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시민청 탐방기
서울시청 지하에는 ‘경청 마당’이 있다. 이름하여 ‘시민청’. 시민청은 서울특별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주관하여 운영하는 공간으로, 시민청의 ‘청’은 관청 청(廳)자가 아닌 들을 청(聽)자를 쓴다.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시민들을 위한 공간을 운영하겠다는 의미이다. 운영 취지에 걸맞게 이곳에선 토론, 전시, 공연 등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시민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기도 한다. 물론 대관도 가능하다. 시민청의 모든 것들은 시민들을 위해 열려있는 것이다.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의 공간, 시민청
시민청에서는 ‘보자, 즐기자, 모이자’ 등 크게 5가지 분야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마다 신청 방식은 다르지만,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동일하다. 직접 정책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정책을 말하다>부터, 시민청에서 진행되는 <시민청 결혼식>까지. 시민청에서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그칠 날이 없다.
시민청에 도착하자 음악 소리가 가득했다. 시민청의 대표 프로그램 ’토요일은 청이 좋아’의 <청춘 예감> 콘서트가 막 시작됐을 때였다. 토요일은 청이 좋아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진행되는데, 이번 프로그램은 여성 싱어송라이터 3팀의 삶과 노래를 들어보는 토크&뮤직 콘서트로 진행되었다. 가수 ‘시와’, 어쿠스틱 듀오 ‘투스토리’ 그리고 가수 ‘양하영’이 참여한 콘서트는 활짝 라운지에서 진행됐다. 남녀노소 불문, 오고 가는 사람들 모두 발걸음을 멈추어 싱어송라이터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이 끝나갈 때쯤, 인파를 뒤로하고 다른 프로그램인 <한마음 살림장>으로 향했다. <한마음 살림장>은 시민들이 직접 수공예품과 생활용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체험장터이다. 이번 4월 장터에서는 반려동물 용품, 프랑스 자수, 수제 비누 등 재치와 독특함이 가득 베인 제품들이 판매됐다. <한마음 살림장>은 매월 시민청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자 사전 신청을 받고 있으며, 구매자는 장터가 열릴 때 자유롭게 방문해 참여할 수 있다.
시민청에는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쉼터공간과 시민청을 대표하는 공간들이 있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지하연결통로를 통해 시민청에 도착하면 붉은 간판과 아기자기한 인형으로 꾸며진 공정무역카페가 보인다. 이 공간은 ‘공정무역도시 서울’을 실현하기 위해 개설되었다. 공적 무역 제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하며,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도 쓰인다.
공정무역가게를 지나쳐 뒤쪽으로 돌아가면 강렬한 네온사인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시티갤러리’로, 서울의 역사, 청사 건립과정 등 서울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공간이다. 레고 만들기, 문장 만들기 게시판 등 개개인에게 서울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었다.
시민청의 모든 프로그램과 공간들은 과정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만드는 결과물 뿐만 아니라, 참여 과정 자체에 많은 의의를 두고 있었다. 시민들의 참여 없이는 진행되지 않는 프로그램들이 많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어쩌면 이것이 국가기관에서 앞장서 해야 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과정이 가지는 가치를 전달하며, 시청의 가장 낮은 곳에서 시민들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시민청. 앞으로도 시민들을 맞이할 시민활동과 프로그램들이 기대된다.
<시민청>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 세종대로 110
02)120
seoulcitizenshal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