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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문화재단 Nov 09. 2016

1960년대 청춘들의 BGM과 함께

뮤지컬 <천변카바레>와 <오! 캐롤>

중장년층의 감성을 울리는 뮤지컬 두 편이 늦가을 정취가 물씬한 11월에 나란히 찾아온다. 4일 개막하는 <천변카바레> (~27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와 19일 개막하는 <오! 캐롤>(내년 2월 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이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은 창작 뮤지컬과 라이선스 뮤지컬이라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많다. 무엇보다 196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수의 노래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이다. <천변카바레>는 한국의 배호, <오! 캐롤>은 미국의 닐 세다카의 노래로 이루어졌다.





급격한 현대화의 성장통 속 서울, 청춘, 그리고 배호의 노래
<천변카바레>, 11. 4~27,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뮤지컬 <천변카바레>는 가수 배호의 음악을 모티프로 1960~70년대 서울과 청춘들의 성장통을 담았다.


배호(1942~1971)는 친근한 트로트와 모던한 스탠더드 팝이 섞인 창법에 매력적인 중저음으로 1960년대 후반 한국 가요계를 석권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빠져 살았던 그는 1963년 가수로 데뷔했다. 밴드의 보컬 겸 드러머로 밤무대에서 인기를 끌다가 1966년 녹음한 <돌아가는 삼각지>(배상태 작곡, 이인선 작사)의 대히트로 국민적인 스타가 됐다. 신장병으로 몸이 좋지않은 상태였지만 그는 쉴 틈 없이 배상태-이인선과 콤비를 이뤄 <비 내리는 인천항부두>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비 내리는 명동> <마지막 잎새> 등 50여 곡을 쏟아냈다. 그러나 신장염 악화에 따른 폐렴까지 겹치면서 인기 절정이던 29세에 요절했다. 그후 오랫동안 그를 흉내낸 가짜 배호 음반이 판을 치기도 했다.


뮤지컬 <천변카바레>는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시골에서 상경해 배호 모창 가수가 되는 춘식의 이야기를 다뤘다. 춘식은 공장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향에 내려가기로 결심한다. 서울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가수 배호가 출연한다는 천변카바레에 놀러 갔다가 얼떨결에 웨이터 생활을 시작한다. 이곳에서 그는 밤무대 가수 미미와 사귀다가 버림받자 실의에 빠진다. 그러나 동경하던 가수 배호가 세상을 뜬 뒤 모창 가수 ‘배후’로 활동하게 된다. 천변카바레에서 사랑과 배신, 타락을 경험하는 춘식은 급격한 현대화 속에서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서울의 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배호의 노래 10곡 외에 한명숙의 <노란 샤쓰의 사나이>, 신중현의 <커피 한잔>, 차중락의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등 1960~70년대 인기곡 10곡 등 총 20곡이 나온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9인조 빅밴드가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로 1960~70년대 클럽 음악을 세련되게 재구성할 예정이다.


2010년 초연된 이 작품은 한국 창작 뮤지컬에서 처음 시도된 시리즈 뮤지컬이다. 박태원의 모더니즘 소설 <천변풍경>에서 이름을 따온 ‘천변’ 시리즈 뮤지컬은 한국 근현대 대중음악사를 토대로 그 시대의 사회상과 서민들의 삶을 그려왔다. <천변카바레>는 1930년대 만요(漫謠)를 음악감독 하림과 맛깔나게 그려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천변살롱>(2008년 초연)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천변살롱>과 마찬가지로 대중음악평론가 강헌과 방송작가 박현향이 대본을 쓰고, 대중가수 콘서트를 주로 연출해온 김서룡 청운대 교수가 연출을 맡았다. 이번엔 뮤지컬 배우 고영빈과 최형석이 춘식 역을 맡았다.





닐 세다카의 음악과 1960년대 청춘들의 사랑
<오! 캐롤>, 11. 19~2017. 2. 5, 광림아트센터 BBCH홀


닐 세다카의 음악을 모티프로 한 <오!캐롤>에서는 한국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의 연기호흡을 보는 것도 재미 요소 중 하나다.


한편 닐 세다카(Neil Sedaka, 1939~)는 1960~70년대를 풍미한 팝의 전설적인 거장이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 연주와 작곡에 뛰어났던 그는 1957년 가수로 데뷔했다. 2년 뒤 여자친구인 가수 캐롤 킹을 위해 만든 노래 <오! 캐롤>이 히트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작사가 하워드 그린필드 등과 함께 500곡 이상 작곡했으며, <원웨이 티켓(One Way Ticket)> <캘린더 걸(Calendar Girl)> <유 민 에브리싱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브레이킹 업 이즈 하드 투 두(Breaking Up Is Hard To Do)>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이들 노래는 사랑과 이별에 관한 솔직한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 그는 1983년엔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뮤지컬 <오! 캐롤>은 세다카의 히트곡 21곡으로 만든 작품으로 2008년 미국에서 초연됐다. 한국 타이틀은 ‘오! 캐롤’이지만 원제는 ‘브레이킹 업 이즈 하드 투 두(헤어지는 것은 힘들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 캐롤’이 더 알려진 데다 귀에 쏙 들어오는 제목이라 바꿨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첫사랑과의 결혼식 당일 신랑에게 바람맞은 주인공 마지를 위로하기 위해 친구 로이스가 마지의 신혼여행지였던 파라다이스 리조트로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리조트 쇼의 바람둥이 가수 델, 소심하고 어수룩한 매력으로 작곡가를 꿈꾸는 게이브, 화려한 스타였으나 지금은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사장인 에스더, 그를 오랫동안 지켜보며 사랑했지만 고백 못한 간판 MC 허비까지 6명의 러브스토리를 담았다. 한국 공연에선 남경주·서영주·서범석·전수경·김선경·이유리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이 가운데 뮤지컬배우 1세대 남경주와 전수경은 이번 작품에서 무려 30번째로 호흡을 맞춘다.





글 장지영 국민일보 기자, 공연 칼럼니스트

사진 제공 (주)뮤직웰, 쇼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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