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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nuri Apr 14. 2016

옥산서원

玉山書院

경주시 북쪽 안강읍에는 여러 가지 문화유산이 남아있다. 특히 유명한 것이 경주 양동 전통마을인데 양동마을을 구경 갔다가 시간이 남아 가장 가까운곳에 위치한 옥산서원을 찾은 것이 처음 이였다. 한 여름 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 옥산서원 앞 계곡과 너른 바위, 우겨진 녹음 때문에 마치 무릉도원 입구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그런 풍경 이였다. 옥산서원은 녹음에 무쳐 보일 듯 말 듯 신비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데 서원자체보다 이 신비스러운 모습이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다.

옥산서원은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에 자리 잡고 있다. 경주시내에서 버스도 다니고 안강읍 내에서 택시를 타고 들어 올수도 있는 곳이다. 1572년 선조 5년 당시 경주부윤 이였던 이제민이 회재 이언적 선생의 뜻을 기리고자 그의 고택 독락당 아래 사당을 세웠고 사액을 요청하여 1574년 선조 7년 사액서원이 되었다. 조선시대 유학자 회재 이언적을 모시는 옥산서원은 그 이름값을 하는 듯 한 아우라를 뽐내고 있다.

1967년 사적 제154호로 지정된 옥산서원의 내부는 전형적인 서원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으나 구석구석 특색을 잘 가미해 놓은 것 같았다. 전면에 구인당이라는 당호의 강학처를 두고 후면에 사당을 배치 중심축을 중심으로 문루,강당,사당을 질서 정연하게 배치해놓았다. 정문은 서향에 내고 정문을 들어서면 누각 무변루가 나타나고 이어서 계단을 오르면 마당이 펼쳐진다. 마당 정면에는 구인당, 좌우로는 기숙사격인 민구재와 암수재가 들어서 있고 구인당 뒤편에는 이언적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사당 체인묘가 자리 잡고 있다.

옥산서원은 서원건축물 자체보다 주변 풍경이 압도적이다. 어떻게 이런 위치를 잡았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로가 나 있는 계곡 반대편에서 건너오려면 외나무 다리를 건너야하는데 그리 아슬아슬한 다리는 아니지만 건너편 옥산서원을 바라보면서 건너려니 묘한 긴장감이 흘렸다. 외나무 다리를 무사히 건너면 너른 바위 위를 걷게 되는데 여길 지나면 옥산서원 앞에 서게 된다.

자연을 그대로 두고 자연경관과 잘 어울리도록 건축하는 것이 한국건축의 가장 큰 특징이다. 자연을 해치거나 억눌러서 경관을 변형시키지 않도록 하고 오히려 건축에 의해 자연경관의 허점을 보완, 건축물이 더욱 돗보이도록  하는 것이 한국건축의 핵심인데 이런 한국건축의 특징에 딱 맞는 건축물이 옥산서원이 아닌가 한다. 자연속에 그대로 내려 앉은 듯한 모습 그래서 마치 자연과 원래 하나였던 듯한 자연스러움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만 같다.

또한 한국건축에는 차경이라는 독특한 기법이 있다. 차경이란 자연의 풍경을 빌려온다는 뜻인데 이곳 옥산서원은 한발 더 나아가 자연 풍경을 그대로 옥산서원 앞 정원처럼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계절별로 바뀌는 풍경이 달력을 넘기는거 처럼 옥산서원의 자연정원이 되어 버린다. 조선시대 국가이념이기도한 유학에 대해 그리 관대한 평가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런 곳에서 공부를 하고 학문을 연구한 인재들이였다면 최소한 제대로 된 인성을 갖추고 그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옥산서원 웹버전 사진더보기]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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