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화려한 외출
생일이라며 세명의 다 큰 자식들과 같이 식사를 하자고 했다.
그쪽의 가족이 다 같이 모이는 자리에 내가 끼는 것이다.
무척 부담이 되어 빼는데
이대로 나의 생활 습관대로 살면 돌이 될 거라고 했다.
무엇을 입고 가야 하는지
이 나이에 생일 선물이라는 것을 해야 하는지
어떤 태도의 나를 보여야 하는지 머리가 아팠다.
결국 뭐든 자연스러운 것을 택하기로 하고
편안한 청바지에 수다스러운 나로 체면을 무시하기로 하니 잠이 잘 왔다.
이들 부부와 20대인 세 아이들이 모이니 나에겐 단체로 보였고
처음 인사하는 아이들은 정말 반듯하게 잘 커 나도 모르게 부러움이 배어나왔다.
자식이 이렇게 성장하니 든든한 일이구나 하는 것을 보여줬다.
번화가에서 저녁을 먹고 나니 산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생일의 주인공이 금요일 저녁시간에 이 거리는 오랜만이라고 하면서
젊어서는 자주 오던 길이었다며 벌써 추억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에게도 이런 시간이 주어지는구나 했다.
네온이 번쩍이는 사이로 젊은이들이 떠드는데
나도 잊었던 나의 시간을 되새기게 되었다.
이 중년이 오기 전에는 나도 이런 시간들을 즐겼었나 하며..
앞에 걷는 부부의 다정한 모습에
나를 배려한다며 내 곁에서 떠들어 주는 두 딸들과
모두를 지키겠다는 각오가 보이는 아들이 하나의 그림과 같았다.
행복이 이런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했다는 말이 이럴 때 나오는 거구나 했다.
이렇게 북적거리며 시간을 보낸 것이 얼마 만인지..
다음에 부르면 얼른 따라 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