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8 목요일 전의역~천안 흥타령관 14.9km
전의역 앞에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보건의료노조 단국대의료원지부 등에서 오셨다. 새,사람행진 SNS를 보고 과일음료수를 사 오신 지역 주민은 감사하다며 울먹이셨다.
스트레칭과 줄장지뱀의 외침 낭독 후 기준 할아버지 문정현 신부님의 외침으로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행진 대열는 항상 잘 걷는 사람이 뒤로, 힘에 부치는 사람이 앞에 선다. 고로 금속노조 충남지부가 맨 뒤 열에 섰다.
전의면 1차선 시골길을 지나갈 때는 면민들의 반응이 따뜻했다. 청명과 작두와 해당화, 세 흥자매가 그 기세를 끌여올려 노래하며 행진했다. 줄장지뱀의 날인 이날 진짜 뱀을 보았다. 걷다 보면 저 멀리 파란 옷의 영길 샘이 우리를 촬영하고 있는 게 보인다. 휴식처에 당도한 것이다. 그 옆엔 예의 신부님이 계신다. 이날은 가마우지를 나무에 새기고 계셨다.
대도시 천안에 들어서면서 거리 폭도 넓어지고 차량도 늘었다. 그래도 천안에선 호두과자를 먹어줘야지. 휴식 시간에 답사 때 들렀던 호두과자 가게에선 얼음물을 몇 사발 내어주셨다.
다시 행진하려는데 큰뒷부리도요를 모신 세발자전거 앞바퀴 바람이 빠져있었다. 마침 근처에 오토바이 수리점이 있어서 급한대로 바람을 넣어 출발했다.
다시 행진하는데 경쾌한 경적이 옆에서 들렸다. 대전에서 온 데모 자매와 한밭레츠 순옥이 점심밥을 싸 오는 소리였다.
잠시 후 신부님과 영길 샘이 겨우 찾아낸 그늘인 다리 밑에서 뻥튀기 접시 위 오색 주먹밥과 오이냉국이 기다리고 있었다. 신부님은 다리 밑 그 자리를 구하시느라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 땡볕 아래 그늘이란 무더위를 불평하던 요나의 덩굴만큼 귀한 자리였다. 행진단에게 필수인 그늘을 잘 찾아주신 신부님은 밥을 다 먹은 우리에게 지팡이를 짚고 포도를 송이송이 전달해주셨다. 그날 길 위의 신부님 거친 발을 다시 보았다.
그러던 중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정혜 동지가 고공농성 600일째인 다음 날 내려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날 보고 왔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문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틀 만에 내려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노사합의 소식은 어디에도 없고, 노사교섭 주선과 외국인투자기업 ‘먹튀방지법’입법을 약속한 조건으로 고공농성을 끝낸 것이다. 정혜 동지가 내려온 건 천만다행한 일이었지만 참담한 마음이 차올랐다. 우리 노동자를 일개 부품으로 아는 일본 기업에 대한 분노와 제 나라 노동자를 충분히 보호해 주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렇게 3km를 더 걸어 흥타령관 앞에서 헤어졌다. 자전거에서 내린 큰뒷부리도요는 잠시 다리를 잃어 황망해 했지만, 행진 후 찾아간 자전거 수리점에서 새,사람행진단이 좋은 일 한다며 자전거를 무상으로 고쳐주시고 캔커피도 주셨다. 고로 큰뒷부리도요는 천안 인심으로 다시 빵빵한 다리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