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매 맺는 기쁨 Feb 21. 2024

혜영, 나의 전부인 혜영!

자기 치유 기록 샘플 NO.13

자기 치유 기록 후 일 년이 되었을 때에, 다시 쓰는 리뷰입니다.

치유의 과정을 돌아보며, 나를 재조망하였습니다.


출처: pinterest


혜영, 나의 전부인 혜영!


너는 과거, 스스로를 가진 것이 없고, 어리석고 불행하다고 믿었구나.

너는 너에게 정말 바빴구나, 너는 너에게 네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고 무심하게 얼버무리고, 강압적으로 다그치고 있었어.

너는 너를 존중할 수가 없고, 너에게 사려 깊은 관심을 줄 수가 없어서 네 인생의 열매와 기쁨 또한 누릴 수도 없었지. 너는 언제나 배척당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네가 가진 고유한 힘은 언제나 무시당한다고 믿었어.

너의 믿음이 너를 우주로부터 고립시켰어. 너는 기꺼이 대립을 선택했고, 그로써 전부가 아닌 일부가 되었어.

너는 그래서 남편을 온전히 사랑할 수 없었어. 배척당하는 세상을 사랑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으니까. 너의 고유한 힘을 그대로 드러낼 수 없도록 막는 사람이 있다고 믿는 것이 너를 지키는 길이라고 믿었으니까.

너는 이제 남편을 향한 너의 사랑을 느끼지. 더 이상 너의 존재를 위해 타인의 욕망과 취약함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지. 그리고 사랑의 문이 열렸어. 이 새로움 감각이 널 황홀하게 했지. 널 자유롭게 했지.



나의 전부인 혜영!


너는 엄마를 닮아가는 너를 끔찍해했지. 너는 너의 어린 시절의 생을 책임진 엄마에게 그 사랑을 대갚음해야 한다는 강박에 엄마 사랑을 온전히 누리질 못했어.

사실 엄마는 너에게 바란 것 없었어. 네 아이들이 너에게 그렇듯 존재 자체가 기쁨이었지. 그저 온 마음으로 나의 우주가 되어주고 싶었고, 엄마는 그것을 자신의 몸으로 실현하셨던 거지. 그러니 엄마는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 깨닫고, 눈을 뜬 사람, 기름 부 음 받은 자, 계시된 사람이야.

너는 이제 엄마를 닮아가는 것을 영광스러워하지, 엄마만큼만 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너는 그렇게 네 속의 여성성과 화해한 거야.



나의 전부인 혜영!


너는 아빠가 사실 널 참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어. 딸의 불행이 자신의 아픔 될 만큼, 자신의 삶을 저주할 만큼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어. 그리고 넌 아빠의 행복을 빌고 있었어. 아주 간절히. 너는 비꼬듯이 아빠가 가족을 불행하게 했으니, 그 불행만큼 더 행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너는 그렇게 세상에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 아빠가 이제는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바랐던 거야. 아빠가 믿었던 행복의 조건이 아빠에게 진실이길 바랐던 거야. 너는 단지 스스로의 바람을 수용할 수가 없었던 것이고. 아빠의 행복을 비는 것이 마치 엄마를 배신하는 행위 같았으니까. 하지만, 이제 너는 알지, 누가 누군가를 배신하는 행위란 없다는 것을. 물질로 제한하는 순간 사랑은 꺼지고 썩은 내 나는 죽음만이 남는다는 것을. 영혼도 몸도 부패하고 만다는 것을.

이렇게 사랑을 주고받는 우리에게 서로를 대체할 다른 존재가 필요할까? 아니, 아니야. 아빠와 너는 깊이 연결되어 있고, 거기엔 생명의 진실한 사랑이 흐르고 있어. 우리를 살게 하는 이 사랑은 이미 충분하지.


나의 전부인 혜영!


너는 아이들을 위해 글을 남긴 것이 아니었어. 영원한 단면에 이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새겨져 있다는 것은, 사실 너를 위한 고백이었어. 영원히 그리울 이 순간이 바로 지금-여기라는 것을 너는 직감했던 거지. 내가 입은 이 몸이, 내가 사는 오늘이, 인생이 나에게 준 가장 커다란 보물임을 너는 알았던 거야.


너는 아이들의 눈을 마주치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귀 뒤로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던 그 순간, 엄마로서 살았던 그 순간 정말 충만했어. 정말 충분했어. 너는 그렇게 네가 두려워하던 엄마가 됨으로, 나를 낳아준 이들의 사랑과 접촉되었고. 그 사랑이 아이들을 통해 넘치는 강처럼, 밀려오는 파도처럼 아이들에게 전해진 거야.


아아 혜영, 나의 전부인 혜영!

너는 정말로 충분하구나. 이미 충분해.



#아난다캠퍼스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 # #아기시 #1주 차 재리뷰 #자기 치유 #자기 돌봄 #회복 #화해 #살림명상 #충분해

매거진의 이전글 Prologue: 혜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