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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문화재단 Aug 26. 2015

카메라 앵글 속에 담긴 일상

서울시민예술대학 <사진과 예술>


"아, 지루해! 좀 멋지게 사는 방법이 없을까?" 누구나 예술적인 삶을 꿈꿉니다. 평범한 일상과 예술의 간극을 좁히는 제안, 서울시민예술대학의 문이 열렸습니다. 후끈 달아오른 여름 오후 부암동 협동조합 사진 공간 '공간291'에서 특별한 수업이 진행되었는데요.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서울시민예술대학의 예술 참여형 프로그램 <사진과 예술 - 창조적으로 사진생활하기>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30대부터 50대까지 우리 이웃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예술체험의 장을 제공하는데요. 참가자들은 생활 속에서 자기만의 시각으로 사진을 찍는 노하우를 배우고 함께 고민하게 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7월 19일부터 10월 29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네 시부터 세 시간 동안 총 20회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2015 서울시민예술대학은… 


사진 외에도 여러 장르의 융복합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서울지역 곳곳에서 펼쳐지는데요. '서울시민예술대학'은 만 19세 이상, 55세 이하의 서울 시민이 음악, 연극, 문학, 시각예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일상을 예술로 가꾸는 기회를 무상으로 제공합니다. 특히 일회성 체험형태의 교육이 아닌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개인의 예술경험 수준을 고려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특별하지요.


연극과 문학이 만나는 강좌 <다다칼로스, 삶을 예술로 풀어내다>, 창조적인 사진생활로 안내하는 <사진과 예술>, 음악(목소리)과 움직임(몸)으로 힐링하는 <보이스테라피 프로젝트>, 회화와 생활 목공예를 연계한 <그림 그리는 목수>, 직장인들의 판소리 연극을 시도하는 <서울미생별곡>, 시를 쓰고 책을 만드는 <시詩 시視 시始 작!> 등 평범하지 않은 예술 프로젝트를 서울시내 곳곳에서 다채롭게 선보입니다. 



<사진과 예술> 수업 스케치


'어? 이 느낌이 아닌데?' 누구나 손쉽게 사진을 찍습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찍은 사진을 보면 또 다른 갈망이 일어납니다. 카메라가 간단해 보이지만 실은 만만치 않은걸요. 사진생활을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한 절호의 찬스! 바로 서울시민예술대학의 <사진과 예술> 과정입니다.



8월 첫 번째로 열린 수업 현장에 다녀왔어요. 평소 '공간 291' 지하 갤러리 공간을 꽉 채웠던 열띤 분위기와 달리 강의실이 다소 한가했는데요. 아마 수업에 못 오신 분도 휴가지에서 사진 노하우를 복습하면서 즐겁게 보내셨겠죠? 이번 수업은 사진의 '노출'과 카메라 모드 활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더불어 최근 주목 받는 국내외 작가들의 현대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프레임 야외 실습 - 참가자의 알파벳 및 숫자 촬영 사진


#사진 기초 이론과 실습 - '노출'을 잡아라


성능이 우수한 카메라인데도 내가 찍은 사진이 마음에 안 드는 이유가 뭘까요? 양재광 강사(문화미디어 줄)는 초보자들이 실수하는 중요한 원인이 '적정노출의 실패'에 있다고 말합니다. 노출은 필름이나 디지털 카드에 얼마나 많은 빛을 줘야 하는가 하는 문제인데요. 카메라의 조리개(F)와 셔터속도(S), 감도(ISO)의 조합으로 결정됩니다. 적정노출이란 양동이의 크기(ISO)에 딱 알맞게(S) 적절한 크기의 수도관(F)으로 물(빛)을 채우는 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때 양동이의 물이 흘러 넘치면 '노출과다'로 색이나 톤이 날아가고, 반대로 양동이를 채우지 못한다면 사진이 어두워지는데, 이런 현상을 '노출부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강사는 적정노출이란 카메라가 지정하는 수치일 뿐이라고 강조했어요. 전자동 모드로 찍던 사진 습관에서 벗어나 조리개를 조절함으로써 깊이가 다른 사진을, 셔터 속도로 움직임이 의도대로 통제된 사진을, ISO 수치에 따라 화질이 다른 결과물을 얻게 됩니다. 나만의 사진은 위의 세 가지 요소를 적절히 배합함으로써 원하는 바로 그 느낌을 포착하는 것이죠. 배운 내용을 활용해 직접 사진을 찍어보는 실습이 함께 진행되었어요.


 <사진 기초 실습1>  AV(조리개 우선) 모드에서 F16과 ISO800으로 맞춥니다. 
                                 렌즈 앞에 손가락을 내밀고 초점을 맞춘 후 몸을 180도로 돌리면서 셔터를
                                 누릅니다. 

 <사진 기초 실습2>  F4로 조리개 수치를 바꾼 후 같은 방법으로 촬영합니다.

노출 개념을 잘 이해한 후 카메라 모드를 적용하면 사진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요. 현대예술사진을 감상한 다음 네 가지 모드에 대한 강의가 계속되었습니다. 



#현대 예술 사진 맛보기 - 2014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진 Top 10!


(왼쪽)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 , (오른쪽) 신디 셔면(Cindy Sherman),  

예술에 값을 매길 수는 없지만, 어떤 작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지 궁금하긴 한데요. 현대 예술 사진으로 '2014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진 TOP 10'이 소개되었어요. 제1위는 피터 릭(Peter Lik)의 '유령(Phantom)'으로 무려 71억 원이라고 합니다. 2위와 3위를 차지한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와 신디 셔먼(Cindy Sherman)은 여러 점을 10위 안에 올린 대단한 작가들입니다. 두 작품의 가치가 40억 원을 훌쩍 넘습니다. 거스키는 라인 강을 촬영할 때 강가의 발전소와 터미널을 모두 철거 후 사라진 풍경을 담았습니다. 셔먼 역시 사진에서 자신을 모델로 역사적인 상황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대 예술 사진의 경향은 있는 현실 그대로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창조해 낸 장면을 연출합니다. 그 외 길버트&조지(Gilbert&George), 제프 월(Jeff Wall), 에드워드 스타이켄(Edward Steichen), 리차드 프린스 (Richard Prince) 등의 사진도 주목할 만합니다.


조습, <5.16 쿠데타>(2005)

한편 포토콜라주로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을 표현한 원성원의 'Dreamroom' 연작, 배찬효의 'FAIRY TALE PROJECT', 그렘린 크레이브스(미국)의 거대한 연출 사진 등 다양한 예술사진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요. 특히 피터 휴고(남아공)가 백색증이라는 희귀 유전병을 앓는 아프리카 인들을 촬영한 '곁눈질' 시리즈와 조습의 5.16 군사혁명에 관한 연작이 인상적이었어요. 강렬하게 시선을 끄는 대부분의 현대 사진들이 작가의 세계관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사진이란 보이는 대로 찍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삶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어요.                                                                                                                                                                     


#카메라 활용법 - P, AV(A),TV(S),M 네 가지 촬영 모드를 정복하라


카메라의 네 가지 촬영 모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더욱 만족할 만한 사진을 기대할 수 있는데요. P(프로그램 자동 모드), TV(셔터 우선 모드), AV(조리개 우선 모드)와 M(수동 모드)에 대한 강의와 실습이 이어졌어요.


"P모드는 어떤 경우에 사용할까요?" 강사의 질문에 한 참가자가 명쾌하게 대답했어요.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사진을 찍을 때요." 빙고! "선생님. 저는 P모드로 찍었는데도 망쳤어요." 이 참가자가 실패했던 까닭은 ISO 수치를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상황에 따라 P모드와 함께 ISO를 자동으로 설정하면 실수할 걱정 없이 손쉽게 찍을 수 있습니다.



AV(A)모드는 사진의 심도를 조절합니다. 반면 스포츠나 움직임이 빠른 아이들을 촬영할 때 TV(S)모드를 활용하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M모드에서는 조리개와 셔터 속도를 원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창조적으로 사진생활하기 



'문화미디어 줄' 양재광, 강재구 강사는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피사체를 발견하고 느끼는 감동을 자기만의 시선으로 찍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본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는데요. <사진과 예술> 커리큘럼이 기초뿐만 아니라 심화 단계까지 꽤 방대합니다. 참가자들은 총 20번의 수업으로 카메라의 조작법, 인물사진, 풍경사진, 조명의 활용법과 함께 다양하게 피사체를 표현하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특히 마지막 과정인 '북아트로 나만의 사진집 만들기'는 그동안 촬영한 사진으로 자신만의 사진집을 제작해본다는 점에서 참여한 분들께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예술,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서울시민예술대학으로 오세요.


* 관련 문의는 www.sfac.or.kr/www.e-sac.or.kr / 02-758-2023



글·사진 변경랑 서울문화재단 '문화가인' 블로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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