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실제 나이

당황하는 엄마의 입장

by seungmom

내 아이는... 하면서 말을 꺼내면 반드시 어릴 적 모습이 떠오른다.

초등학교도 가기 전 가장 귀여웠던 그 얼굴을 생각하면서

걱정이라고는 전혀 없었던 그 시절로 가서 이야기를 한다.


그러니까 아들은 아직 학생이고 공부를 하는 입장이어서

정신이 차리고 제대로 이야기를 해도 내 아이는 사회인이 아니다.

그래서 아직 내 품에 있는 어린아이 같은 기분에 실수를 하는데

그럼 아들은 내 나이가 얼마인데 하면서 화를 낸다.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면 이런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그냥 전화로나 메시지로 대화를 하다 보면 나는 아이취급을 하고

그럼 아들은 짜증을 내면서 급하게 이야기를 마쳐버린다.


요즘은 정말 이런 상황을 자주 만든다.

그게 시차의 탓도 있다.

아들은 교수 보조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면서 전화를 하는데

그 시간이 저녁형 인간인 나에게는 아직 잠 속이어서

덜 깨인 머리로 생각되는 아들은 어린아이 그대로이다.

그래서 너무 배가 고플 것 같으니 집에 가면 우선 먹으라며

배를 조금 채우고 나서 샤워를 찬찬히 하라는 참견부터

샴푸를 너무 급하게 하다가 잘 헹구지 못하면 안 된다고

걱정이 되었던 생각이 모두 말로 튀어나오는데

그런 것을 듣다가 지치고 배고픈 아들은 짜증을 낸다.


아들이 자신의 나이를 또박또박 나에게 알리면

잠 속으로 갈까 말까 하던 내 머리는 정신을 차리지만

그땐 이미 늦어 어떤 말도로 해결이 안 되고 만다.

이럴 때마다 반성도 하면서 아들의 나이를 되새기는데

그럼 갑자기 아들이 너무 나이를 먹었다는 것에 놀랜다.


재활 운동 선생의 나이가 아들보다 어렸다.

나이를 몰랐을 때엔 내 아들보다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결혼도 하고 5살 아이도 있고 행동이 묵직해서

당연하게 내 아들보다는 나이가 있다고 믿었다.


충격을 받았다.

내가 집 밖으로 나가 돈을 내고 뭔가를 한 적이 없어서

이런 기회도 생기지 않았고 그래서 모르고 지냈나 본데

세상은 아들의 나이보다 적은 젊은이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 아들도 그 속에 있다는 것인데

왜 나는 아직도 아들이 아이로 보이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리려고 한다.

아들의 실제 나이에 맞는 아들 대접을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나도 내 현실을 제대로 보고 살지 않을까 하는데

나도 내 나이를 제대로 느끼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아서

아들의 나이도 그쯤에서 멈춰있었나 한다.


내 아이들의 나이가 많아지는 것에 달갑지는 않았다.

아직도 혼자인 것에서 시간을 늦추었으면 하는 바람에

나이에 상관없이 살자고 했더니 이 꼴이 난 것 같다.


무탈하게 잘 성장해 준 아들을 위해서

엄마도 대범하게 나이를 인정해 주자고 마음을 먹는다.




매거진의 이전글재활 운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