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요금이 만들어 준 것

중년의 해방

by seungmom

나는 일본 고베에 살면서 아이들을 보러 일 년에 두 번 미국 LA에 가고

그 사이사이에 부모님의 일로 대한민국의 부산에 들리는데

그래서 나에게 항공 요금은 민감한 문제였고 지금도 그렇다.


그동안 나는 우리나라의 한 항공사 것만 이용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건 일본에서 사면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가격이 훨씬 쌌던 것도 있고

기왕이면 내 나라의 비행기를 타자는 것과 비빔밥이 먹고 싶었다.

지금처럼 한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었다면 비빔밥에 목숨을 걸지 않았겠지만

거의 일본에서 지낼 때엔 완전 한국식의 비빔밥 유혹은 매력적이었다.


비행기표는 타는 곳이 어디인가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지

오사카에서 인천으로 가서 LA로 가는 것을 갈아타는데

그래서 비행시간은 더 길어지는데도 그래서 요금이 싸 진다고 했었다.

빈자리를 채워 갈 수 있다는 것에 그렇게 된다고 들었는데 맞는지...


오사카에서 LA로 바로 떠나는 일본 항공을 타면 몇 시간이 빨라지지만

시간만 듬뿍 가진 나에겐 거의 두배의 요금은 그냥 바보 같은 선택으로

그러지 않아도 싫은 일본의 분위기를 비행기 안에서 꼼작 없이 견뎌야 하는데

이들이 하는 쓸데없는 배려와 눈치를 나도 같이 해야 하는 것이 힘들어

처음부터 일본 비행기를 타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었다.


난 비행기 요금을 최대한으로 싸게 구입하려고 터득한 방법으로

적어도 3개월 전에 다음 여정의 날짜를 정하고 비행기표를 샀었다.

그래서 거의 10년을 이 방법으로 나에게 적당하게 납득이 되는 요금으로

그래서 적립되는 마이리지에 회원 등급도 달라져 작은 서비스를 받았는데

의리 있게 한 곳만 이용했던 것에 대한 보상도 받은 것이다.


이번에도 미국을 떠나기 전에 다시 미국에 올 비행기표를 사려고 날짜를 조절하고

그 날짜의 요금을 봤더니 그게 내 눈이 의심이 되어 다시 보게 되도록 놀라운 액수로

이제까지 낸 금액의 거의 3배가 되어 일본항공보다 더 비싸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꽁꽁 뛰는 가슴으로 이제부터는 억지로라도 일본항공을 이용해야 하나 하고

이렇게 오고 갔던 횟수를 확 줄여야 하는 것인지 하면서 머리를 굴렸는데

한국에서 떠난다면 얼마일까 하고 봤더니 이제까지 내가 샀던 금액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오사카 출발과 부산의 출발 왕복 요금이 바뀐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갈팡질팡하니 이제까지의 내 행동과 신념이 아무것도 아니고

그저 싼 금액으로 비행기 표를 사기만 하면 되었다는 것에 확 실망을 했다.


일단 지조는 지켜야 하지 않겠냐고 부산 출발의 왕복표를 사기로 하고

떠난다는 의미를 생각해 보니 거점이 어딘가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다.

결혼하면서 시작한 곳이 일본이고 그래서 내 여권은 재외국민 여권인데

그래서 뭐든 일본이 거점이 되어 떠나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를 부여했었다.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은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이 무척 싫었었는데

그래서 속 모르는 사람들이 좋겠다고 하는 말이 너무너무 짜증이 났었는데

달라진 비행기 요금 덕분에 이제 일본은 방문하고 바로 떠나는 곳이 되고

내가 돌아오는 곳은 반드시 한국이 된다고 하니 뭔지 모르는 해방감까지 들고

압박이 풀어졌는지 홀가분해지더니 관광이 어떤 건지 알 것도 같았다.


간단한 일이 었는데 난 그동안 무엇에 얽매였을까...

이제는 부산을 거점으로 미국도 일본도 여기서 떠나 여기로 돌아오는 것으로 하자고

얼른 편도로 일본을 떠나는데 일본 공항에서 1년 안에 다시 돌아옵니까 하고 묻는다.

일본에서 가지고 있는 체류자격을 유지하겠냐고 묻는 말인데

오래전에는 돌아오는 항공권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을 했었지만 이젠 그런 것도 없어

그저 온다고 하는 말을 하고 통과했다.

해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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