
그러면서 내가 새해 준비로 집안 정리를 하라고 했던 것에
딸아이는 이불 세탁을 하고 바닥을 닦을 거라고 하는데
그때 아이들은 아직 새해가 아니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아이들과 내가 가진 시차를 생각하기는 했었는데
카운트다운을 세 번이나 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야 깨달았다.
아이들도 서로 따로 살고 있는데 그 시차도 3시간이 되니
결국에는 3번을 해야 가족의 새해맞이가 끝나는 것이다.
멀리 있지만 동영상으로 얼굴을 보면서 카운트다운을 하고
박수를 치면서 새해를 신나게 맞이하는 것으로 상상했는데
이걸 3번이나 한다면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얼떨떨한 게
진지한 맛도 희석이 될 것 같아 흩어져 사는 것을 깨닫게 했다.
한국 안에서는 각기 다른 곳에서 지내도 같이 할 수 있는데
미국에 있는 두 아이가 동부와 서부에 따로 살고 있으니
이런 카운트다운도 같이 즐길 수가 없다는 것에서
넓은 나라라는 것이 이런 불편한 일도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아들이 먼저 카운트다운을 할 건데 시간을 놓칠까 봐 알람을 하고
딸에게도 알람을 해 두라고 하려니 딸의 새해 카운트다운에는
아들이 새벽 3시가 되니 그때까지 깨어 있으라고 할 수가 없어
3명이 같이 축하는 것을 고집하지 말자고 따로따로 하기로 했다.
설날 먹을 떡국은 각자 사놓으라고 했는데
이번일로 다음부터 새해는 꼭 모여서 지내야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