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의 시민청
황금연휴였던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시청
지하 1,2층에 위치한
시민소통공간 시민청에서
시민들을 위해 공연·체험·전시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았다.
어린이날 방문한 시민청은
평소보다 많은 어린이와
가족방문객, 젊은 20~30대
시민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시민청에서는 어린이날 기념행사 ‘어린이가 꿈꾸는 따뜻한 세상’을 주제로 어린이 예술활동을 장려하고 예술 나눔 활동 확산을 위해 서울시립교향악단 및 아트앤하트, 유니세프 등 많은 유관단체와 함께 협력하여 진행됐다. 이 날 행사는 시민청 B1층 다양한 공간에서 진행되었는데, 활짝라운지에서는 서울시향의 ‘꿈꾸는 음악회’가, 시민청갤러리와 시민플라자에서는 어린이 재능기부 전시회 및 참여형 체험·전시행사 ‘행복나누기 비엔날레’가 진행됐다. 다른 한편에서는 어린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꿈꾸는 음악회’ 프로그램은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서울시향 단원들이 서울시 내의 학교, 병원, 복지관 등을 직접 방문하여 연주하는 <우리동네 음악회>였다. 클래식 공연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자 2005년부터 시작된 <우리동네 음악회>는 서울시향 주최의 공익 공연으로서 영화나 드라마에 사용된 친숙한 클래식 위주로 공연을 구성했으며, 해설자도 동반해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1부 타악 앙상블, 2부 현악 체임버 앙상블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약 1시간 정도 진행됐다. 사실 실내악 공연이 낯설기도 했고, 관심이 크게 없었는데 이번 공연으로 생각이 바꿨다. 1부의 첫 번째 공연 ‘나무 조각을 위한 음악’에서는 나무 조각만을 가지고 멋진 음악을 만들어냈다. 절로 신이 나는 박자에 신기함까지 더해져 모든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후 화려한 솔로 공연과 즉석에서 연주를 이어가는 즉흥 연주가 이어졌다. 1부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죽음의 바퀴’였다. 타악 앙상블 연주자 모두가 나와 책상과 드럼통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연주하는 공연이었다. 무엇이든 악기로 만들어버리는 서울시향의 연주에 이미 놀라움을 금치 못한 상태였지만,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그들과 이에 호응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예술을 통해 하나 되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순간이었다.
2부는 분위기를 반전시켜 우리에게 익숙한 클래식 선율들로 시작하였다. 가장 첫 연주는 바흐의 작은 푸가 G단조. 감미로운 선율이 끝난 뒤, 영화 <미션> 삽입곡 ‘가브리엘의 오보에’가 시작되었다. 이후 볼링의 ‘아일랜드의 여인’과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이 이어졌으며, 연주회의 마지막은 앵콜 요청으로 연주된 영화 <여인의 향기> 삽입곡 ‘Por Una Cabeza’로 마무리되었다. 2부 역시 익숙한 영화 삽입곡들을 통해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현악기 선율이 울려 퍼지며 어린이날의 행복으로 가득했다.
감미로운 선율과 함께 아이들이 가득한 시민청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민청갤러리에서는 <행복나누기 비엔날레>가 한참 진행 중이었는데, 갤러리 내부에는 작고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행복나누기 비엔날레>는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캔버스 작품을 전시하는 어린이 재능 기부 전시회로, 아이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전시하고 이와 동시에 기부함으로써 다른 아이를 돕는다. 전시회를 방문한 사람들은 작품을 구매하고 직접 구매 금액을 모금함에 기부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전시장 곳곳에는 아이의 꿈을 후원하셨습니다!’라는 문구의 종이가 붙어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그곳에 ‘언니, 예쁜 그림 고마워’라는 글을 적어 놓기도 했으며, 이를 통해 어린이가 직접 어린이를 돕는 기부 전시, ‘어린이날, 어린이가, 어린이를 위해 꾸는 꿈’을 실현하는 전시가 될 수 있었다.
전시장 밖 시민플라자에서는 <행복나누기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시민 참여형 체험과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책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무언가를 열중해서 만들고 있었다. 색연필과 연필로 무언가를 그리는 아이도 있었고, 입체 재료를 부착하는 아이도 있었다. 책상 뒤편으로는 아이들이 만든 작품이 걸려있었는데, 아이가 그린 그림들은 뒷면 유리 전시판에 부착되었다. 전시판에는 나무늘보도 있었고, 형형색색의 나비들도 있었다. 아이의 거침없는 상상력에 시민들의 따스한 손길이 얹혀졌다.
2017년의 어린이날, 시민청에는 미소를 머금은 사람들이 가득했다. 모두가 걱정도 근심도 다 떨쳐버린 모습들이었다. 어른도 아이도 모두가 어린이날의 주인공 같았다. 그렇게 행복한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니, 취재를 하는 내 마음도 덩달아 들떴다. 문득, 시민으로서 이 모든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시민청은 그렇게 늘 시민들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주고 있었다.
'어린이가 꿈꾸는 따뜻한 세상' 시민청 영상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