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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팀장 Nov 22. 2022

도서 리뷰 <프레임-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님의 <프레임-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리뷰.


 초판 지은이의 말에서 저자가 이야기했듯 이 책은 우리 마음의 한계성에 집중한다.

 단지 마음먹는 것만으로는 우리가 생각한  효과가 얼마 가지 못하는 이유를 우리 마음속에 있는 프레임의 원리를 빌어 설명하는 책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서문에서 의도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은 배제하고 연구 결과에 충실한 책을 쓰고자 노력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최인철 교수

그런 이유로 딱히 '이렇게 해라', '저렇게 살아라' 하는 식의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저자가 설명하는 우리 마음속의 프레임에 관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를 바꾸는 지혜의 길에 이르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심리학에 관한 각종 실험을 인용하여 설명하는 형식이지만 그 안에서 얻게 되는 깨달음은 마치 철학 책 한 권을 읽은 듯한 충만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 프레임, 세상을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책에서는 우리 마음의 프레임을 10개의 챕터로 구성하여 실제 행해졌던 실험을 예시로 들며 설명하고 있다.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지점이 계속해서 나오는데, 그 10개의 챕터는 아래와 같다.


■ 프레임의 10가지 Chapter


1. 프레임에 관한 프레임

2. 나를 바꾸는 프레임

3. 세상, 그 참을 수 없는 애매함

4. 자기 프레임, 세상의 중심은 나

5. 사람인가 상황인가, 인간 행동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

6. '내가 상황이다'의 프레임

7. 현재 프레임, 과거와 미래가 왜곡되는 이유

8. 이름 프레임, 지혜로운 소비의 훼방꾼

9. 변화 프레임, 경제적 선택을 좌우하는 힘

10. 지혜로운 사람의 11가지 프레임


 최인철 교수는 이 중에서도 1 챕터와 6 챕터를 본인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으로 집중해서 읽을 것을 권한다.


 1 챕터에서는 다양한 프레임의 예시를 통해 프레임의 본질을 설명하여 프레임 자체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프레임은 다양한 형태를 지니며, 우리의 기정, 전제, 기준, 고정관념, 은유, 단어, 질문, 경험의 순서, 맥락 등이 그 대표적인 형태이다.

 각각의 형태의 프레임을 적절한 예시를 통해 쉽게 설명하기 때문에 '아, 이래서 그런 거였구나' 하며 특정 상황에서 내가 행했던 행동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동시에 전체적인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프레임'이라고 하면 '마음가짐'과 동의어로 생각하게 되고, 좋은 프레임을 갖추려면 좋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결심하지만 이 책에서는 프레임이 '결심'의 대상이 아니라 '설계'의 대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프레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지 결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언어와 은유, 가정과 전제, 단어와 질문, 경험과 맥락 등을 보다 분석적으로 점검한 후에 더 나은 것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프레임은 결국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만 객관화하여 바라보고 분석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6 챕터에서는 '내가 상황이다' 프레임을 통해 내가 누군가에게는 또 하나의 프레임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


 타인의 어떠한 행동을 유발하는 원인이 정작 나임에도 불구하고 '원래 저 사람은 저래'라는 생각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며, 타인에게 미치는 나의 영향력을 직시하는 것이 지혜와 자기 성찰의 완성이라 말하고 있다.


 '내가 상황이다'의 프레임을 통해 궁극적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스스로 좋은 프레임을 통해 빛나는 존재가 되어 다른 사람들의 기준까지 바꿔주는 존재가 되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내면의 목소리인 프레임이 개인적인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영역으로 확장되어 나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지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좋은 프레임은 나를 바꾸는 역할을 하지만, 그렇게 바뀐 나는 빛나는 C가 되어 사람들에게 새로운 프레임이 될 수 있다. 
'저런 못된 사람에 비하면 나 정도는 괜찮다'는 소극적 위안과 안일함을 우발하는 프레임이 아니라 '저 사람처럼 사는 게 정말 잘 사는 거야'라고 기준을 바꿔주는 C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상황이다'를 굳이 강조하고 싶었던 이유다.




개인적으로는 특정 사건을 볼 때 사람 프레임이 아닌 상황 프레임으로 판단해야 함을 강조하는 5 챕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2차 대전 당시 히틀러의 2인자로 온갖 전쟁 범죄를 저지른 아돌프 아이히만은 우리가 지닌 '사람 프레임'에 따르면  원래 그런 죄악을 저지를 사람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돌프 아이히만


즉, 그런 끔찍한 악을 행하는 자는 극소수의 악인들뿐이라고 규정하며, 우리는 그러한 죄악과는 무관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에서 아이히만의 범죄를 극소수인 '악인의 산물'이 아니라 '상황의 산물'로 규정하였다.

 즉, 누구라도 아이히만과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그러한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책이 출간되자 아렌트의 시각은 많은 사람들, 특히 유태인들의 분노를 유발하여 그녀는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누구보다 유태인으로서 나치의 핍박을 받았던 그녀는 인간의 내면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매우 정확하게 분석하여 그러한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러한 극단적인 예가 아니더라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사람 프레임만을 고수한다면 인간관계에서 서로에 대한 오해가 끊이지 않을 것이고, 결국 우리는 정확하지 않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도 '상황'보다는 '사람'에 프레임을 맞추고 그 사람 자체를 비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쟤는 늘 저런 식이라 맘에 안 들어.' 하는 생각으로 상대를 비난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그럴 때마다 초점을 그 사람에서 '상황'의 프레임으로 바꿔 볼 수 있다면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오해와 갈등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초판이 출간된 것이 2007년이고 그 후로 심리학 열풍이 불면서 워낙 많은 심리학 책들이 사랑받았기 때문에 심리학 책을 많이 읽은 분들에게는 크게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심리학에 대한 이해도가 없더라도 천천히 읽어가며 우리의 심리를 지배하는 '프레임'에 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길잡이와 같은 책이다.


 나는 이러한 상황에 왜 이렇게 반응을 하는지, 나는 왜 이런 편견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고 싶은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거창하게 세상을 보는 눈이 변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적어도 자꾸만 오해하고 갈등하게 되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https://naver.me/xl18YzQC




<머리와 가슴에 새겨두어야 할 글귀>


P.12

 우리는 삶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풍경을 향유하기 위해 최상의 창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떤 프레임을 통해 세상에 접근하느냐에 따라 삶으로부터 얻어내는 결과물들이 결정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상의 프레임으로 자신의 삶을 재무장하겠다는 용기, 나는 이것이 지혜의 목적지라고 생각한다.


P.66

 사람들은 흔히 프레임을 '마음가짐' 정도로만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프레임을 갖추기 위해서는 좋은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프레임은 '결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설계'의 대상이다.


P.120

 자기라는 프레임에 갇힌 우리는 우리의 의사 전달이 항상 정확하고 객관적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가 전달한 말과 메모,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은 우리 자신의 프레임 속에서만 자명할 뿐, 다른 사람의 프레임에서 보면 애매하기 일쑤다.


P.135

 진정한 지혜는 내가 나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는 마음의 습관에서 나온다.


P.143

 우리의 경험이 천동설을 지지하더라도 과학적 연구에 의해 지동설을 믿듯이 우리의 경험이 사람 프레임을 지지하더라도 과학적 연구에 기초하여 상황 프레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람 프레임만을 고수하게 되면 인간관계에서 서로에 대한 오해는 계속될 것이고, 결국 우리는 정확하지 않은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P.188

 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내가 상황이다'라는 프레임을 장착해야 한다. 타인의 행동과 행복에 영향을 주는 자기의 힘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면 더 나은 나를 창조하려는 투지가 생길 수밖에 없다.


P.269

 선택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반드시 던져봐야 할 질문은 "내가 내린 선택이나 결정이 절대적으로 최선의 것인가, 아니면 프레임 때문에 나도 모르게 선택되어진 것인가?"이다.

 어떤 프레임으로 제시되더라도 똑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경제적 지혜의 핵심이다.



◈ 한 줄 리뷰

"나와 세상을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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