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게가 되어

20250827 수요일 조치원역~전의역 15.7km

by 일곱째별


20250827 수요일 칠게의 날 조치원역~전의역 15.7km(누적거리 139.8km)


전체구간 중 최장 거리 날, 아침 7시 8분에 기차에서 내렸다. 이날부터 합숙에 들어가느라 옷과 침구가 든 배낭과 카메라 든 배낭과 노트북이 든 가방에 보조 가방까지 주렁주렁 들고 오느라 행진 시작도 전에 진이 다 빠졌다. 그런데 단출한 차림의 한 분이 다가왔다. 영국과 핀란드에서 수년간 있다가 익산에서 잠시 거주한다는 분이었다. 수라갯벌을 살리고 새만금신공항을 반대하는 이들은 의외로 다양했다.


조치원역에서 40명이 출발했다. 그런데 전동면 행정복지센터에 닿기 전에 전국 녹색연합에서 40여 명이 합류했다. 가는 곳마다 공사 중인 길을 걸어 내 사랑 배롱나무를 지나 총 80여 명이 그 힘들다던 6.25 전적지 개미고개에 올랐다. 우금치 때보다 길고 높은 구간이었지만 거뜬히 넘었다. 미리 오신 신부님은 황조롱이를 새기고 계셨다.




전의역에서 돌아가며 소감을 말하고 행진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새, 사람행진단의 문정현 신부님, 완두와 김연태 단장님, 딸기, 오이, 프코, 가지가지, 재깍재깍, 작두, 해당화, 공룡 설해, 알알이, 해초, 나 14명은 구미로 향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 598일째 <우리는 만나야 한다> 문화제, 박정혜 동지를 만나기 위해서.


‘지상과 고공의 거리

기업과 노동자의 거리

세상과 나의 거리

너와 나의...

그날이라도 우리 함 만나자

지금, 가장 뜨겁고 혹독한 자리

분하고 억울하다 허공 중에

십자가로 매달린 정혜와 동지들 곁에서

밥 한 술

시 하나

노래 한 줌

우리 나누자’는 문자를 보냈던 해남 나무의 사회와 노래와 여수에서 음식을 해 온 이광일 한승희 부부,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이자 광주 기아자동차 노동자 양기창 시인의 시 낭송과 노래로 세상을 어루만지는 지음 오지은의 노래가 이어졌다.

종일 16km 가까이 걸은 새,사람행진단은 골판지에 글씨를 쓰고 전구를 달아 정혜 동지 보라고 들고 서 있었다.


‘박정혜가 옳다’

‘새는 하늘로 사람은 땅으로’

‘이제는 우리가 빛이 될 차례’

불탄 지 22개월 된 공장 고공에 박정혜는 598일째 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울, 봄, 여름을 맞고 있었다.


그날은 칠석이었다. 문정현 신부님이 견우가 되어 노래를 부르셨다. 구미로 가는 차 안에서 나무가 휴대전화기로 보내드린 반주를 내내 귀에 대고 들으며 가셨던 그 노래, ‘직녀에게’. 여든여덟 살 신부님이 애절하게 목놓아 호소하는


“우리는 만나야 한다.”


지난 7월 26일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이 다녀갔고, 고공농성 599일째인 다음날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대표가 방문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본사인 니토덴코는 평택공장으로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일곱 명에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598일째 고공의 박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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