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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뮨 May 11. 2017

면역 억제 T 세포 (Regulatory T cell)

면역학101-면역 억제 T 세포에 대하여

이 글은 옵션이지만, 면역 강화에 대한 고찰 두 번째 이야기로 넘어가기에 앞서서… 제대로 이해해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마련된 코너.
함께 조금 더 알아보자. 

 
자가 면역 반응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절 T 세포'라고도 불리는 ‘면역 억제 T 세포(Regulatory T cell)’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 흥미롭게도 이 면역 세포는 바로 ‘면역 억제 반응’을 위해서 존재한다. 면역 반응과 면역 세포의 존재 목적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을 뒤집어 놓는 면역 억제 세포의 존재에 대한 실험적 증명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약 30년 전에 이르게 된다 (참고 1). 하지만, 일본의 Simon Sakaguchi라는 면역학자가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고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면역 억제 세포를 동정해 나가고, 그 세포들의 면역 억제 기능을 실험적으로 증명해 나간 것이 이 세포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리게 되는 중요한 교두보가 되게 된다. 몇몇 과학자들 역시 이따금씩 면역 억제 세포의 존재에 대한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지만 당시만 해도 학계의 일반적인 반응은 항상 면역 반응이 종료되면 면역 반응이 저절로 사라지면 되는 것이지 면역 반응을 능동적으로 억제하는 기작이 과연 필요하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 일 수였다.
   

   이와 연관된 일화는, 당시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하던 본인의 대학 친구 (무려 학부생)는 면역 억제 T 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껴 이에 대한 견해를 당시 대학교 면역학 교수님께 여쭤보았고, 당시 그 교수님 역시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시큰둥해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이런 일화에서 보듯이 연구 초창기에는 대다수의 면역학자에게 무시를 받았었다. (P.S. 그 학생은 결국(?) 그 실험실에 대학원 입학하여 박사를 마쳤다는…)

   
  하지만 2000년대 초 무렵 Sakaguchi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이 면역 억제 T 세포가 'foxp3' 라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 유무에 따라 만들어지고 혹은 그렇지 않고 가 결정되며 (이런 이유로 foxp3 유전자는 이 세포의 master regulator라고도 불리게 된다.), 이 유전자가 없는 생쥐 (Scurfy mice) 는 면역 억제 T 세포를 전혀 가지 있지 않고, 이로 인해 다발성 자가 면역 질환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인간에서도 심각한 다발성 자가면역반응 환자인 IPEX 환자(Immune dysregulation, polyendocrinopathy, enteropathy, X-linked (IPEX) syndrome)(참고 2)가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차례로 밝혀지면서 면역 억제 T 세포의 '재발견'은 순식간에 당대 면역 학계를 뒤집어 놓게 된다.
   
  후속 연구들에서 1) 성체 생쥐에서도 이 세포를 갑작스레 사라지게 하면 빠른 기간 내에 다발성 자가 면역 반응이 나타나고, 2) 다양한 자가 면역 질환을 가진 생쥐나 인간 환자들이 이 세포를 상대적으로 적게 가지고 있으며, 3) 자가 면역 반응이 일어난 생쥐나 환자에서 이 세포를 체내 증식시키거나 혹은 외부에서 다량 주입시켜주면 자가 면역 증상들이 완화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15년 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이 세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 기능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가 큰 관심을 받고 있고, 관련된 연구 역시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상전벽해하여 지금은 면역학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세포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이 세포는 도움 T 세포 (Helper T cell) 계열로, T 세포가 발생하는 기관인 흉선 (Thymus)에서 다른 T 세포들과 함께 만들어지는 비율이 가장 높다. 그렇다면, 과연 그다음으로 많이 만들어지는 기관이나 조직은 어디일까? 
   
  흥미롭게도 바로 '장'(Intestine)이다. 장내 벽은 위상학적으로 우리 몸의 '외부'에 속하며, 수많은 외래 물질들이 존재하는 곳이다. 병원균(pathogen)도 존재하지만 유익한 장내 공생균(microbiome)도 존재하며 음식물(food antigens)들도 존재한다. 면역 세포들로서는 병원균만 제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나, 동시에 장을 통과하는 수많은 장내 공생균이나 음식물들에는 반응하지 않아야 한다는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이들을 외부 물질로 인식하고 면역 반응을 일으키게 되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 (예를 들어, 땅콩 알레르기, 밀가루의 글루텐(gluten) 성분 알레르기 등) 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해한 이들 장내 외부 물질에 대해서는 면역 억제 반응이 필수적이다. 

특별히 장에서 면역 억제 T 세포가 많이 생성되는 이유가 조금은 이해되었으면 좋겠다.
 
자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다면 이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도 좋겠다.
  
   
p.s. 질문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참고 1
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eji.200737593/full),

참고 2
https://ghr.nlm.nih.gov/condition/immune-dysregulation-polyendocrinopathy-enteropathy-x-linked-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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