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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웅쓰 Jul 27. 2022

빈센트 반 고흐의 추정 질환과 시대적 배경

뇌전증, 조울증, 메니에르병, 황시증

출처 : The neuropsychiatric ailment of Vincent Van Gogh (2015)

▲ 고흐의 강렬한 노란색 그림들

(a) The Wheatfield With the Crows (b) Les Alyscamps (c) Sunflowers



 다소 의학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내용이 어려운 분들은 [2] - 4) 황시증 부분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1] 글 작성 동기

출처 : Fine art america (Absinthe bottles france by Dan Albright)

책 ‘방구석 미술관(2018)’에는 빈센트 반 고흐가 생전 왜 노란색에 집착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저자에 따르면 고흐는 당시 19세기 유행하던 술 압생트(Absinthe)에 심하게 중독되었고, 압생트 속 성분 중 하나인 산토닌(Santonin) 때문에 황시증(Xanthopsia : 모든 물체가 노란색으로 보이는 증상)이 생겨 그림 속에 강렬한 노란색을 가득 담게 되었다.

산토닌, 황시증 모두 생소한 내용이었고, “저자가 설명한 내용이 정말 사실일까? 의학적으로 배경은 어떻게 될까? 이미 알코올 중독이면 다른 정신질환은 없었나? 심지어 고흐는 37세에 권총으로 자살함으로써 생을 마감했다고 하는데..” 등의 의문으로부터 자료를 조사하고,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The neuropsychiatric ailment of Vincent Van Gogh(2015)”, “Xanthopsia and van Gogh’s Yellow Palette(1991)” 두 논문을 참조했다.






[2] 고흐 추정 질환

고흐가 생전 앓았던 질환에 대해 명확하게 100% 정설로 밝혀진 것은 없다. 여러 문서가 있지만, 연구자들끼리 통일된 의견은 없다고 한다.

고흐가 겪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질환에는 뇌전증(epilepsy), 조울증(bipolar disorder), 열탈진(=일사병, sunstroke), 포르피린증(porphyria), 납 중독(lead poisoning), 압생트 중독(Absinthe intoxication), 메니에르 병(Meniere’s disease) 그리고 강심제 중독(digitalis toxicity)이 있다.


『Hospital at Saint-Rémy-de -Provence』, Vincent van gogh, 1889 : Saint Remy 정신병원 풍경화

고흐가 겪었을 증상으로는 소화불량, 환각, 악몽, 혼수, 넋이 나감(absent-mindedness), 불안, 불면, 발기부전 등이 있다고 한다. 문헌에 고흐가 오랫동안 환각과 악몽으로 고생했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이런 증상들은 고흐가 본인 동생인 테오(Theo)에게 보낸 편지나 그가 Saint Remy 정신병원에 입원한 동안 기록된 문서에 설명되어있다.

고흐는 고질적인 애주가였고, 죽기 전에도 파이프를 물고 있었을 정도로 심한 애연가였으며 커피도 많이 마셨다. 음식을 기피했으며 자주 굶었고, 이런 것들이 종합돼서 고흐는 젊은 나이에도 쇠약해졌다. 그가 본인 작품을 “먹었다”는 증거와 주장도 있으며 (이런 증상은 식사장애의 일종으로 ‘이식증’이라고 하는데, 영양가가 없는, 보통 먹지 않을 것들을 먹는 장애이다) 생전 영양실조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제 주요 추정 질환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1) 뇌전증(=간질) (Epilepsy)

측두엽 뇌전증(temporal lobe epilepsy) / 출처 : netter images


* 배경지식 : 경련(seizure)은 뇌 일부의 전기적 신호가 갑자기 증폭되어 팔다리의 떨림/강직, 눈동자 돌아감, 의식 소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하나의 삽화이고, 뇌전증(epilepsy)은 경련이 반복적으로 일어났을 때 진단하는 질환이다.

 

고흐는 경련(seizure)으로 고생했으며, 1888년 12월 경련이 다시 발생했을 때 그의 오른쪽 귀를 잘랐다고 한다. 그가 프랑스 아를(Arles)의 병원에 입원했을 때 섬망(generalized delirium)과 급성 조증(acute mania)으로 진단받았다고 한다.

그 당시 대부분의 의사들, 고흐의 친구들, 관계자들, 심지어 고흐 본인도 자기가 뇌전증을 앓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후 1920년대 그의 전기작가들은 그가 측두엽 뇌전증(temporal lobe epilepsy)을 앓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다른 이들은 그가 복합 부분 발작(complex partial seizure)의 전형적인 패턴(문단 아래 설명)을 따르지 않았고, 당시 사용되던 항경련제인 브롬(Br-, bromide)에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전신 긴장성 간대성 발작(Generalized tonic-clonic seizure, GTCS, 하단 참조)을 앓았었다고 생각했다. 일부 사람들은 고흐가 게슈윈드 증후군(Gastaut-Geschwind syndrome)의 몇몇 특징을 보였다고 주장했다.(하단 설명)



* 첨언

- 측두엽 뇌전증은 복합 부분 발작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 질환이다.

- 복합 발작 : 단순 발작과 달리 의식소실을 동반한다

- 부분 발작 : 뇌 전체(양쪽 엽)에 이상 전기신호가 발생하는 전신 발작과 달리 뇌의 국소 부위에, 한쪽 엽(lobe)에 이상 신호가 발생한다



* 복합 부분 발작의 전형적 패턴

조짐(aura) : (측두엽 뇌전증의 경우) 상복부 이상감각 / 이상한 냄새, 이상한 맛 / 공포, 불안감, 데자뷔 / 창백, 홍조

자동증(automatism) : 의식이 없는 상태의 의미 없는 반복적 행동. 1-2분 지속 (씹거나 삼키는 행동을 반복 / 옷자락을 만지작 / 의미 없는 어휘를 반복적으로 말함 / 멍하니 응시 등)

발작 후 혼돈(post-ictal confusion) : 발작이 종료된 후에는 의식 소실이 길게 나타난다.



* 전신 긴장성 간대성 발작 (GTCS)

삼성서울병원 설명 링크



* 게슈윈드 증후군 (Gastaut-Geschwind syndrome)

측두엽 뇌전증(temporal lobe epilepsy)의 일부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몇 가지 행동들의 집합으로, 5가지 특징이 있다.

Hypergraphia : 충동적이고 과도하게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경향

Hyperreligiosity : 강렬한 종교적 믿음, 철학적 사고

Atypical sexuality : 무성애자 혹은 변화된 성 가치관(altered sexuality)

Circumstantiality : 우원증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대화를 하는 경향 / 원래 우원증은 말할 때 자꾸 딴 길로 새고 한참 다른 이야기를 하고 나서야 원래 목표에 도달하는 대화법을 의미하며, 조현병, 조증 환자에서 종종 나타남)

- Intensified mental life : 인지 반응, 감정 반응이 강렬해짐





2) 양극성 장애 (=조울증) (Bipolar disorder)

고흐는 4년(1886-1890) 간 638개의 작품을 만들 정도로 정열적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그런 강렬한 활동 뒤에는 극심한 무기력함과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그가 평생 동안 중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술 ‘압생트(Absinthe)’에 함유된 투욘(Thujone) 때문에 조울증에 대한 주장이 신빙성을 얻는다고 한다.

투욘은 GABA 억제제로, 이와 반대되는 GABA 작용제로는 수면제(벤조디아제핀 계열)가 있다. 투욘과 같은 GABA 억제제인 플루마제닐(flumazenil)은 수면마취를 회복하거나 수면제 중독을 치료하는데 쓰인다. 즉, 투욘은 본래 중추를 억제하는 GABA신경을 억제함으로써 신경활성을 일으켜서 낮은 용량으로도 기분을 좋게 만들며, 과복용 시 경련, 환각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따라서 상시 압생트를 복용한 고흐는 종종 조증 상태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첨언 : 사실 알코올은 GABA 작용제로 투욘과 반대 작용을 하기 때문에 단지 술 압생트 때문에 조증 상태에 있었을 것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양극성 장애 1형 진단기준 (DSM-V)

일생동안 한 번이라도 조증 삽화를 경험하면 진단 가능하다. 

- 조증, 주요우울삽화(우울증 삽화)는 조현정동장애, 조현병, 조현양상장애, 망상 장애, 기타 또는 달리 분류되지 않는 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병적 장애로 설명되지 않는다.

          

* 조증 삽화의 진단 기준

A. 비정상적으로 들뜨거나, 의기양양하거나, 과민한 기분, 그리고 목표 지향적 활동과 에너지의 증가가 적어도 1주간(만약 입원이 필요한 정도라면 기간과 상관없이), 거의 매일, 하루 중 대부분, 지속되는 분명한 기간이 있다.


B. 기분 장해 및 증가된 에너지와 활동을 보이는 기간 중, 다음 증상 가운데 세 가지(또는 그 이상)를 보이며(기분이 단지 과민하기만 하다면 네 가지) 평소 모습에 비해 변화가 뚜렷하고 심각한 정도로 나타난다.

1. 자존감의 증가 또는 과장된 자신감
2. 수면에 대한 욕구 감소(예 : 단 3시간의 수면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낌)
3.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거나 끊기 어려울 정도로 계속 말을 함
4. 사고의 비약 또는 사고가 마치 질주하듯 빠른 속도로 꼬리를 무는 주관적인 경험
5. 주관적으로 보고하거나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주의 산만(예 : 중요하지 않거나 관계없는 외적 자극에 너무 쉽게 주의가 분산됨)
6. 목표 지향적 활동의 증가(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사회적 활동, 또는 성적인 활동) 또는 정신 운동 초조(예 : 목적이나 목표가 없이 부산하게 움직임)
7.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활동에의 지나친 몰두(예 : 과도한 쇼핑 등의 과소비, 무분별한 성행위, 어리석은 사업 투자 등)


C. 기분 장해가 사회적, 직업적 기능의 뚜렷한 손상을 초래할 정도로 충분히 심각하거나,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입원이 필요한 경우, 또는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되는 경우이다.


D. 삽화가 물질(예 : 물질 남용, 투약, 또는 기타 치료)의 생리적인 작용의 결과나 다른 의학적 상태에 의한 것이 아니다.


출처 : 신경정신의학 제3판 (2017)





3) 메니에르병 (Meniere's disease)

출처 : Healthy hearing

(링크)

* 배경지식 : 메니에르병은 내이를 둘러싸고 있는 림프의 순환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급성 현기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특징적으로 어지러움과 청력 소실, 이명, 이충만감(귀 먹먹함) 등 4가지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어지러움은 보통 30분 이상~ 수 시간 정도 지속된다. 메니에르병은 어지러움과 함께 청력 소실이 동반될 수 있다. 

출처 : 삼성서울병원 (메니에르병)


고흐가 스스로 오른쪽 귀를 자른 일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이 있었는데, 메니에르병은 비교적 최근(1979)에 주장된 가설이다. 고흐가 구역감, 구토를 호소했고 너무나도 골칫거리인 오른쪽 귀의 이명 증상을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오른쪽 귀를 잘랐다는 관점이다. 비록 메니에르병은 고흐가 태어나기 2년 전에 밝혀졌지만, 그 당시 의사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수 있다.



* 첨언

- 메니에르병의 기본 치료법은 이뇨제이다. 만약에 고흐가 실제로 메니에르 병을 앓았고, 의사가 이를 알았다면 고흐가 오른쪽 귀를 자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4) 황시증 (Xanthopsia) ★★★

『The Night Café』, Vincent van Gogh, 1888 in Arles

1886년부터 1890년 동안 고흐가 그린 작품들은 명백히 노란색이 지배적이다. 그 시기 고흐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녔음에도, 각각의 작품이 개별적임에도(노란색 시리즈가 아니다) 대다수의 작품에서 그렇게 나타났다. 고흐가 노란색을 위주로 그린 이유가 색깔에 대한 그의 주관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방구석 미술관(2018)’의 저자가 소개했듯이 황시증(Xanthopsia : 모든 물체가 노란색으로 보이는 증상)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황시증을 유발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 노화, 디기탈리스(=강심제, digitalis) 중독, 산토닌(Santonin), 압생트(Absinthe, 술), 일사병(=열탈진, sunstroke). 이 중에서 디기탈리스 중독, 산토닌, 압생트에 대해 다루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저 중에서 가장 유력한 가설이 아닌가 싶다.

 

* 첨언 

- 논문 “Xanthopsia and van Gogh’s Yellow Palette”의 저자는 1886년에서 1890년까지 고흐가 그린 638개의 작품 중 276개를 분석했다. 작품은 파리(20%), 아를(Arles, 39%), 성 레미 정신병원(St. Remy, 24%),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 17%)에서 그렸다. 저자는 ‘노란색이 풍부한(high yellow)’을 노랑이 많은 것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 파랑, 보라, 하양이 적은 것으로 정의했다. 



A. 디기탈리스(Digitalis)

Digitalis purpurea, Gera-Untermhaus, Franz Eugen Kohler in 1887

(링크) ※ 디기탈리스의 원료가 되는 약초인 Digitalis purpurea

Portrait of Dr. Gachet, Vincent van Gogh, 1890

※ 고흐가 그린 본인 주치의(Dr. Gachet) : 손에 Digitalis purpurea를 들고 있다.


현재 디기탈리스(Digitalis)는 강심제로서 심장약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고흐가 살던 당시에는 전신 부종, 뇌전증, 수흉(hydrothorax : 흉강에 물이 참), 난소 수종(ovarian dropsy), 폐결핵 등 여러 질환에 디기탈리스를 사용했다. 특히 뇌전증, 경련 치료제로 디기탈리스를 자주 처방했다고 한다. 고흐가 디기탈리스를 복용했다는 문서는 없지만, 그가 뇌전증을 앓았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아마 저 약을 처방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위의 그림을 보면 고흐의 담당 의사였던 Dr. Gachet을 그린 초상화에서 의사가 디기탈리스의 원료가 되는 약초를 들고 있다. 고흐가 디기탈리스를 복용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이유이다.

디기탈리스는 과복용시 종종 시야장애를 일으킨다. 약시(amblyopia), 복시(diplopia), 빛 번쩍임(light flash) 뿐만 아니라 색각(colour vision)에도 지장을 일으킨다. 색을 식별하는데 지장이 생긴 경우 모든 물체를 대부분 녹색, 노란색 혹은 하얀색으로 보게 된다. 이는 디기탈리스로 시신경이 손상되어서가 아니라, 수용체가 영향을 받아 나타나는 결과로 약을 중단하면 며칠 뒤 증상이 사라진다고 한다. 이런 착색 시증(chromatopsia, 색깔 식별 장애) 중 노란색이 지배적이면 황시증이 된다.

요약하자면 고흐는 뇌전증을 앓고 있었고, 당시의 의사들은 뇌전증 치료제로 디기탈리스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비록 문서로 기록되지는 않았으나 고흐가 디기탈리스를 복용하고 부작용으로 황시증이 생겼을 수 있다.

 

* 첨언

최근 자료에 따르면 사실 디기탈리스로 인해 황시증이 생기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한다.

출처 : uptodate




B. 산토닌(Santonin)

Artemisia maritima (출처 : vivaioicampi)


산토닌 쑥(Artemisia maritima)은 산토닌(santonin)의 원료가 되는 약초이다. 산토닌은 몇 백 년 동안 구충제(anthelmintic, 기생충 죽이는 약)로 쓰였다가 부작용이 더 적은 구충제들이 개발된 후 대체됐다. 산토닌 과복용에 의한 황시증은 이미 산토닌이 구충제로서 사용되기 시작한 직후인 1806년부터 밝혀졌다. 산토닌에 의한 황시증의 경우 밝은 물체는 노란색으로 보이고, 어두운 물체의 표면은 종종 보라색으로 보인다고 한다.

200mg의 산토닌(=치료용량의 최대치)을 한 번만 투약해도 2시간 후 황시증이 나타날 수 있다. 500mg이나 그 이상 먹게 되면 30분도 안돼서 황시증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고흐가 살던 당시에 사용하던 시멘-콘트라(semen-contra, 앞서 언급한 산토닌 쑥의 일종) 2g에는 80mg의 산토닌이 들어있다고 한다.

19세기에 산토닌은 구충제로만 쓰인 게 아니라, 여러 모호하고 불분명한 질환에 대한 예방적 치료제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소화불량이나 복통 등 소화기계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산토닌을 처방했었다. 기록에 따르면 고흐는 자주 소화기계 문제를 호소했다. 그는 장뇌(장뇌수 진액, camphor), 송진(terpenes) 등 나무 진액을 먹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기생충으로 고생했을 가능성도 있고, 따라서 산토닌을 자주 먹었을 수 있다. 산토닌에 의한 황시증이 의심되는 이유이다.




C. 압생트(Absinthe)

Still Life with Glass of Absinthe and a Carafe (Vincent Van Gogh, 1886-1887)


Vincent van Gogh - Still Life: Drawing Board, Pipe, Onions and Sealing-Wax 1889


사실 고흐의 황시증 가설 중 가장 유명한 건 고흐가 자주 먹던 술 압생트 때문이라는 썰이다. 압생트는 19세기 프랑스에서 매우 인기 있던 술이다. 그는 위의 두 그림처럼 압생트를 소재로 한 작품도 많이 그렸다. 압생트 술에는 40~70% 정도 되는 알코올과 쓴쑥(wormwood, A. absinthium) 등의 약초에서 추출한 방향유(essential oil)가 들어있다. 가장 유해한 성분은 투욘(thujone)으로 환시, 환청과 경련을 유발할 수 있다.

압생트의 원료인 쓴쑥, 로만 웜우드(Roman wormwood, A. ponitica)에는 산토닌(santonin) 또한 들어있었다. 앞선 단원에서 다루었듯 산토닌은 황시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저런 쓴 쑥의 추출물에는 매우 적은 양의 산토닌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술 압생트로 인해 황시증이 생겼다는 썰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고흐가 평생 동안 압생트를 먹었지만, 그가 술로 인해 황시증이 생기려면 정말 수십 리터의 술을 거의 한 번에 먹어야 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압생트 내의 산토닌 함량이 적기 때문에 아무리 고흐라도 술에 의해 황시증이 생겼다는 썰은 가능성이 낮다.






[3] 요약

1. 고흐는 뇌전증을 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2. 고흐는 양극성 장애(조울증)를 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3. 고흐는 메니에르병을 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이명, 귀 답답함을 없애기 위해 오른쪽 귀를 잘랐을 것이다.

4. 고흐는 황시증을 앓았기 때문에 작품에 노란색을 많이 담았을 것이다. 황시증의 원인으로는 디기탈리스, 산토닌, 압생트가 의심된다.





※ 참고문헌

1. Bhattacharyya KB, Rai S. The neuropsychiatric ailment of Vincent Van Gogh. Ann Indian Acad Neurol. 2015 Jan-Mar;18(1):6-9. doi: 10.4103/0972-2327.145286. PMID: 25745302; PMCID: PMC4350215.

2. Arnold WN, Loftus LS. Xanthopsia and van Gogh's yellow palette. Eye (Lond). 1991;5 ( Pt 5):503-10. doi: 10.1038/eye.1991.93. PMID: 179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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