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ears in PhD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루트다 Nov 12. 2016

뒤집어 엎다(1)

I think I won't make it, Daniel

CHI 서브미션이 3주정도 밖에 남지 않은 날. 지도교수와의 미팅에서 결국 저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연구를 뒤집어 엎는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석사시절에도 한 번 이런 경험이 있었고, 몇 주간의 슬럼프에 빠져지냈던 걸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빨리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싶다. 다만, 나중을 위해 기록을 남기기로 생각했다.


작년에 입학하자마자 한달간의 논문탐구와 지도교수와의 미팅을 통해, 나는 Mobile UI Design Support Tool이라는 큰 주제속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스스로도 약간은 불안한 출발이었지만, 지도교수의 괜찮은 아이디어 같다는 한마디에 하나의 아이디어를 잡고 시작하였다. 12월까지는 내가 설계한 모듈 5개중 2개를 완성한 상태였기에 넉넉히 UIST에 제출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프로젝트는 어쩐지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결국 1년이 다되가는 지금 중단이 되어버렸다. 어떻게 여기까지 흘러온 것일까. 표면적인 이유는 1)도 2)도 3)도 기술적인 어려움이었지만, 속은 그것보다 더 많았다. 

Daniel과 진행한 미팅에서 다니엘은 왜 2주간 진전이 없었는지, 더 나아가 무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 얘기해보라고 했다. 나는 머뭇머뭇하다가 결국 내가 봉착하고 있는 기술적인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고, 다른 방법을 이용하든지 아예 다른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 Daniel은 다른 프로젝트로 변경하고 싶은 이유가 reasonable하다면 그것에대해 알겠다고했다. 다만, 그 이유가 단지 너의 나태함 같은 것으로 인해, 단지 잘 안풀린다는 이유로 바꾸고 싶은 것이라면 자기는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현재 상황에 대해 천천히 그리고 내 의견을 다 담아 그에게 이야기했다. 그의 속내를 다 알지는 못하겠다. 다만, 그는 내 이유에 대해 납득을 했고, 내가 제안한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꽤나 흥미로운 관심을 보였다. 아마 평상시였다면 이정도 선에서 끝났을 대화였지만, 최근 연구에대해서 꽤나 스트레스를 받던 나였기에 몇몇 이야기를 더 던졌다. 

" Daniel, should I do interview with some designers outside? or conduct observation study? "

이 질문에 돌아온 Daniel의 대답이 인상적이었고, 왜 그가 뒤집어 엎은 아이디어에 대해 흥미를 가졌는지 이해했다. 동시에 내가 Daniel의 연구방향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Seyong,  I don't care how they behave, imagine 5, 10 years after. Lead the research"



매거진의 이전글 Year 1. First half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