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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기 Aug 27. 2022

온 동네에 울리는 아잔 소리

좋은 습관이 문화가 되기까지

아잔 소리가 온 도시 구석구석에 울려 퍼진다.  

모두 하나같이 근처 모스로 몰려든다.


하루 다섯 번,

이슬람 예배시간을 알리는 이 소리에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반응한다.

근처에 모스크(이슬람사원)가 없으면

그 자리에서라도 바닥에 엎드려 기도한다.  


한 국가 종교의 99%가

이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이제야 충분히 이해된다.

종교를 선택한다기보다는

이슬람 자체가 그 나라의 문화다.


어려서부터 매일 온 동네에 아잔이 울리고,

온가족이 하루 다섯 번씩

예배에 참여하는 것이 삶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다른 종교를 가지는 것이

어쩌면 더 이상할지도.


자주 모일수록 공동체성은 강화된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이 하나같이 ‘메카’라는

한 방향을 바라보고 기도하니

어떠한 권위마저 느껴진다.


마치 알람이 울리듯,

아잔 소리는 그들의 기억을 자극한다.

하루 다섯 번이면 타락할 틈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에 비해 놀랍게도

그 안에서 비상식적인 테러나 전쟁,

과격 시위가 꽤 자주 일어나는 건 참 아이러니다.


그 어떤 믿음도,

올바른 이성적 판단 없이 극단으로 갔을 때의

위험성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좋은 공동체의식을 만들어 가고픈

마음의 숙제가 생겼다.  


도로에서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에

막혀 있던 차들이 홍해처럼 갈라지듯,

보이지 않는 작은 약속이 생명을 살린다.


남자 소변기에 그려진 파리 한 마리가

밖으로 튀는 소변을 급격히 줄여주는 것처럼  

작은 장치나 변화가

좋은 습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좋은 공동체의 시작은 언제나 ‘나’부터다. 


곳곳에 분명 이러한 생각을 가진

‘나’들이 숨어 있을 것이다.

좋은 생각, 좋은 습관을 연습하다 보면

어느새 그런 사람들과 뜻을 같이하며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겠지.  


좋은 습관이 국민성이 되기까지,  

오늘 만나는 상대를 존중하는

작은 습관부터 실천해야겠다.




564일간 67개국 공감여행에세이

<어디가 제일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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