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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문화재단 Jun 13. 2018

휴식과 예술이 하나되는 곳

사각사각플레이스

서울시민의 쉼터 하면 생각나는 곳, 바로 한강이다. 
탁 트인 하늘과 시원한 강 등 자연과 벗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친구, 가족과 운동하거나 소풍을 갈 때 즐겨 찾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바란다면 잠실한강공원에 있는
‘사각사각플레이스’가 답이다. 
이곳에선 자연과 예술을 함께 누릴 수 있다.


사각사각플레이스 전경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보도와 자전거도로, 그리고 가로수. 여느 한강공원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잠실한강공원에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컨테이너 박스들이 시선을 끈다. 저절로 발길이 향하고 촬영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이곳은 바로 사각사각플레이스다. 

사각사각플레이스는 청년예술가와 시민들의 소통공간을 목적으로 지난 4월 20일 개장했다. 18개 컨테이너에는 총 14개 단체에 속한 38명의 예술가가 입주해 있고, 공용시설인 운영실과 회의실이 마련돼 있다. 그 외에 야외무대, 캐노피 공간 등도 있다. 음악, 미술, 영상, 연극, 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창작공간을 지원받아 개인 작업뿐만 아니라 입주 동료들과의 협업 활동,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예술 체험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예술가에게 

꿈의 공간을


도예작업실 ‘느긋’ 내부 모습

“공방을 갖는 게 꿈이었는데, 강사로 일하며 모은 돈으로는 턱 없이 부족하더라고요. 꿈을 접어야 하나 생각했을 때 이 사업을 알게 됐어요.”(도예작업실 ‘느긋’ 정수원 작가) “카페나 집에서 작업하다 보면 동료들과 모여 회의할 거점공간이 없어서 힘들었어요.”(희곡 작가 모임 ‘가청주파’ 이사랑 작가) 이곳의 창작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입주 신청 이유는 자신의 작업실을 갖고 싶은 바람이었다. 사각사각플레이스는 바로 이런 청년예술가들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돕기 위해 문을 열었다. 


입주 뮤지션인 ‘HAZE MOON'의 공연 모습

작업실이 한강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은 창작자들의 의욕을 더욱 고취시킨다. “도심에선 보통 작업실이 지하에 있고 지상에 있더라도 창문이 있는 작업실을 얻기 힘든데, 여기선 한강이 바로 보이니까 정말 좋아요. 입주한 첫날, 노을을 보고 있으니 절로 곡이 나오더라고요.” 인디음악을 하는 ‘HAZE MOON’이 말하는 ‘한강 메리트’는 다른 작가들도 공감하는 부분. 정수원 작가 역시 입주 후 이곳에서 작업해보니 “자연 속에서 일할 수 있고, 시민들 또한 자연 속에서 예술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일단 한강에 놀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어서 좋아요. 자전거 타러 나온 중년들이 오히려 저희 공연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세요.” ‘오디티’ 김신현 공연기획자의 말처럼, 한강의 시원한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오가는 시민들 역시 창작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민 모두가 

향유하는 예술


시민들의 도예체험


공간을 제공한 서울시와 서울시민이 보여준 관심에 대한 보답으로, 사각사각플레이스 입주자들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도예를 비롯한 공예, 설치미술, 회화 등 미술 장르를 다루는 스튜디오는 체험 및 전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만나며, 연극이나 음악 작업을 하는 단체들은 주로 공연을 통해 관객과 호흡한다. 시민들은 아트마켓에서 개성 있고 아름다운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창작자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시민과 소통하기 위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희곡 작가들로 구성된 ‘가청주파’는 연극 공연이나 희곡 낭독을 넘어서, 작은 희곡 도서관을 열 생각이다. 또 시민들이 소소하게 글쓰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주어진 대화에 이어 한 줄 글쓰기 같은 시도를 하며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오디티’는 한강을 오가는 시민들에게 받은 사연을 바탕으로 음악 공연을 꾸미려고 계획 중이다. 

완성도 높은 창작활동과 시민과의 폭넓은 교류는 어떻게 가능할까? 이는 사각사각플레이스에 입주한 모든 이들의 고민일 것이다. 장르는 다르지만 같은 창작자로서 유대감을 느낀다. 이런 공감과 응원의 손길이 만나 협업으로 이어지면,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곤 한다.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협업을 한다면 그게 이곳에서 이루는 큰 성과가 아닐까 해요.” ‘가청주파’ 전지욱 작가의 바람은, 창작자와 시민 간의 소통뿐만 아니라 창작자들의 교류 강화로 장르 간 소통을 추진하려는 사각사각플레이스의 운영 목표와 맞닿아 있다.

사각사각플레이스는 오는 7월에 열리는 ‘한강몽땅 여름축제’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고, 10월에는 반년 간의 성장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각사각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때까지 창작자들의 성장 과정은 언제든 잠실한강공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창작자들과 시민들의 관심이 뜨거운 색다른 문화공간, 사각사각플레이스. 이제 막 문을 열었지만 잠실한강공원의 중심지가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이민선 (자유기고가)
사진제공 사각사각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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