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길 루틴이 있었습니다. 그날 일과 중에 쌓였던 카톡들을 훑어보는 것인데요. 한 오픈채팅방에서 소위 '퍼스널 브랜딩'을 하는 사람들을 무분별하게 비방하는 대화가 이어졌던 날이 있었습니다. "일하기도 바쁜데 링크드인이든 소셜미디어에 글 쓸 시간이 어딨냐"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창 일할 시간에 그런 카톡들을 하고 계셨더라고요. 응..?
물론 어느 정도 맥락은 이해합니다. 저도 한창 바쁠 때는 글을 쓰고 싶어도 못 쓰겠더라고요. 일하느랴 공부하느랴 육아하느랴. 체력이 있을 때는 시간 내기 힘들고, 혹 시간이 있으면 체력이 안 됩니다.
그렇지만 내가 못하고 있다고 해서, 하고 있는 사람들을 비방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그들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요.
오히려 더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이 될 때도 있습니다.
꽤 오래전에 <슈퍼 업무력>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제가 주니어 몇몇 분께 추천하기도 했던 책입니다. 제 기억에 이 저자의 생활 패턴이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컨설팅펌에 다니시면서, 새벽에 퇴근하고도 꼭 조금이라도 글을 쓰셨고 그걸 모아서 책으로 냈던 걸로 기억합니다. 디테일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대단했습니다.
"일하기도 바쁜데 소셜미디어 활동할 시간이 어디 있냐"며, 야트막한 논리로 헐뜯는 사람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본 적은 없습니다. 만일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한 번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정말 일하는 데만 하루 24시간을 쓰시는지요? 유튜브도 안 보고, 릴스도 안 보고, TV도 안 보고, OTT도 안 보고, 신문도 안 보는지요?
남들이 만든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누군가는 짜투리 시간이라도 쥐어짜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시간을 쓰고 있을 뿐입니다.
경험하고 배우고 깨달은 내용을 글과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들이 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비록 조금 어설프고, 조금 부정확하거나, 조금 비약이 있을 순 있겠지요. 그럼에도 그들의 성실함에 결실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저도 요즘 열심히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물론, 주객이 전도되어서 SNS 하느라 본업이 빈약해지면 안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