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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의 움직임이 주는 에너지에 관하여

서울무용센터-교토아트센터 교환프로그램 오픈 워크숍 '토모히코 쿄고쿠'

by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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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무용센터는 무용,
그리고 무용과 연계 가능한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무용예술
창작지원사업과 국제교류사업
등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신체적 움직임에 관한 호기심과
기대를 안고 찾은
서울무용센터에서 움직임의
표현력이 주는 창의성, 그리고
그 조화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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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느지막한 오후, 언덕을 따라 마주한 서울무용센터에서는 교토아트센터 교환프로그램으로 선정된 토모히코 쿄고쿠의 <오픈 워크숍(Open Workshop)>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토모히코 쿄고쿠의 <오픈 워크숍(Open Workshop)>은 춤, 연기, 신체, 보이스에 관심 있는 안무가, 무용수, 공연예술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신체를 다루고, 사람 간의 의사소통의 본질에 다가가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과정이다.

또한, 6월에 진행되는 <무용수와 안무가를 위한 워크숍 (Dancers & Choreographers Workshop>은 뼈와 근육만을 사용하지 않고 호흡, 보이스, 개념, 사유를 통해 새로운 신체의 현상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토모히코 쿄고쿠의 안무 방법론인 부정확한 언어들(Inaccurate Languages)과 신체의 반대편(Opposite Body)을 사용하여 새로운 신체에 대한 경험을 추구하는 수업이 될 것이다.

이번 <오픈 워크숍(Open Workshop)>은 숙련된 무용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간단한 워밍업부터 시작하여 진행되기 때문에 숙련된 무용 기술이 없어도 누구든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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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워크숍(Open Workshop)>은 일련의 순서를 따라 진행되었다. 처음 서로를 마주하고 인사를 시작하면, 신체적 움직임으로 자신을 소개한 다음 모든 참가자들은 창문을 바라보고 뒤돌아 앉는다. 누군가의 부름으로 소통의 움직임이 시작되면, 좋아하는 것과 비밀에 관해 자유롭게 움직임을 통해 서로 이야기한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대화하며 모방을 통해 확산된 신체적 의사소통은 노래와 움직임이 점차적으로 서서히 멈춰지며 마무리된다.

창가에 스며드는 햇살과 그림자는 참가자들의 신체 움직임을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아도, 움직임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사유체계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이 무용예술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신체를 통해 의사소통의 본질에 다가가는 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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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오픈 워크숍(Open Workshop)>은 화기애애한 웃음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동작이 잘 기억나지 않으면 함께하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반복해서 연습하고,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하고 묻는 참가자들의 모습과 그 과정들을 보면서 ‘의사소통’의 본질은 ‘언어’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총체적인 교감의 집합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등을 맞대고, 생각과 감정을 몸의 움직임으로 나타내는 것.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여 완전하지 않지만 자신의 신체를 이해하고 사람 사이의 소통을 구현한다는 점이 다른 공연예술과 차별화되는 무용분야의 예술만이 가진 색깔이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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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점이 있을 때 망설이지 않고 토모히코 쿄고쿠 선생님께 열심히 질문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며, 언어가 잘 통하지 않더라도 감각적인 움직임이 ‘표현’과 ‘소통’의 가능성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느꼈다. 창가를 바라보며 앉은 상태에서 워밍업으로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손바닥을 맞대고, 가까이 마주하는 몸짓은, 언어로 나타낼 수 있는 표현영역과는 다른 차원의 의사소통과 교감의 통로인 것 같았다.

큰 거울 속에 비친 움직이고 있는 내 모습, 내가 알지 못했던 나의 몸, 근육, 신체를 그대로 마주하고 이해하는 과정은 일상을 벗어나 생각을 정리하고,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에 대한 탐구의 시간이었다. 신체적인 교감은 편안하게 마음의 안정을 제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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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워크숍(Open Workshop)>의 마무리 과정 중에 신체적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멈춘 후, 나의 몸을 그대로 바닥에 내려놓는 단계가 있다. 편안하게 진행 중이던 동작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의 몸이 높은 천장을 마주하도록 눕는다. 나 또한 토모히코 쿄고쿠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온전히 몸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눈을 감고 귀를 열고 내 몸의 떨림과 심장박동 소리, 그리고 창밖에서 들어오는 햇살과 하나가 된 경험은 생소하면서도 신비로웠다.

가끔 생각이 너무 많아질 때, 그리고 힘든 날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혼자서 춤을 출 때가 있다. 혼자보다는 둘이서, 둘보단 많은 사람과 함께 할수록 행복이 배가 되고, 언어라는 수단이 아니더라도 상대방과 교감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무용만의 매력을 이번 <오픈 워크숍(Open Workshop)>을 비롯해 앞으로 진행되는 다른 서울무용센터의 워크숍 프로그램들을 통해 무용수, 공연예술가, 일반인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이 경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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