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忠寺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까지 내려가다 보면 울산을 지나 양산까지 고속도로 오른편으로 큰 산이 쭉 늘어서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이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가지산인데 가을에는 억새 축제로 아주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는 통도사를 비롯하여 많은 절집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영남알프스 반대편 밀양 쪽 에도 큰 사찰이 하나 자리 잡고 있다.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표충사는 그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국란 극복에 앞장선 사명대사를 추모하기 위한 표충 사당이 자리 잡고 있는 사찰이다.
표충사는 신라시대 원효가 창건한 죽림사가 있었던 자리로 신라 흥덕왕 때 황면 이 중창 영정사로 이름을 바꾸었고 인근에 사명대사를 추모하는 사당이 들어서 표충 서원이라는 편액하고 이후 이 사당을 관리하는 사찰의 이름까지 표충사로 바뀌었다고 한다. 표충사는 밀양시내에서 상당히 먼 거리에 떨어져 있다. 한 시간에 한 번씩 버스가 다니지만 한 시간 가량을 가야 하는 거리이다. 사찰 입구 주차장에서부터 사찰까지는 그리 먼 거리는 아니고 사찰 앞에 커다란 소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어 겨울임에도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경내는 생각보다 넓었다. 가지산을 비롯하여 영남알프스의 준봉들이 시위를 하고 서있는 듯 한 지세 또한 압권 이였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도 시선 끄트머리에 멀리 산봉우리가 걸려들었고 그렇다고 경내가 답답해 보이지도 않았다. 끝내주는 자리에 절을 세웠구나 하는 생각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표충사에는 정말 많은 문화재가 남아 있는데 사명대사와 관련된 것들이 유난히 많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시대 향로 국보 제75호 청동함은 향완을 비롯하여 보물 제467 표충사 삼층석탑, 중요 민속자료 제29호 사명대사 금란가사와 장삼 등이 현존하고 있다.
산속에 파묻혀 있는데 의외로 넓은 경내의 가람배치 또한 특이해서 경사면을 이용하거나 단 분리를 하지 않고 출입문을 남쪽으로 하고 전각들이 일자로 배치되어 있다. 가장 안쪽에 중요 전각을 두고 일렬로 불전을 배치하고 입구 쪽에 요사채를 두는 가람배치인데 겨울임에도 햇살이 모든 전각을 골고루 비추고 있어 산중인데도 어둡거나 싸늘하지 않은 느낌이다. 밀양에서부터 주변에 위치한 주요 관광지 밀양 얼음골 도로 표지판을 보면서 생긴 선입관 과는 전혀 다른 경내 분위기가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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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