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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찰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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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nuri Mar 02. 2016

마곡사

 麻谷寺

언제가 텔레비전에서 주한 외교사절 부부를 초청하여 한국의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눈이 뚫어져라 어떤 사찰인지 궁금해서 텔레비전을 응시하고 있는데 화면 속에 나온 사찰이 마곡사였다. 하고 많은 사찰 중에 이런 왜 마곡사를 선택한 것일까?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고 프로그램의 목적과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만한 사찰이 마곡사였던 것이다.

마곡사 대웅보전

태화산 마곡사는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태화산 동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1851년에 작성된으로 보이는 작자 미상의 사적기에 의하면 마곡사는 백제 무왕 (640년) 때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한다. 이후 뷸교와 인연이 많은 조선의 6대 임금 세조가 김시습을 만나기 위해 찾은 적이 있고 근대에는 명성황후 살해범을 암살한 김구 선생이 잠시 거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곡사는 공주시보다 유규읍내에서 가깝다. 유구읍내 에서 자가용으로 30여분 거리에 공용주차장이 자리 잡고 있고 주차장 주변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계곡을 따라 난 길을 약 4Km 정도를 걸어 들어가면 마곡사 경내인데 사찰과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을 멀지 감치 떨어 뜨려 놓은 취지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도보여행자들 에게는 마곡사 가는 길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마곡사 경내

마곡사는 그 위치가 아주 절묘하다. 산속 깊숙이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사찰 경내는 평지를 이루고 있고 계곡의 물줄기가 태극 형태로 사찰 주위를 돌아서 흐른다. 초보자가 보아도 길지임이 분명하다. 위치도 위치거니와 계곡을 가로진 가람의 배치는 더욱 독특하다. 계곡  건너편에 일주문과 천황문이 위치하고 있고 계곡을 건너면 넓은 마당이 나타나고 대웅보전과 대광보전이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다. 흔하지 않은 길지를 절터로 선택하고 공간의 한계를 창조적인 가람배치로 극복해 놓은 것이다. 뚝 떨어져 있는 해탈문을 처음 들어서면서는 어디니 모르게 이국적 이였다가 이내 안정감 있게 다가오는 대웅보전의 위치란 게 참으로 절묘한 사찰이 마곡사였다.

마곡사 경내

이렇듯 마곡사를 직접 찾아보면 주한 외교사절 초청 템플스테이 행사를 왜 여기서 갖게 되었는지 이유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마곡사는 “춘(春) 마곡 추(秋) 갑사”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유난히 봄꽃들의 아름다움이 빼어난 사찰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 번도 봄에 마곡사를 찾은 적 없지만 절집 한가운데를 흐르는 계곡을 따라 봄이면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자태를 뽐낼 거 같은 절집의 분위기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가을 단풍철의 마곡사를 찾아본다면 봄날에 빛날 마곡사의 모습이 대충 짐각이 가고도 남을 만하다. 기회가 된다면 꼭 봄의 한가운데 마곡사를 찾아가고 싶어 진다.

마곡사 경내

마곡사에는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는 없지만 주요 전각들이 조선 중기에 만들어진 문화재로 특히 영산전은 조선 효종 원년인 1650년 중수된 목조건축물로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고 본전인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은 조선 정조 12년 1788년에 중창된 유서 깊은 문화재들이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유명한 국보급 불교문화재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히 분위기에 취해 감상하고 기억될만한 고찰이 유구의 마곡사이다. [ 마곡사 웹 버전 사진 더 보기 ]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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