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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nuri Apr 14. 2016

독락당

獨樂堂

옥산서원에서 북쪽으로 10여분을 걸으면 회재 이언적의 고택 독락당이 나타난다. 이집의 주인 회재 이언적은 외삼촌 손중돈의 집이 있는 경주 양동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김종직의 문하생인 손중돈에게 사사를 받아 1513년 생원시와 1514년 문과에 급제하고 훗날 영남학파의 중요인물로 추대 되고 1610년 광해군2년 동국18현으로 문묘에 배향된 조선시대 전기 대 유학자이다. 독락당은 중종25년 척신 김안로의 등용을 극력 반대하다 탄핵되어 낙향한 이언적이 지은집으로 1537년 중종32년 복직될 때까지 기거하면 후학을 양성한 곳이다. 

독락당은 경주시내에서 하루에 몇 번 버스가 다니고 있고 안강읍내에서 택시를 이용 할 수 있는 곳이다. 인근에 경주 양동마을등 주요관광지가 많아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인데 독락당에는 매표소가 없다.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는 그저 평범한 시골마을이다. 그래서 여기 뭐 볼게 있어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회재 이언적이 아니더라도 한국건축의 특징을 잘 느낄수 있는 품격있는 고택 독락당이 자리잡고 있다.

국가지정 문화재 보물 제413호로 지정된 독락당은 정확히 말하면 독락당의 사랑채는 정면4칸, 측면2칸의 단층팔작 지붕집이다. 서쪽에 정면 1칸, 측면 2칸의 온돌방을 두고 동쪽의 정면 3칸, 측면2칸에는 전부 우물마루를 깔아 사랑대청으로 만들고 대청마루 중앙에는 온돌방의 중앙에 네모진 기둥을 세웠다. 온돌방에는 띠살 창호를 했고 대청에는 정면 3칸을 창호 없이 모두 개방해둔 구조를 하고 있는 목조건축물이다.

독락당은 정문에서 바라보면 그저 평범한 고택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집의 백미는 고택 옆을 흐르는 계속에 내려가 보면 잘 알수 있다. 옥산서원으로 이어지는 개울은 개울치고는 크고 계곡치고는 작아 보이는 듯 한데 계곡의 경사면을 그대로 건축에 이용하여 마치 누각을 세우듯 고택의 일부를 계곡의 경사면에 걸쳐 놓고 집안에 정자를 만들어 놓은 듯 독특한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전국의 여러 건축물들을 탐방하고 다녔지만 이런 구조는 독락당에서 처음 발견하게 된다.

계곡은 봄여름가을겨울 다른 옷을 갈아 입을 것이고 아름다운 자연의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자연속에 그대로 올려놓은 듯한 독락당의 구조가 참으로 절묘한 것이였다. 조금은 삭막한 겨울이어서 아쉬웠을 뿐 그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충분한 것이었고 구조와 위치는 정말 넘치는구나 하는 느낌이다. 옥산서원에서 느낀 한국건축의 특징인 차경의 개념을 독락당에서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회재 이언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해 집에 돌아와 간략하게 그의 출생과 교육과정 등을 찾아보았다. 기록을 찾아보면서 이언적이 과거 급제후 공직생활을 하면서 탄핵과 유배를 두러워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지켰던 강직했던 삶의 흔적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의 이런 성품을 이해하고 나니 자연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독락당과 인근 옥산서원의 자태가 한눈에 그려지는 듯했다.  

[독락당 웹버전 사진더보기]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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