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존재 의미 찾기
학교에서 교사로서 지내다보면 참 많은 노력과 감정을 쏟게 되는 학생이 있습니다.
주로 자기만의 세계가 워낙 단단하게 구축되어 있어서 공동체의 질서와 가치를 강하게 거부하는 녀석들이죠.
덕분에 학교 밖을 나오게 돼서도 마음이 늘 무겁고, 번민에 휩싸여 잠못이루는 날도 꽤 많았습니다.
사실 여전히 그러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학생에 대한 애정은 사그라들고
점점 기대를 내려놓으려는 제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는 지쳐가는 제 자신을 더이상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내리는 결단인 것 같습니다.
무너지지 않으려 교사는 선(善)이요, 학생을 악(惡)으로 규정짓고
학생에게 무관심해지려는 제 모습을 합리화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문득,
누군가가 알아차리지 못했을 순간을,
누군가는 깊이 해보지 않은 생각을,
누군가는 미처 알아채지 못한 감정을
대신 발견하고 간직하고 전해주는 것은 교사가 잘 해줄 수 있는 것이지 않나 싶었습니다.
인간은 선한 면과 악한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떤 면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이 규정되는게 아닐까요?
학생을 악으로 규정하는 순간 성장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이고,
이는 결국 학생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존재하겠다는 제 신념을 부정하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알아차리지 못할 선한 본성을 발견하고 간직해두었다가 진실되게 발현이 되도록 돕는 것이
저의 존재 이유이자 의미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언젠가는 그 아이가
'아, 나는 이런 모습, 이런 성격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스스로 선한 가치를 보다 소중히 여겨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꿔나갈 수 있도록 바라봐주는 존재.
그런 사람이고 싶고, 그런 선생님이고 싶습니다.
누구보다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
누구보다 따스하게 바라봐줄 수 있는 사람
누구보다 너그러이 가능성을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
당신은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