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쉽게 잠에 들지 못합니다
앙푸는 오늘도 별다른 일을 한 바 없습니다. 다만 잠은 일찍 자야 한다고, 어릴 적 같이 살던 엄마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게 생각났을 뿐입니다. 이부자리에 누웠지만 앙푸는 내일이 막막하여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합니다. 내일만 그럴까요. 모레도, 일주일 후도, 한 달 후도 확실한 게 없습니다. 온갖 영감이 스칠지언정 정돈되지 않은 미래와 후회가 덕지덕지 묻은 과거가 희미하게 뒤섞일 뿐입니다.
고요한 적막과 새까만 어둠이 저를 뺀 모든 세계를 집어삼키는 것만 같습니다. 앙푸는 자신의 윤곽선을 일러스트레이터 툴로 따내는 과정을 상상해봅니다. 그렇게 오려낸 스스로를 까만 바탕에 옮겨 붙이면 딱 지금일 거라고요. 그 속에서 아무 근심 없이 열심히 헤엄치기만 하라고 누군들 말해준다면 기꺼이 그럴 것입니다. 사실 이 아늑한 어둠에 무너지듯 잠기고 싶습니다. 그러기에는 근심이 많은가 봅니다. 아직 앙푸의 눈꺼풀은 영 가볍습니다.
누군가가 알려주면 좋으련만, 어렸을 땐 어른들 말을 듣는 게 싫었는데. 싫어했던 것들이 간절해지는 밤이라고 앙푸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