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팀장 Sep 23. 2022

도서 리뷰 <주식시장의 17가지 미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정말 진실일까?

 켄 피셔의 <주식시장의 17가지 미신> 리뷰.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알려진 투자의 전설 필립 피셔의 아들이자 본인 역시도 월스트리트 최고의 전략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켄 피셔.

 그가 알려주는 우리들의 투자를 망치는 주식시장의 17가지 미신에 속지 않는 방법.

 

 길게 이어지고 있는 하락장을 지나며 날이 갈수록 더더욱 불안해지는 투자자들이 실수를 저지를 확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실수의 이유가 되는 것들은 주로 우리가 법칙 또는 정설이라고 믿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통용되는 이야기들이다.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된 실수들은 우리의 투자를 망치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이 실수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 책에서 켄 피셔가 미신이라고 주장하는 그 17가지의 잘못된 믿음은 다음과 같다.


 1. 채권은 주식보다 안전하다?

 2. 자산 배분은 나이에 맞춰서 하라?

 3. 변동성이 가장 중요한 위험 요소다?

 4.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5. 원금이 보장된 고수익 추구는 가능하다?

 6. GDP보다 주가가 높으면 주식시장이 폭락한다?

 7. 주식은 늘 10% 이상의 수익률을 낼 것이다?

 8. 고배당주로 확실한 소득을 얻을 수 있다?

 9. 소형 가치주가 항상 우월하다?

 10. 확신이 설 때까지 기다리는 게 옳다?

 11. 손절매가 손실을 막아준다?

 12. 실업률이 상승하면 주가가 하락한다?

 13. 미국은 부채가 과도하다?

 14. 달러가 강세면 주가가 상승한다?

 15. 사회 혼란이 주가를 떨어뜨린다?

 16. 뉴스를 이용하라?

 17. 좋은 투자 기회는 꽉 잡아라?


 당신은 저 중에서 몇 가지를 사실이라 믿고 있는가?

 아마도 1번이나 8번, 그리고 10번, 11번, 12번, 15번, 17번은 상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는 어떤 것들은 터무니없었고, 몇 가지는 의심을 품고 있었지만 적어도 1번과 11번은 당연한 상식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책에서는 17가지의 미신들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지만 여기서는 내가 믿고 있던 두 가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다.




채권이 주식보다 안전한 거 아니었어?


우리는 보통 채권은 주식보다 변동 성이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생각하고, 그런 이유로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침체되어 있을 때는 채권을 방어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피셔도 역시 단기적으로는 채권의 변동성이 주식보다 작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는 것'이라는 투자의 목적을 생각하면 '단기적으로 작은 변동성'은 안전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20년 이상의 긴 기간을 기준으로 하면 주식의 수익률은 채권보다 훨씬 높고, 변동성도 오히려 채권보다 작아진다.

 피셔는 이러한 사실을 1925년부터의 미국 주식과 채권을 비교한 수치를 근거로 제시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주식이 채권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채권이 주식보다 안전하다고 믿는 것은 결국 단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이익의 기쁨보다 손실의 고통을 2배 이상 크게 느끼고 피하려는 우리의 손실 회피 본능이다.

 그러한 이유로 미국의 주식은 연간 수익률이 플러스였던 경우가 전체의 73%였으나 대중매체와 전문가들은 늘 주가 하락의 위험을 부풀려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멘탈의 문제이다.

 단기적인 등락을 견디고 오래 버틸 수만 있다면 더 높은 수익률과 더 작은 변동성을 보이는 주식은 채권보다 안전한 자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손절만 잘해도 되는 거 아니었어?


'나는 20% 손실을 보면 바로 손절해.' 또는 '10% 이상의 손해는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손절해야 해.'처럼 본인만의 손절 기준을 갖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고, 그러한 투자자를 원칙 있는 투자자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아무런 기준도 없는 사람들보다는 낫다.

 그 기업에 문제가 있어 전체 시장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주가가 계속 빠지고 있다면 정리해야 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자의적인 기준에 맞춰 기계적으로 손절매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피셔는 과거의 주가 흐름으로 미래 주가의 흐름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하락하는 주식은 계속 하락하고 상승하는 주식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의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하락하는 주식이 계속 하락하거나 반등할 확률은 기본적으로 반반이기 때문에 하락하는 주식이 앞으로도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에 의해 손절매하는 것은 동전 던지기와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기준으로 통용되는 하락폭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 개인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그 폭이 정해지고, 때로는 더 이상의 하락을 견디기 힘들다는 감정적 이유로 행해지는 손절매는 이성적이지 못하다.

 손절매한 후에 새로 매수한 주식이 반드시 오른다는 보장도 없다.

 올해 손절매한 주식이 이듬해에 폭등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수익을 챙길 기회를 날리면서 거래 비용만 발생하게 되며,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 계좌가 녹아내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손절매가 손실을 막아준다는 우리들의 통념도 채권이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믿음과 마찬가지로 단기적인 관점과 손실 회피 편향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역시 주식 투자는 멘탈을 단단히 부여잡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변동성에 대한 과도한 경계나 고배당주에 대한 과한 믿음, 그리고 실업률과 주가의 상관관계에 대한 오해 등 주식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우리들의 믿음에 대해 피셔는 근거를 들어 반박하며 그러한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지적한 미신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것들로 주식시장에 불필요한 공포감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투자자들은 잘못된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믿어야 할 것은 미신들이 아니라 책에서 여러 번 언급했던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는 이윤 동기, 즉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의지와 노력이고, 그러한 이윤 동기에 의해 인류는 난관에 직면해도 극복하는 강한 회복력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인류의 회복력은 곧 자본시장의 회복력이고,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이 우리가 믿어야 할 사실이지 않을까.


 각자 믿고 있는 주식시장의 미신과 그에 대한 피셔의 반박을 읽다 보면 이 책의 서문에 나오는 이 문장이 떠오를 것이다.


우리는 안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서 항상 질문을 던져야 한다.


 흉흉한 시장을 겪고 있는 투자자라면, 우리의 잘못된 통념을 건드리는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멘탈을 다잡는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https://naver.me/IIfrQvD5



<머리와 가슴에 새겨두어야 할 글귀>


P.31

 단기적으로는 채권의 평균 변동성이 주식보다 훨씬 작다.

 그러나 투자의 목적이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려 목표를 달성할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면 '단기적으로 작은 변동성'은 안전의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

 20년이나 30년 동안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높지 않아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면 그때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P.114

 일반적으로 가치주가 인기를 끌 때는 고배당주도 인기를 끈다.

 그리고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실적이 저조할 때는 고배당주도 실적이 저조하다.

 가치주가 항상 더 나은 카테고리는 아니다. 성장주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기도 한다.

 주식에서는 어떤 카테고리도 항상 시장을 주도하지는 못한다.


P.131

 투자자는 한 카테고리와 영원한 사랑에 빠져서는 안 된다.

 사랑은 현실을 못 보게 만드는 일종의 편견이기 때문이다.


P.137

 '확실성'은 자본시장에서 가장 값비싼 요소 중 하나다.

 위험이 가장 작은 시점은 공포감이 절정에 이르고 투자 심리가 가장 암울한 때, 바로 약세장이 바닥에 도달할 무렵이다.

 확실성은 예외 없이 착각이며 그것도 매우 값비싼 착각이다.


P.155

 손절매가 손실을 막아준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수익을 놓칠 가능성을 높이고, 거래 비용만 확실히 늘릴 뿐이다.

 그래서 주식 중개인은 줄기차게 손절매를 권유한다.

 손절매가 실적을 높여준다는 증거는 없는 반면, 실적을 낮춘다는 증거는 수없이 많다.


P.165

 주식시장은 경제 흐름을 알려주는 최고의 선행지표다.

 투자자들은 경제 회복을 알려주는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미리 주식을 사서 가격을 띄운다.

 따라서 주식이 선행하고 실업률이 후행한다면 높든 낮든 실업률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없다.


P.221

 이윤 동기는 자본주의의 근간이며,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자본주의적인 나라가 더 번창하는 이유다.

 인류가 난관에 직면해도 이윤 동기는 약해지지 않는다.

 자본시장의 회복력이 강한 것은 인류의 회복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 한 줄 리뷰

    "모든 문제는 뭔가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시작된다."





#주식시장의17가지미신#켄피셔#워런버핏#필립피셔#채권#손절매

매거진의 이전글 도서 리뷰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