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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 예술의 이색적인 매력속으로

2017 서커스 전문가 양성과정 <Jumping UP-기예워크숍>

by 서울문화재단
서커스는 매우 특별해요. 말하지 않아도,
움직임만으로 대화하고 표현이 가능하니까요.

- 워크숍 초청 호주 강사 펠리시아 오브라이언(Felicia O'Brien) 인터뷰 中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방문을 위해 1년 반 만에 5호선 광나루역을 찾았다. 광나루역은 나에게 콘서트장인 'YES24 LIVE HALL(악스홀)'로 각인된 장소였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들의 공연을 보러 중학생 때부터 방문했던 곳이라 추억과 즐거운 기억이 있는 장소였는데, 이번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방문을 통해 새로운 추억을 하나 더하게 되었다.

광나루역 2번 출구로 나와 광진청소년수련관을 따라 쭉 걷다 보면 워커힐 호텔 옆쪽으로 내리막길을 마주하게 된다.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제작, 연습, 교육, 배급이 이루어지는 국내 최초의 서커스 및 거리예술의 베이스캠프로서, 옛 구의취수장을 문화공간으로 변화시켜 '물 공급지'에서 '서커스와 거리예술의 공급지'로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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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커스 전문가 양성과정 < Jumping UP-기예워크숍 > 은 5월 8일부터 7월 14일까지 10주간 진행되며, 국내·외 전문 서커스 강사 초청을 통한 다양한 서커스 기예 중심의 역량 강화 및 기예기반 서커스 장면 구성 워크숍이다.

특히,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진행되었던 < Jumping UP-기예워크숍 >이 기예별로 구분된 단기 과정 워크숍이었다면, 올해 워크숍은 참가자들의 기예 숙련도 향상을 위해 다양한 기예들을 10주간 연속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국내 컨템포러리 서커스 예술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한 더욱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번 워크숍은 서커스의 다양한 기예 중에서도 아크로바틱, 공중곡예, 차이니즈 폴, 이 세 가지 기예의 역량 강화를 중점으로 이루어진다. 총 10주간 진행하는 본 워크숍은 과정 1, 2로 각각 5주씩으로 구성하여, 국내 강사진과 해외(호주 및 프랑스) 강사진의 수업을 병행한다.

5월29부터 6월9일까지 2주간은 호주 서커스 오즈(Circus OZ)소속 서커스 강사인 펠리시아 오브라이언(Felicia O'Brien)의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호주 강사 ‘펠리시아 오브라이언’의 차이니즈 폴 시범과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참가자


담당자님의 안내를 따라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는 지하 1층의 메인 홀로 내려갔다. 취수장으로 쓰이던 곳이라 높은 천장이 대형작품의 연습에 걸맞게 구성되어 있었다. ‘차이니즈 폴’ 기예워크숍 진행에 걸맞게 높은 폴을 중심으로 강사님들과 참가자들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차이니즈 폴‘은 중국 장대타기에서 유래하여 현재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컨템포러리 서커스란 이름으로 공연되는 기예이다.흔히 많은 사람들이 아는 ‘폴 댄스’의 폴보다 두께가 두 배 이상이며, 폴 댄스가 맨살과 맨다리로 하는 반면, 기술 도중 폴의 소재로 인한 열상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두꺼운 옷과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착용한다.

다른 종류의 몸 움직임을 배우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전통연희를 했었는데, 몸의 능력치,
신체적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처음 배워보는 거라 어렵기도 하고
힘들지만 재밌어요.

- 워크숍 참가자 곽소민 씨 인터뷰 中

짧지 않는 기간 동안 워크숍에 참여하며 힘든 순간도 많았을 텐데, 워크숍에 대한 즐거움과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서커스 움직임이 가능하고 열정이 있는 공연예술인들이 모인 만큼 워크숍에 대한 집중도 또한 남달랐다. 호주 강사분과의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 의사소통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던 점이 신기했다. 간단한 설명만으로도 동작을 한 단계씩 배워나가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20170711_122823.png 차이니즈 폴 기술 연습에 몰두하는 참가자


참가자들은 자신의 차례가 아니더라도 휴식을 취하면서 타인의 동작 하나하나와 설명에 집중하며 조금 더 서커스 움직임과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의 땀방울과 폴에서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떨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노력이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폴을 사용하는 움직임을 구현하려면 기본적으로 폴에 매달려야 하는데, 이는 엄청난 근력과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 특히, 어깨 그리고 등의 근육인 광배근과 팔꿈치 아래 부위의 전완근이 강화되며, 복부 근력의 쓰임 또한 폴의 사용을 익히고 기술구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서커스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신체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움직임 하나, 그리고 동작의 완성을 위해 부상의 위험을 견뎌내고 반복되는 고된 연습을 이겨냈을 때, 비로소 서커스 기예의 아름다움이 완성된다.

땀방울이 만들어낸 노력의 결실. 그 가치를 한 마디로 정의내리거나 표현하기가 힘들었다. 어쩌면 근육을 사용하는 방법은 스스로 체득하지 아니하면 아무도 정확히 알려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요즘 스스로 뼈저리게 체험하고 있어 더욱 공감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20170711_122859.png 차이니즈 폴 워크숍 휴식시간에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국내강사분과 참가자들


내 기억 속의 서커스는 초등학생 시절이었다. 어렴풋한 기억의 잔상 속에, 화려한 복장으로 인간의 한계치를 넘어선 움직임을 구현하는 예술가들이 있다. 밝은 표정, 연기, 동작 뒤에 가려진 무수히 반복되는 실패를 견뎌낸 그들의 노력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광나루역은 내게 ‘공연장’이 아닌 ‘서커스 예술의 창작기지’,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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