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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환 Aug 15. 2017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 마라

초보 주식투자자의 필독서

최근 재테크에 관심이 부쩍 늘었다. 사실 30대 중반이라는 나이 치고는 꽤 늦게서야 관심을 가진 셈이다. 하긴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3년 남짓이니, 많이 늦지는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은 나처럼 주식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미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에 따르면 대한민국 투자자의 상당수는 재무제표를 보지 않고 투자하기 때문이다. 책 소개를 들어가기에 앞서 저자의 서문에서 한 단락을 발췌해 소개한다. 다음 단락을 읽고 저자의 말에 설득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이 글에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신이 투기가 아닌 진정한 투자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반드시 가치투자자일 필요는 없다. 성장주에 투자하든, 모멘텀을 중요시하든, 차트를 보고 투자하든, 상관없다. 투자를 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기 바란다. 신선한 재료를 고르고 손질하는 법이 한식이나 중식이냐를 불문하고 반드시 필요한 지식이듯, 재무제표를 보는 눈은 어떤 투자방식을 선택하느냐와 상관없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재무제표를 보는 법을 식재료 선택과 손질에 비유한 점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전 이미 증권가의 스타 강사로 유명세를 인정받았다. 강사가 하는 일이란 '어려운 전문지식을 청중의 눈높이에 맞춰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런 일을 잘 하는 사람은 비유와 예시에 능하다. 위의 문장이 그러하듯 단순하고 직설적이고, 듣는 순간 누구나 단박에 공감할 수 있다. 저자의 내공은 본문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려운 회계용어를 일반인의 눈높이로 쉽게 풀어 실속 있게 전달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 따르면 재무제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부실한 기업을 걸러내기 위해서이다. 뜬소문에 현혹되어 부실한 기업에 고수익을 노리고 배팅했다가 큰 돈 날리지 말고, 재무제표를 이용해 위험한 주식들을 걸러내라는 얘기이다.


둘째,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이다. 주식의 현재 가격은 그 주식의 미래 가치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인데, 사실 그 미래 가치는 정답이 없고 계속 변한다.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의 가격이 다르고, 누구나 매수가와 매도가가 다른 것이다. 만약 주식 가치를 누구나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면 시장에서 돈을 잃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개인 투자자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평가도 하지 않고 뜬소문에 휩쓸려 갈팡질팡 투자한다. 때문에 싸게 사서 비싸게 팔지 못하고, 비싸게 사서 싸게 판다. 기업 가치평가의 관점으로 보면 개미가 돈을 잃는 이유는 이렇듯 단순하다.


저자는 일반 투자자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는 기업가치 평가법을 소개한다(S-RIM 방법). 내 생각으로는 직관적이고 설득력이 있는 방법이다. "이것만 따라 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와 같은 자극적이고 현혹적인 내용이 아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중수익을 낼 수 있다. 게다가 기업이 나쁜 의도로 회계장부에 속임수를 쓰는 것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안전하고 합리적인 방법이다"라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이 가치 평가법의 백미는 주주의 요구수익률을 시장의 회사채 BBB- 5년 금리로 추정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채 금리는 일종의 시장 집단지성으로 볼 수 있다. 즉,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기 위해 시장 집단지성을 이용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이 직업인 내 관점에서, 이 방법은 대담하지만 단순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느껴졌다. 일반 투자자는 제한된 시간과 자원을 이용해 기업가치를 평가해야 한다. 게다가 기업 가치 평가는 정답이 없는 문제이다. 책 속의 사례를 예로 들면, 2011년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의 의뢰로 삼정KPMG와 딜로이트안진이 각각 산정한 기업 존속가치는 2200억 원과 1조 9200억 원으로, 거의 9배나 차이가 났다. 당시에도 지금도 두 회사는 국내 4대 회계법인이다. 다시 말해 기업가치 평가란 최적값을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문제이다. 이런 문제엔 투입 자원 대비 가성비가 좋은 방법, 즉 '큰 노력 안 들이고 쓸 수 있지만 그럭저럭 잘 맞추는 모형'을 쓰는 것이 맞다. 어려운 전문지식 없이도 바로 적용 가능하니 개인 투자자에게 이 이상 좋은 기업가치 평가법이 또 있을까 싶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투자금을 잃을 위험을 피하는 방법, 안정적인 중수익을 추구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한 권 사서 읽고 투자금을 잃을 위험만 줄인다고 해도 책값이 아까울 일은 없을 책이다. 나는 이제 일독을 마쳤으니, 두 번 정도 더 읽으면서 투자 대상을 찾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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