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노우사파이어

<굴뚝새와 떠나는 정원 일기> 문학나눔 도서 보급 선정

by 일곱째별


이른 아침 마트에 갔다.

꼭 필요한 생필품 조금만 사려고 했다.

달걀, 두부, 과일, 요거트 그런.


그런데 로컬푸드 코너 구석 화원에 머물렀다.

지난봄 목마가렛을 샀던 그곳.

잎 넓은 식물을 집에 들이고 싶었다.


'그동안 너무 뾰족하게 살았어.

침엽수 말고 활엽수가 좋아.

공기 정화 측면에도 그렇고.'


딱 하나 있는 활엽수 스노우사파이어.


'그런데, 너. 집에 붙어 있을 거야? 생명을 집에 들이는데 괜찮겠어?'


내 마음이 물었다.

마침 스노우사파이어는 흠뻑 젖어 있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지금은 사나흘이나 일주일에 한 번, 겨울엔 보름에 한 번 물을 주면 된단다.


'그 정도면 돌아오겠지.'


나를 설득했다.

사과 대신 스노우사파이어 화분을 샀다.


집에 오면서 혼자 묻고 답했다.

'이제 정착하려는 거야? 왜 생물을 들여놓는 거지?'

'얘는 가볍잖아.'

'뭐 축하할 일이라도 있어?'

'응.......(보통 사고 싶은 걸 사고 나서 그걸 정당화하려고 산 이유를 정한다. ㅎ)

<굴뚝새와 떠난 정원 일기>가 2025년 문학나눔 도서 보급 사업에서 선정됐잖아.

십 대 일도 넘는 경쟁률에. 그것도 일곱 번째로.

이제 내 책이 전국 도서관, 사회복지시설, 인문시설, 해외문화원 등에 보급되는 거야. '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승소한 날 책과이음 대표님이 알려주셨다.


'별 작가님

반가운 소식 하나 더 전해드려도 될까요'



초록이 좋다.

어제 텃밭에서 따먹은 호박도

<오래된 미래>에서 산 휘리의 <곁에-있어>도

눈 덮인 초록 같은 스노우사파이어도



<굴뚝새와 떠나는 정원 일기>도.



keyword
작가의 이전글소유하지 않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