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비누 공유 연맹 4

by 인디캣

A가 머물렀던 병원-교도소에서 매튜 다음으로 미친 사람은 OG인 디마였다. 디마는 우크라이나 사람이었는데 어렸을 때 모국에 와서 십대 때부터 이미 소년 교도소를 들락거리고 커서는 전문 마약상이 되서 재판을 수시로 받게 되는 범죄자가 되었다. 그는 자신이 범죄자라는 사실이 꽤나 자랑스러운 모양이었다. A의 테이블은 모국 사람이나 중국인이 아닌 사람들이 주로 머무는 곳이었는데 그 안에서 25살인 디마가 단연 분위기 메이커였다. 항상 웃고 해피하다고 말하는 그는 마약 중독자였고 여자가 귀에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다는 전형적인 정신병자였다. 웃기는 건 디마가 교회에 꾸준히 출석하는 크리스찬이었다는 점인데 그는 교회에 가서 자신이 코캐인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당시에 얼마나 말랐었는지에 대해서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곤 했다.


A는 그에게서 기결수가 될 경우 어떤 교도소에 가게 되는지에 대해 물었고 디마는 자신이 교도소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며 A에게 자신이 아는 것을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디마는 젊지만 경험이 많았고 바깥에서는 여자 꽤나 후리고 다녔던 마피아 보스 같은 인물이었다. 혹시나 진짜 마피아 보스인가 싶어서 물어봤지만 그는 혼자서 일한다며 마피아가 되면 보스가 죽이라고 하는 인물을 사진만 갖고 찾아내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가 교도소에서 사귄 첫번째 친구였다. 디마는 A에게 끼니 때마다 밀크티를 나눠주었고 그의 얼굴이 너무 심각하다고 비웃어댔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작은 포테이토 조각에 불과한데 베리 퍼스트한 범죄를 저지른 A가 뭘 걱정하냐는 것이다. 그의 말을 해석하자면 A의 범죄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어서 형기를 오래 살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디마 말고 이빨 빠진 모국인도 있었는데 이빨은 왜 빠졌는지 모르겠다. 이빨은 아이스 중독자였고 나이는 A보다 2살 더 많았다. 가슴에 문신이 있었는데 가족과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혼했고 한동안 아내가 아이들을 보여주지 않아서 막 살았다고 했다. 그 또한 크리스찬이었고, 사실 A는 무신론자였지만 이빨과 함께 정신병원 내에 있는 교회에 가서 찬송가를 부르고 설교를 듣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부둥켜 안으며 기도했다. 할렐루야. 아멘. A는 그런 과정에서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고 한국어 성경을 구해준다는 교회 관계자 말에 아주 기뻤다. 이빨은 A가 사귄 두번째 친구였다. 이빨은 모국어를 할 줄 알았고 서툴지만 영어도 할 줄 알았다. A의 영어는 이빨보다 더 심각한 브로큰 잉글리시였다. 오히려 그가 하는 영어를 영어권에서 온 콜롬비아 인과 영국인, 미국인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문법을 지키지 않는 데다 발음도 달랐던 것이다. 하지만 브로큰 잉글리시를 쓰는 다른 지역의 외국인들은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A에게 이빨이 밥먹을 타이밍과 여러가지 교도소에 관한 정보를 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사정이 있어서였다.


이빨은 아직 약을 먹지 않고 있었는데 약을 먹고 난 후에는 어지러움증을 호소했다. A는 정신병약이 사이드 이펙트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빨의 상태가 아주 좋지 않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이빨은 외국인 테이블에 와서 창녀에 관한 이야기와 나이트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 한국 여자와 퍽을 한 얘기 같은 것을 두서 없이 늘어놓았다. 그런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A는 동조해서 여러가지 농담을 하고 엉터리 영어로 장단을 맞췄다. 이빨은 이 테이블에서 가장 먼저 나갈 사람은 미국인이라고 했다.


이빨은 A에게도 같은 얘기를 했기 때문에 A는 자신의 나라는 너무 작고 별볼일 없다고 맞장구를 쳤다. 미국이야말로 그레이트한 나라이고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미군은 항상 본국으로 송환된다고 말했다. A는 자신도 모르게 미국을 비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NL인 것은 아니었고 약기운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정신나간 이유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 수가 없다. A는 미국인 코디를 바라보며 정말이지 이곳에는 미친 녀석들 밖에 없다고 혼잣말을 했다.


디마는 그 와중에도 웃으며 우리는 포테이토라고 중얼댔고 그 말을 들은 칸산이라는 파키스탄 혼혈인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예스. 위아 포테이토.

작가의 이전글동전 비누 공유 연맹 3