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울예술교육센터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 탐방기
서서울예술교육센터는
유휴시설이었던
김포가압장을 리모델링해
2016년에 첫 개관한
국내 최초 어린이,
청소년 예술교육 공간이다.
옛 상수도 시설을
보존하고 있던 김포가압장이
공간의 특성을 그대로 살린
서서울예술교육센터는
외부에는 넓은공간과 실내는
높은 천장을 특징으로
아이들에게 넓고
높은 경험을 주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그림책 마을에서 놀자>와 <소리탐험대>가 진행 되었다. 이 두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은 전통연희, 미디어아트, 문학 등 센터 인접 지역인 양천구, 강서구에 특화된 예술 활동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책 만들기, 전통연희 즐기기’ 등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문화 예술 활동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림책 마을에서 놀자>는 어린이들이 직접 그림책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마을’을 주제로 기획에서부터 편집까지 책 제작의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한다. 프로그램은 어린이 책 작가와 화가로 구성된 ‘책친구협동조합’이 함께 해 아이들이 전문적인 그림책 제작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필자가 방문한 날에는 그림책을 만드는 오진희 작가의 특강이 있었다. 강의는 아이들 스스로 좋아하는 책을 꼽아보고, 느낀 점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아이는 ‘틀려도 괜찮아’라는 책이 마음에 든다고 말하며, 학교에서 발표하는 것이 두려웠는데 이 책을 읽으며 이제 더 이상 틀리는 것이 무섭지 않다고 했다. 아이는 그 깨달음을 실천하는 듯이,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아이들은 모두 그림책에서 많은 것을 얻어가고 있었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것은
내 마음에 도토리를
심는 것과 같다.
오진희 작가는 아이들에게 ”도토리가 자라서 참나무가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 마음속 도토리가 모두 참나무가 될 수 있도록, 그림책 수업이 그 첫 단추를 꿰고 있었다.
<소리탐험대(놀플러스)>에서는 전통연희와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등을 활용해 서서울예술교육센터의 공간에서 악기 형태의 공공미술품을 전시하고, 참가자들과 콘서트라마(콘서트+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전통연희라는 신선한 장르는 참가자들을 ‘소리의 세계’로 이끌어 주고 있었다.
필자가 방문한 날에는, 인근 문화센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직접 악기를 다뤄보고, 다 함께 연주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교실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에 아이들이 발걸음을 멈추기 시작했다. 호기심에 얼굴을 살짝 내밀고 교실을 둘러보던 아이들이 악기를 직접 만져보더니, 전통연희에 점점 빠져들었다.
필자는 교육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악기의 매력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콩이 담긴 바구니, 동 그릇, 나무를 베어온 듯한 악기’ 등등 악기의 생김새와 더불어 그것이 자아내는 소리는 모든 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감독님께서 악기를 연주하시면서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건 어떤 소리 같아?” 아이들은 빗소리, 천둥소리, 기차 소리 등등 각자가 느끼는 바를 그대로 말했고, 감독님께서는 모든 것이 정답이라고 하셨다. 필자에게도 그 소리는 자연의 소리이며, 동시에 일상의 소리였고 내 마음속 소리였다.
아이들은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동시에 풍물놀이패처럼 교실을 한 바퀴 돌았다. 아이들에게 이런 경험은 낯설었을 터. 하지만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감독님의 지시에 맞추어 하나의 곡을 완성시켰다. 아이들에게는 학교에서도, 일상에서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신선한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그림책 마을에서 놀자>와 <소리탐험대>는 아이들을 모두 예술가로 만든다. 아이들이 예술의 주체가 되는 경험은 흔치 않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서부터 입시와 경쟁에 놓인 아이들에게는 예술의 주체가 되는 경험이 흔치 않을 것이기에, 이러한 경험의 가치는 분명 클 것이다. 예술을 직접 만들어가며, 결과가 아닌 과정 속에서 자신을 알아가며 삶의 주권을 느낄 것이다. 서서울예술교육센터는 아이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자라도록 돕는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예술을 통해 거침없는 물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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