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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찰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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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nuri Mar 18. 2016

통도사

通度寺

어떤 이는 대한민국 3대 사찰의 하나로 손꼽기도 하고 어떤 이는 5대 사찰의 하나로 손꼽기도 하는 대가람 통도사는 경상남도 언양과 양산 사이의 영축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워낙 유명하고 큰 사찰이라 도통 불교나 절집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한 번은 이름을 들어 보았을 법한 절집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보자면 영축산 통도사는 그야말로 오지 중에 오지에 해당한다. 자가용으로 족히 4~5시간을 운전해야만 올 수 있고 부산을 거쳐서 오더라도 부산에서 다시 1~2시간을 잡아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어린 시절 부산에서 자라 여러 차례 통도사를 찾은 기억이 있는 오랜만에 통도사 여행은 설렘 그 자체였다.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15년 646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통도사는 이후 임진왜란 때 대부분의 전각들이 소실되어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쳤다. 특히 1644년 인조 22년 중창 때 국보 제290호 대웅전을 중건하여 오늘날까지 보존하고 있다. 창건 이후 고려시대에는 왕실의 비호 아래 고려시대 불교의 구심점 역할을 하였으며 억불 정책을 편 조선시대에도 전국 16개 대표 사찰의 하나로 경상남도 대본산의 역할을 했다. 최근에도 대한불교 조계종 9대 월하 대종사를 배출하고 자장율사의 계율정신을 계승하는 영축총림 대본산 통도사는 지금도 한국불교의 정신적 기반이 되고 있다.

통도사 금강계단

특히 통도사는 삼보사찰 중 불보사찰에 해당하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를 봉안한 사찰로 더욱 유명하다. 이런 특징을 반영하는 가람배치와 불교유적들이 즐비한 절집이다. 삼국유사 기록에 의하면 신라 때 당나라로 유학 간 자장율사가 643년 당에서 모시고 온 부처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를 3 분하여 황룡사탑, 태화사 탑, 통도사 금강계단에 안치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래서 통도사 대웅전에는 불상 대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사리탑의 일종인 금강계단을 배향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가람배치는 창건 당시 신라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전각들을 냇물을 따라 동서로 길게 배치하고 산지도 평지도 아닌 구릉 형태로서 불탑과 전각들을 자유롭게 배치한 형태를 갖고 있다. 냇가와 수평으로 나 있는 동선을 따라 일주문 금강문이 배치되어 있고 경내에 들어서면 하로 전, 중로 전, 상로 전이 차례로 나타난다. 상로 전에는 통도사의 주 불전인 대웅전과 금강계단이 배치되어 있고 중로 전에는 대광명전과 용화전, 관음전을 하로 전에는 영산전과 극락보전, 약사전을 각각의 구획에 맞게 자연스럽게 흩어져 있다.

통도사는 4계절 모두 나름의 멋을 가지고 있다. 일주문에서부터 냇가 양쪽으로 조성된 소나무 숲은 절을 찾는 방문객에게 아주 만족스러운 자연의 모습을 선사한다. 통도사가 창건되던 시기 신라의 수도가 경주였던 것을 가만한면 통도사는 경주의 인근에 위치한 중요 사찰이었을 것이다. 천년이 지난 지금도 통도사는 세를 잃지 않고 있다. 부처님의 진리 사리가 봉안된 특수성 때문일까?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다녀보면 이 정도 규모의 사찰을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명승지 요소요소에 자리한 불교 사찰을 떠올리면 항상 손에 꼽힐 정도인 통도사는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다시 들르고 싶다.    

[ 통도사 웹 버전 사진 더 보기 ]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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