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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찰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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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nuri Mar 17. 2016

범어사

梵魚寺

범어사는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광역시 내에 위치하고 있다.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에 따라 대부분의 유명 사찰들이 첩첩산중으로 자리를 옮겨 그 명맥을 유지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유명 사찰들이 도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에 비하면 범어사는 부산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 대구광역시의 동화사와 비견되는 부산광역시의 범어사는 그래도 그 역사가 동국여지승람에 기술되었을 정도로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진 절집이다.

범어사 대웅전

신라 문무왕 678년 의상대사가 해동의 화엄 10 찰중 하나로 창건하여 조선 중기까지 그 면모를 유지하던 범어사는 임진왜란 때 전소되어 폐회로 변했다. 선조 35년 1602년 관선사로 중건하고 광해군 5년 1613년 지금의 가람들을 건립하면서 이름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선찰 대본산으로 참선을 통해서 마음속에 일어나는 잡념과 망상을 쉬게 하고 자신의 내면세계의 참다운 불심을 깨닫게 하는 수행을 근본으로 삼는 도량이다. 양산 통도사가 불보종찰, 합천 해인사가 법보종찰, 순천 송광사가 승보종찰이라면 범어사는 네 번째 선종 본찰로 마음의 근원을 구하는 수행도량으로 그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다.

범어사는 부산광역시 어느 곳 에서나 택시나 버스를 타고 도착할 수 있는  금정산 자락에 있다. 역시 도심 속 사찰답게 절집 앞까지 깨끗하게 정비된 진입로를 따라 언덕을 오르면 제일 먼저 보물 제1461호로 지정된 범어사 조계문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부터가 범어사 경내인데 범어사 조계문은 자그만 하면서도 아주 특색 있는 절집 대문으로 유명하다. 어느 절집이나 건축방식이 비슷하기 마련이지만 범어사 조계문을 볼 때마다 독창적인 창이성이 돋보이는 그런 목조건축물이라는 느낌이다.

조계문을 지나 계단으로 이어진 사천왕문을 으르면 경내인데 정면에 대웅전 마당이 나타나고 이 마당을 지나 대웅전 앞까지는 다시 계단으로 이어진다. 대웅전 앞마당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보물 제434호로 지정된 조선 중기 전형적인 목조건축물인 범어사 대웅전 앞에 서게 된다. 주요 동선이 경사면을 따라 쭉 계단으로 이어져 있는데 대웅전 앞에 서면 아주 시원한 풍광이 펼쳐진다. 이 절집의 풍채를 한눈에 느끼기에 아주 충분한 풍경이다.

범어사 대웅전

인구가 많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을 배후에 두고 있어서 인지 평일인데도 범어사에는 많은 신도들과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그래서일까 절집 군데군데 풍요로운 흔적들이 넘쳐나고 있었지만 천년고찰로서의 풍채는 여전하다는 게 부산을 올 때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범어사를 찾을 때마다 느끼는 감상이다. 문득 생각해보니 부산은 범어사, 대구는 동화사, 대전은 동학사와 갑사를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에 두고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럼 서울에는 어떤 절집이 대표 사찰일까? 서울 주변에도 여러 절집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딱히 대표 사찰로 손에 꼽을 만한 곳이 금방 생각나지 않는다.

[ 범어사 웹 버전 사진 더 보기 ]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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