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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성장하지 않는다

<성장하기 : 생각의 힘>

by 황승욱

주말 농장을 분양받아 가꿀 때의 일입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 평 남짓한 작은 밭이었습니다. 아이가 자연을 좋아해 함께 추억을 쌓고 시간을 보내려는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장모님은 이왕 하는 김에 수확도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셨던 것 같습니다. 농장을 대하는 마음에서 우리 부부와 장모님의 생각과 목표가 달랐어요 ^^

누가 옳고 그르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저희는 편하게 시간 될 때만 가서 관리를 했고, 주말에 세 식구 먹을 만큼 정도는 잘 수확해서 먹었습니다. 아마 장모님이 하셨으면 더 풍성한 수확을 얻었겠죠.

같은 일을 하더라도 시작 전 어떤 마음과 생각을 품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마인드셋'이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팀 동료들과 1:1 면담을 할 때 종종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 반기가 OO님의 커리어와 성장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보세요.” 정확한 문장은 기억나지 않지만 뭐 비슷한 맥락이었습니다.

또 이런 말도 몇몇 분께 드린 적 있습니다. “보통은 직원이 회사의 자원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우리가 회사에서의 경험을 내 성장을 위한 자원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소한 관점의 차이로 보이지만,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명확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또는 새로운 시즌을 맞이할 때, ‘이 일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은가?’ 생각하며 스스로 성장 기대치를 설정하는 건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동료 “달수”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습니다. 그는 별생각 없이, 해야 하니까 그냥 열심히 합니다. 다른 동료 “포실이”는 같은 프로젝트를 맡으며 ‘이왕 하는 거 잘 해보고 싶다. 성과도 내고, 그동안 부족했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우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합니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 누가 더 성장했을까요? 과정의 디테일을 제쳐두고,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만 놓고 본다면 당연히 포실이가 더 성장했을 겁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납니다. 아무것도 심지 않으면 아무것도 나지 않습니다. 잡초는 날지 모르지만요.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역량이 저절로 자라지는 않습니다. 보낸 시간의 양에 비례해서 성장도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내가 성장의 방향성을 대충이라도 그리고 있느냐, 목표를 세웠느냐, 어떻게 세웠느냐에 따라 결말이 달라집니다.

“회사의 방향, 팀에서 해야 하는 일과 내 성장 방향을 어떻게 얼라인할 수 있을까?”, “이 일과 시간을 나의 어떤 역량을 키우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며 일을 하면 몰입도도 높아지고 재미도 생깁니다. 목표 의식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더 배우고, 더 노력하게 됩니다.

‘나는 회사의 자원 중 하나’라는 인식을 넘어서, ‘회사는 내 성장을 위한 자원이자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됩니다. 이건 제 경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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