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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팀장 Jun 27. 2022

13. wRC+ _ 공격력의 척도

 안녕하세요.

 김팀장의 야알못 교실 열세 번째 시간입니다.

 장마철이라 습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네요.

 이번 주는 아무래도 우천으로 연기되는 경기들이 많이 나올 듯합니다.

 지치고 짜증 나는 날씨에 야구까지 없어서 힘든 한 주가 예상되지만 이 또한 지나가겠죠ㅎㅎ




어떤 타자가 좋은 타자일까?


Offense sells tickets, defense wins championship.


 우리 말로는 "공격은 티켓을 팔고(관중을 부르고), 수비는 우승컵을 얻는다." 쯤으로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스포츠계의 격언이죠.

 어떤 스포츠를 막론하고 우승팀 중에서 수비가 약한 경우는 잘 찾기 힘듭니다. 야구도 마찬가지고요.

 야구에서의 수비력은 투수력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대부분의 우승팀은 강력한 투수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야구에서의 투수력은 절대적이죠.


 그런데 요즘처럼 덥고 습한 날씨에 경기장을 찾아갔을 때 1 대 0 경기와 8 대 7 경기 중 어떤 경기가 더 재미있을까요?

 물론 팽팽한 투수전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1 대 0 경기도 충분히 매력적이겠지만 많은 분들이 8 대 7 경기를 선택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 끝에 1점 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둔다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맥주 한잔 원샷한 듯한 기분이 들겠죠.

 그래서 공격은 티켓을 판다고 하나 봅니다.


 8 대 7의 짜릿한 승부를 보고 나온 세 친구가 대화를 나눕니다.


 "야, 김XX 아니었으면 진짜 오늘 질 뻔했다. 혼자 홈런에, 2루타에 3타점이라니!"

 "아니지, 최OO이 4번 출루해서 다 득점한 게 더 컸지."

 "오늘은 뭐니 뭐니 해도 끝내기 안타 친 이△△가 최고 아니냐? 결승타잖아."


 보는 사람에 따라 승리의 수훈갑을 다르게 꼽는데요, 그 경기 상황에 대한 판단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평소의 성향 차이에 의해 이런 관점의 차이가 생기기도 합니다.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좋은 타자다, 어떤 식으로든 타점을 많이 올리는 타자가 최고다, 출루를 잘하고 발이 빠른 타자가 더 도움이 된다, 승부처에서 강한 타자가 진짜다 등등...

 이처럼 좋은 타자에 대한 각자의 판단 기준이 다를 텐데요. 

 그래서 좋은 타자에 대한 갑론을박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러한 논쟁에 객관적인 해답을 줄 수 있는 수치는 없을까요?



wRC+   조정 득점 생산력


 이렇게 제각각 다른 공격력의 기준을 통일시켜 선수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는 없을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조정 득점 생산력(wRC)이고 여기에 리그와 구장의 파크 팩터를 추가한 것이 wRC+입니다. 

 결국 공격력은 득점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공격력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겠죠.

 계산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wRC = (((wOBA-League wOBA)/wOBA Scale)+(League R/PA))*PA


 wOBA는 타석당 득점 기대치이고 League wOBA는 타석당 득점 기대치의 리그 평균입니다.

 그리고 wOBA Scale은 출루율과 wOBA의 비를 나타내는 상수입니다.

 League R/P는 리그 평균 득점/타석을 나타냅니다.

 

 딱 보기에도 계산하기 복잡해 보이시죠?

 맞습니다. 저나 여러분 같은 일반인들이 수치를 뽑아 계산하기는 어렵죠.

 다만 개념적으로 득점을 만들어낼 확률이 리그 평균에 비해 얼마나 더 높은 지를 나타내는 수치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리그 평균을 100으로 놓고, 각 선수의 wRC를 숫자로 표시하게 됩니다.

wRC가 110이라면 리그 평균보다 10% 더 많은 득점을 생산해내고 90이라면 10% 더 적은 득점을 생산해내는 선수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KBO 리그에 있는 10팀이 사용하는 10개의 구장들은 모두 다 다르죠.

 더 넓은 구장이 있고 더 좁은 구장이 있습니다.

 펜스가 높아 홈런 치기 어려운 구장도 있고 펜스 높이가 낮아 상대적으로 담장을 넘기기 수월한 구장도 있습니다.

 MLB의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 필드는 높은 고도 때문에 기압이 낮아 비거리가 많이 나오고 뜬 공이 홈런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은 대표적인 타자 친화 구장이죠. (그래서 FA 계약 시 콜로라도로 가는 투수들은 그 프리미엄을 받기도 합니다. 개인 기록에서 손해 보는 부분에 대한 보상이라 할 수 있죠)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


 이렇게 서로 다른 경기장에서 서로 다른 컨디션으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기록이 구장에 따라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 구장의 특성 즉, 파크 팩터를 반영하여 선수들의 기록에 대한 조정을 가해 모두가 공평한 기준을 세우게 되는데 그래서 나온 것이 wRC+이죠.  



어느 정도면 공격력이 강한 타자인가?

 

 wRC+가 115 이상이면 평균 이상의 타자라 볼 수 있고 140 이상이면 뛰어난 타자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시즌 KBO 리그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 중 wRC+가 140 이상이었던 선수는 7명이었고, 160이 넘은 선수는 3명뿐이었습니다. 

 80 미만이었던 선수도 3명 있었네요.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흔히 타점이나 홈런이 많은 선수를 강타자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작년 KBO 리그 wRC+ 상위 10명의 선수 중 홈런과 타점 중 한 부문에서도 TOP 10에 들지 못한 선수가 절반에 이릅니다.(이정후, 홍창기, 전준우, 박건우, 추신수)

 그 이유는 wRC+가 단지 타격 능력만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출루 능력과 주루 능력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득점 생산력을 나타내기 때문인데요.

 특히 LG의 홍창기는 4 홈런, 52타점으로 두 부분 모두 30위권 밖에 있었는데도 0.456으로 1위에 오른 출루율을 바탕으로 103 득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라 리그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득점 생산력을 보여줬습니다.

 타석에서 무시무시한 위압감을 주는 타자는 아니었지만 팀의 득점 생산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선수였다고 할 수 있죠.


 그러면 KBO 리그 역사상 가장 득점 생산력이 좋았던 선수는 누구일까요?

 바로 188.4의 wRC+를 기록했던 에릭 테임즈 선수입니다.

 3년간 KBO 리그에서 활약했던 테임즈는 최고의 득점 생산력을 바탕으로 MLB로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단기 임팩트는 단연 테임즈가 최고였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긴 시간 동안 꾸준히 높은 생산력을 보여준 선수는 누구일까요?

 바로 '양신' 양준혁 선수입니다.

 1년간 풀타임을 소화하면 보통 500~600 타석을 소화하기 때문에 최소 5년 이상 활약했던 선수들을 추려내려면 하면 3,000 타석 정도가 기준이 됩니다.

 3,000 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양준혁은 160의 wRC+로 1위에 올랐습니다. 


                      18년간 통산 8,807 타석을 소화하며 상위 10명의 선수 중에서도 가장 오랜 기간 많은 타석을 소화하며 꾸준히 높은 생산력을 발휘했기에 1위에 오를 수 있었죠. 

 신인이었던 1993 시즌에 212라는 충격적인 wRC+를 기록하며 등장해 160이라는 Excellent 등급(최상급)의 생산력을 커리어 내내 유지했던 어마어마한 타자였습니다. 

 '양신'이라는 별명이 전혀 과하지 않죠. 득점 생산력에 관한 한 신급의 능력을 보여줬다 할 수 있겠습니다.

 통산 wRC+ 상위 10명 중 현역 선수인 최형우와 박병호가 150이 안되고 에이징 커브에 들어갈 나이가 됐기 때문에 당분간 그의 기록은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선수의 공격 능력을 종합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wRC+에 대하여 살펴봤습니다.

 요즘은 야구 중계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수치이니 TV로 경기를 지켜보시다가 들으실 수도 있겠네요.

 야구의 재미를 느끼시는데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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