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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찰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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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nuri Mar 22. 2016

칠장사

七長寺

경기도 안성에는 제법 큰 절집이 몇 군데 남아 있다. 괜찮은 절집들 이기는 하지만 많은 이들이 찾는 곳도 아니다. 경기도 안성시 칠 장면에 자리한 칠장사는 10세기경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창건 연대를 알 수 없고 1014년 고려 현종 5년 혜소국사가 왕명으로 중건했다는 설만 있다. 칠장사라는 이름은 7명의 악인을 교화하였다고 하여 칠장으로 이름을 붙였다 한다. 이후 고려말 왜구의 침입으로 전소되었다가 1506년 중종 1년 중건하고 1623년 인종 1년 인목대비가 아버지 김제남과 아름 영창대군의 원찰로 삼아 크게 중창했다.

칠장사 대웅전

조선시대 권력자들이 사찰을 장지로 쓰기 위해 사찰을 불태워버리는 일이 비일 비재 했는데 1674년 현종 15년에도 이런 이유로 전소되었다가 중건하고 다시 전소되는 일을 반복한 칠장사는 1877년 고종 14년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경내에는 12동의 전각이 남아 있는데 모두 이후에 재건한 것들이다. 남아 있는 문화재로는 혜소국사 탑, 탑비, 철제 당간 등의 유물이 남아 있다. 고려시대 혜소국사에 의해 중건된 칠장사에는 안성에서 태어나 83세 나이로 칠장사에서 입적한 혜소국사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칠장사 천황문

그리고 칠장사에는 두 가지 설화가 내려오는데 하나는 누구나 잘 아는 조선시대 어사 박문수에 관한 것이다. 박문수가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가는 도중 칠장사에서 하루를 묵었는데 나한전에 기도를 드리고 꿈속에서 나온 시제가 과거시험에 그대로 나와 과거에 급제하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칠장사 나한전은 지금도 입시철이면 많은 학부모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궁예가 어린 시절 칠장사 근처에서 자랐는데 칠장사에는 궁예가 활쏘기 연습을 했다는 궁터가 남아 있다.

칠장사 대웅전

특별한 문화재도 없고 이름 없는 작은 사찰이지만 그래도 절집은 절집이다. 역사도 역사거니와 전각 배치나 가람의 배치 등 규모가 좀 작을 뿐 여느 사찰에 비해 크게 뒤질게 없는 곳이다. 안성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듯 넓은 주차장에는 평일인데도 방문객들이 서너 명씩 찾아들고 주차장 한쪽에는 지방정부가 세워놓은 커다란 안내문도 세워 놓았다. 다만 대중교통이 없어 자가용을 가지고 오지 않는 한 다녀갈 길이 없다는 게 흠인 듯했다.   

[ 칠장사 웹 버전 사진 더 보기 ]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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