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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팀장 Sep 22. 2022

도서 리뷰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경기 자가에 중견기업 다니는 김 부장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송희구 님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리뷰.


 이미 많은 분들이 읽었을 베스트셀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은 꼭 한번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 때늦었지만 리뷰를 써본다.


 이 책을 쓴 송희구 님은 전문 작가가 아닌 11년 차 직장인으로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자신의 블로그에 김 부장 이야기를 연재했다고 한다.

 속도감과 몰입감 있는 문체로 요즘 시대의 직장인 이야기를 극사실주의적으로 그렸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조회수 1000만을 돌파하고 책으로 출판된 것도 모자라 드라마 제작까지 결정되었다.

 

 대체 어떤 이야기길래 그토록 폭발적인 반응일까 궁금한 마음에 1권을 펼치게 되었고 몇 장을 넘기고 나니 금세 푹 빠져버리게 됐다.

 3권까지 다 읽는 데 채 반나절도 걸리지 않았을 만큼 말이다.

 그만큼 몰입감 강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고,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 쉽다, 재미있다, 하지만 무겁다...


 이 책을 읽고 받은 느낌은 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어쩌면 한없이 어렵고 무거울 수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진정한 자유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쉽고 깔끔하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책의 제목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지만 주인공은 김 부장만이 아니다.

 1권은 단 한 번의 승진 누락도 없이 부장까지 승승장구해온 대기업 김 부장의 이야기이고, 2권에서는 김 부장의 직장 후배들인 정대리와 권사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지막 3권에서는 1,2권에서 회사일도 잘하고 부동산 투자에도 능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완벽한 남자로 등장했던 송 과장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맺음을 하고 있다.


 40대의 닳고 닳은 직장인의 상징인 김 부장과 요즘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정대리와 권 과장, 그리고 그 사이에 끼인 30대 중반의 송 과장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상당히 무겁다.

 20대부터 40대를 아우르는 인물들을 각각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풀어내 폭넓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른 이유였을 것이다.


■ 미성숙한 중년, 김 부장

 이 책의 제목대로 김 부장은 대기업에 다니면서 서울에 자가 아파트를 소유한 나름 성공한 인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회사에서의 입지를 키워왔고 임원 승진의 문턱에 서 있는 뼛속까지 직장인이다.


 대기업 부장이라는 강한 프라이드로 살아가던 그는 하루아침에 공장으로 좌천됐다가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되고, 설상가상 신도시 상가 사기까지 당하게 되어 퇴직금을 전부 날리게 된다.

 그가 회사에서 밀려나고 사기까지 당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건 자신에 대한 과도한 믿음과 회사일 외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우물 안 개구리였기 때문이다.


 그토록 믿어왔던 자신의 방식이 결국 회사를 떠나야 했던 이유였고, 부동산 투자에도 능해서 서울 자가 아파트를 갖고 있다는 믿음도 주변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자신이 뒤처져 있음을 깨닫고 무너지게 됐을 때, 그가 무너져 내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자기만의 틀에 갇혀 직장 후배들이나 아들, 그리고 아내의 생각을 무시하고 지금 자신에게 벌어진 문제의 원인도 남들에게서만 찾으려 했던 미성숙한 중년.

 그것이 바로 김 부장의 본모습이었던 것이다.

 

 많은 것을 잃고 난 후, 형이 운영하는 세차장에서 새로운 노동의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게 된 김 부장은 비로소 남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나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



■ 열등감 덩어리 정대리

 김 부장의 부하직원인 정대리는 끊임없이 소비하며 만족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여자 친구를 위한 프러포즈에 한 달 월급의 대부분을 쏟아붓고 백화점의 신상은 일단 사야 하는 사람으로, 사고 쓰고 인스타에 올리는 게 그가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당연히 모아놓은 건 없었고 빚과 카드에 의지해서 시작한 결혼생활도 결국은 파탄에 이르게 된다.


 카드까지 정지되며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든 정대리의 소비는 결국 열등감에서 나온 것이었다.

 부자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그 친구들을 따라가기 위해 분수에 넘치는 소비를 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인생은 바닥을 뚫고 지하실까지 떨어질 위기이다.


■ 현실의 벽을 뛰어넘으려는 권사원

 팀의 막내인 권사원은 야무지게 일 잘하는 똘똘한 사원이다.

 그녀에게는 경제관념이라고는 눈 씻고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 없는 마마보이 남친이 있었다.

 오래 만나왔고 결혼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생각에 그와의 결혼을 추진하지만 변하지 않는 남친의 모습에 실망을 거듭하다 결국 결혼을 포기하게 된다.

 회사에서도 자신의 보고서를 김 부장이 멋대로 고쳐서 발표해 버리고 팀 내 역학관계로 인해 승진에서도 누락되는 등, 꿈꿔왔던 직장생활과 현실의 괴리에 괴로워하다 결국 대학원 진학으로 진로를 튼다.


 권사원은 계속 현실의 벽에 부딪히지만 결국 스스로의 결정으로 그 벽을 뛰어넘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캐릭터이다.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려는 젊은이 말이다.


■ 완벽남 같았던 송 과장

 뭐든지 다 알고 뭐든지 다 잘할 것 같은 완벽남 송 과장에게도 어두운 과거가 있었다.

 ADHD를 겪으며 어떠한 일에도 집중하지 못하던 송 과장은 비록 경제적으로는 어려웠지만 삶에 대한 올곧은 태도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애정이 깊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적 자유를 찾겠다는  삶의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다.


 남들보다 모든 면에서 부족했기 때문에 송 과장에게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나아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매일 3000원짜리 밥만 먹고, 집에 돌아갈 힘이 없어질 정도로 발품을 팔아야만 오늘 하루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만족감을 얻을 만큼 혹독하게 자신을 채찍질한 결과, 남들의 기준에서는 성공한 부동산 투자가가 되었다.

 그는 이미 재정적인 여유는 이루었지만 진정 자유로운 인생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하루하루 여전히 자신을 단련시키고 있다.



▨ 내 얘기, 네 얘기, 우리 얘기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다.

 우리 팀에 있는 사람 같기도 하고, 예전 회사 동료 같기도 하다.


 우리 모두는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행복에 대한 기준은 모두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행복에 이르기 위한 모습들도 다를 수밖에 없다.


 김 부장이나 정대리는 남들과의 비교 속에서 남들보다 우월해 보이거나, 혹은 나보다 우월해 보이는 대상들을 따라잡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던 김 부장은 조금 늦게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깨달았고, 정대리는 젊은 나이에 어려움을 겪으며 그러한 깨달음을 얻을 기회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권사원과 송 과장은 자신만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길을 택했다.

 송 과장이 먼저 출발했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권사원이 송 과장의 위치에 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3권에서 송 과장이 이런 말을 한다.


인생의 목적과 방향에 대한 주도권이 나에게 있어야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어.


 바로 이 말이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남과의 비교,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이 주도권을 잡고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자유이고 참다운 행복'이라고 말이다.


 송희구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이 이야기에서 진정한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길에는 반드시 재정적 여유와 정신적 자유가 동반되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이야기 속의 송 과장이 바로 작가 자신으로, 실제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달성한 그가 전하는 자신의 이야기는 치열하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공감할 내용이 가득하다.

 그리고 위트 있는 문체로 써내려 간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그 길에 이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나이로 보나 사회적 위치로 보나 김 부장에게 감정 이입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저 인물들 중 누군가 한 명에게는 감정이입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바로 내 얘기처럼 공감하면서 진정 자유로운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재미있는 소설이면서 투자지침서도 됐다가 인생의 의미를 짚게 되는 철학서로 변신을 거듭하며 시간을 순삭 시킨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모든 직장인, 나아가 하루하루 평범하면서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활인들에게 강추한다.


 아직 읽지 않았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 한 줄 리뷰

    "웃고 울고 공감하다 반나절이 순삭되는 소설이자 투자지침서이자 철학서"



https://naver.me/Fbild3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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