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시세에 나도 주춤했다.

나를 위한 사치

by seungmom

금시세가 어쩌고 하는 뉴스를 봐도 느낌이 없었다.

금을 사 모으는 재력은 아니어서 관심도 없었고

돌반지를 사야 하는 입장도 아니어서 남에 일이었다.


금시세에 들뜨고 실망하는 사람들이 이상하다며

오르면 안 사면 되는 것이고 떨어지면 안 팔면 되는데

왜 뉴스는 오르면 오른다고 하면서 부추기고

가격이 떨어지면 더 불안하라고 야단을 떠는지

결국은 사지고 않았고 그래서 팔 것도 없는 사람만

속 편하게 뉴스를 읽을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했었다.


나는 초연하게 산 꼭대기에 앉아서 구경을 하듯이

금시세가 오른다고 좋다고 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살 돈이 없는데 하면서 푸념을 하는 사람들의 행동에서

아무런 느낌도 없는 내가 더 신기한 존재구나 했다.


금이 무엇을 뜻하는지 난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비싼 아파트는 주거를 하는 것인데 편리한 것이라는 뜻이고

좋은 차는 기능이 좋다는 말이라는 것으로 이해를 하는데

금은 가지고 있으면 보관하는데만 불편하지 않을까 한다.


금시세라는 것을 신경 써 가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특별하다고

나 같은 일반인은 별 상관이 없다고 확실하게 장담을 했다.

금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색만으로도 존재감은 엄청나지만

아예 관심이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저 남의 물건이었다.


나는 장신구를 하지 못한다.

목걸이는 나도 모르게 줄을 잡아당겨서 끊어버렸고

귀에는 구멍을 뚫을 용기가 없어서 귀걸이가 필요 없고

손가락에 뭔가를 끼워 두면 손가락이 부어서 일이 커진다.

그래서 이런 나에게 금으로 된 장신구는 의미가 없고

부자 엄마에게서 받은 것들도 모두 딸아이에게 줬다.


이런 내가 어제는 금시세에 진지해져야 했다.

부자 부모님 덕분에 어금니를 메울 때는 꼭 금으로 했는데

이것만은 그대로 메운 것이 떨어지면 다시 금으로 했었다

그래서 밖으로 보이는 장신구 금붙이는 없었지만

이빨에는 아끼지 말자며 반드시 금으로 했었는데

어금니에 메워 둔 것이 떨어져서 매번 가던 치과에 갔더니

오래 써서 구멍이 생겼다며 새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당연하게 금으로 해 달라고 했더니

의사도 간호원도 다른 것으로 하자고 말을 돌렸다.


썩거나 부러지거나 한 것이 아니어서 바로 본을 뜨고

패인 곳이 얕아서 임시로 메운 것이 잘 떨어질 거라고 했는데

더 나빠진 것이 아니어서 안심을 하고 다시 금이야기를 꺼내니

그제야 금시세... 하면서 비용이 엄청나게 비싸졌다고 했다.


정말 몇 년 전에 했던 비용의 4배는 비싸졌다.

순간 심한 갈등을 하고는 이제까지 지켰던 것인데 하면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치자고 그냥 금으로 해 달라고 했더니

치과 기공사에게 먼저 금을 사서 보내야 만들어 준다고 했다.


나도 금시세에 휘둘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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